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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회만 오면 … 여당은 조마조마 야당은 미소

송영무. [뉴시스]

송영무. [뉴시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답변하는 것을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갑자기 일어나 회의장을 나가 버렸다. 송 장관이 정부 차원에서 대북 해상봉쇄를 검토했는지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거듭 “검토했다”고 답하던 도중이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해상봉쇄를 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은 송 장관이 했던 국회 답변 중 최대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송 장관이 국회만 나오면 일을 만든다. 뭐라 말씀드릴 수도 없고…”라고 말을 흐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해상차단’은 실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논의한 사안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설명했다. 다만 해상차단은 대량살상무기 등을 실었다고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콕 짚어 검색하는 조치다. 해상봉쇄는 동·서해를 다 틀어막는 대북 군사작전이다. 송 장관 발언 직후 청와대는 “검토한 적 없다”고 송 장관 발언을 부인했다.
 
송 장관이 국회에 나타날 때마다 여당에는 경보가 떨어진다. 청와대 참모들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진 않다.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보좌관들은 “국회에 오시면 오늘 무슨 말씀을 하실지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실제 송 장관은 지난 8월 30일 워싱턴에서 미국 외교당국자들을 만나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처음으로 거론한 뒤 연속해서 전술핵 재배치 검토 발언(지난 9월 4일 국방위)을 했고, 이후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비판 발언(“학자 입장에서 떠든다”, 9월 18일 국방위)과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구속적부심 석방 관련 발언(“참 다행이다”, 11월 23일 국방위)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문정인 특보 비판 때는 국회에서 국방부 당국자들이 송 장관에게 ‘제대로 답변하지 말고 얼버무리는 게 좋다’는 내용의 쪽지를 보냈으나 송 장관이 쪽지를 바로 덮고선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11월 27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선 장병들 앞에서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농담을 던졌다가 구설에 올랐다.
 
국회에 나오면 여당을 수세에 몰리게 만들고 있으니 여당은 속앓이를 하지만 야당은 그를 반긴다. ‘해상봉쇄 검토’ 발언 직후 야당의 화살도 송 장관을 피해 갔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일 “송 장관의 답변은 군의 입장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국민 입장에서도 설득력이 있다”고 두둔했다. 대신 “송 장관 발언을 번번이 뒤집는 청와대의 찍어누르기가 문제”라고 과녁을 돌렸다. 송 장관의 ‘김관진 석방은 다행’이라는 발언 때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사람 냄새가 풍겨서 훈훈한 느낌이 든다”고 감쌌다. 국방위 소속 한국당 의원은 그를 “무인답다”고 평했다.
 
송 장관의 답변 스타일을 놓고 청와대 참모 및 여당 인사들과 군 인사들의 설명은 시각차가 있다. 군 소식통은 “송 장관이 말실수를 자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며 “송 장관은 ‘현 정부에서 안보 문제에 관해 강한 목소리를 낼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내가 그런 의견을 내줘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여권이 ‘좌클릭’ 일변도로 가지 않도록 ‘우클릭’ 발언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전술핵 재배치 발언의 경우 송 장관의 ‘숨은 의도’가 담긴 대표적 사례라고 한다. 군 소식통은 “송 장관은 워싱턴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거론한 뒤 문 대통령을 만나 ‘전술핵 재배치는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해 국민이 불안해하니 보수층을 겨냥해 그 이슈를 꺼낸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은 송 장관의 발언에 문제를 느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모두 똑같은 목소리를 낼 수는 없지 않느냐”며 “대통령은 크게 신경 안 쓸뿐더러 신뢰도 강하다”고 했다. 송 장관은 2012년 대선 당시부터 문 대통령을 도왔다. 
 
채병건·이철재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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