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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연장해 유가 하락 막았지만 … 복병은 셰일석유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인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과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이 지난달 30일 빈에서 열린 총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빈 EPA=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인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과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이 지난달 30일 빈에서 열린 총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빈 EPA=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는 발표된 결과만으로는 성공적인 회의였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14개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 10개국은 현재의 산유량 감산 규모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에 힘입어 국제유가는 올랐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96달러(1.7%) 오른 58.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내년 2월물도 배럴당 1.07% 뛴 63.70달러에 거래됐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복잡하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에는 답을 주지 못했다”며 “진짜 드라마는 내년에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24개 산유국은 하루 총 180만 배럴을 올 1월부터 6개월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합의 종료를 한 달 앞둔 지난 5월 산유국은 감산 기한을 내년 3월까지로 연장했다. 감산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감산 종료를 3개월 앞두고 9개월 추가 연장에 합의했다. 산유국은 내년 3분기 중 석유 재고량이 5년 평균치와 같아질 것이라는 OPEC 내부 전망에 근거해 감산 연장 합의 기한을 설정했다.
 
표면적으로 이번 합의 내용은 풍성해졌다. 국내 정세를 이유로 지금까지 감산 예외를 인정받아온 OPEC 회원국인 나이지리아와 리비아도 감산에 동참하기로 했다. OPEC 총회 의장인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재고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낮추고 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나라가 감산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감산 합의 연장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OPEC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내년 3분기 전후로 초과 수요 국면이 본격화했을 때 러시아·이란·이라크 등이 증산의 방아쇠를 당긴다면 연말 전 감산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
 
내년 6월 열리는 OPEC 정례회의에서 감산 조기 종결 논의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최종 합의문에는 내년 6월 정례회의에서 감산 현황을 검토하겠다고만 명시돼있다.
 
알 팔리흐 사우디 장관은 “내년 3분기에 수요가 증가해서 종국적으로 재고 초과가 사라지게 되는 상황을 OPEC과 동맹국들은 바라고 있다”며 “현재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더 큰 변수는 미국의 셰일 석유다. 러시아가 감산 연장에 부정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도 셰일석유 때문이다. OPEC과 비회원 산유국들이 감산 체제를 유지하는 동안 미국이 셰일 석유 생산량을 늘려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지난 9월 미국 국내 원유 생산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루 948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1970년대 초반 이후 미국의 월 단위 원유 생산량 가운데 넷째로 많은 기록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달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을 617만4000배럴로 전망했다. 지난달보다 하루 평균 8만 배럴 늘어난 규모다. 단기간(30일 내외) 안에 셰일오일 생산이 가능한 ‘미완결 유정’이 꾸준히 늘고, 셰일오일 시추기 수가 지난달 들어 증가로 전환하면서 단기 증산 여력이 확대되고 있다.
 
셰일오일 생산이 늘어나면 산유국의 감산 효과는 빛을 잃게 된다. 특히 셰일오일은 단기간에 증산이 가능해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 바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수도꼭지를 여닫듯 손쉽게 원유 공급량을 조절하면 국제유가 변동 폭은 박스권 안을 맴돌게 된다. 이를 유가 변동 폭을 제한하는 ‘셰일오일 밴드 효과’라고 부른다.
 
한국은행은 3일 ‘국제유가 상승 배경 및 전망’ 자료에서 내년에도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을 넘지 않는 일정 가격 구간에서 유가가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구간은 배럴당 45~60달러 선으로 예측된다.
 
이런 분석을 종합하면 결국 내년 유가는 올해보다 올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은 내년 국제유가 전망치 평균을 배럴당 56.3달러로 전망했다. 올 4분기(56.9달러)보다 낮은 가격이다. EIA도 내년 유가 평균을 배럴당 55.6달러로 전망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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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