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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의 주말 골프 인사이드] 스타 골퍼 듀발 vs 해설가 챔블리, 라이더컵 ‘썰전’ 승자는

선수 권력과 미디어 권력
생방송 도중 데이비드 듀발과 논쟁 벌인 미국 골프채널 해설자 브랜들 챔블리. [골프채널 캡쳐]

생방송 도중 데이비드 듀발과 논쟁 벌인 미국 골프채널 해설자 브랜들 챔블리. [골프채널 캡쳐]

지난해 라이더컵 기간 미국 골프채널 생방송 도중 해설자들끼리 침을 튀며 싸웠다. 간판 해설자인 브랜들 챔블리와 세계랭킹 1위를 역임한 스타 출신 데이비드 듀발이 주인공이었다.
 
라이더컵에서 미국이 객관적 전력이 약한 유럽에 왜 번번이 지느냐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챔블리는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때문”이라고 했다. 라이더컵에서 두 수퍼스타의 승률은 50%도 안 된다.
 
듀발은 뛰어난 선수라고 해서 팀 경기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두 선수를 두둔했다.
 
논쟁은 챔블리의 판정승이었다. 팬들은 챔블리 의견에 동조했다. 그러나 선수들 반응은 180도 달랐다. 듀발을 선수 대기실로 불러 기립박수를 보냈다. 듀발은 단상에 올라가 자신이 라이더컵에 나간 것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일장 연설도 했다.
 
미국의 캡틴 데이비스 러브 3세는 “챔블리는 숫자만 알고 라이더컵을 모른다”고 했고, 미켈슨은 “그는 라이더컵에서 공을 쳐보지 못했다. 안 해 본 사람은 알 수 없다”고 했다.
 
2001년 디 오픈 우승 당시 듀발. [AP=연합뉴스]

2001년 디 오픈 우승 당시 듀발. [AP=연합뉴스]

챔블리는 가장 인기 있는 해설자다. 선수 출신 중 드물게 대학(텍사스대)에서 연설 커뮤니케이션으로 학위를 받았다. 해박한 지식에 준비가 철저하며 말주변도 뛰어나다. 또 돌려 말하지 않고 솔직한 돌직구도 던져 재미가 있다.
 
듀발-챔블리 논쟁은 스타 선수와 스타 해설가의 충돌이었다. 스타 선수들은 스타 선수 출신, 또 자신들을 비난하지 않는 해설가를 지지했다.
 
선수들은 방송 해설가를 포함한 미디어의 비판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직접 해 보지 않으면 정확히 모른다”고 무시한다. 챔블리도 선수 출신이다. 우승(1승)도 했다. 스타 선수들이 평소에 그의 말을 무시하기 어렵다. 그러나 라이더컵 때가 되면 “뭘 모른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존 페인스틴에 따르면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해설자는 조니 밀러다. 이유는 두 가지다. 엘리트 선수 출신이 왜 선수를 비난하느냐가 하나다. 또 하나는 밀러가 엘리트 출신이라 “해 보지 않아서 모른다”고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디오픈 최종 라운드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 때 조던 스피스와 캐디의 “공 집어와!” 사건도 인상적이다. 스피스는 15m 이글 퍼트를 넣고 나서 손가락으로 홀을 가리키며 캐디에게 “가서 저 공 집어 와!”라고 소리쳤다. 캐디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두 사람이 그렇게 명령하고 하대하는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평소 스피스는 캐디를 큰형님처럼 모셨다. 경기가 잘 안 되면 “내가 했다”고, 잘되면 “‘우리’(자신과 캐디)가 했다”고 말하곤 했다. 겸손한 선수였다. 둘은 수평적 관계라고 생각됐다. 그러나 스피스의 무의식 속에서 선수와 캐디가 평등한 관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챔블리는 “필 미켈슨에 대한 나의 발언 중 95번이 칭찬이고 5번이 비판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칭찬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칭찬은 잊고 비판만 기억한다. 챔블리는 라이더컵 논쟁 이후 날카로운 입담이 다소 무뎌졌다. 선수들은 그의 취재에 잘 응하지 않았다.
 
정치 권력, 자본 권력, 연예 권력, 미디어 권력처럼 스타 선수들도 권력에 가깝다. 골프에서 가장 강한 선수 권력은 물론 타이거 우즈였다. 그는 사생활을 파헤치는 미디어를 미워했다. 비판적인 글을 쓴 기자에게 보복도 했다. 그런 기사가 나온 매체와는 아예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기자를 해고하라는 압력을 넣기도 했다.
 
선수 권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선수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겼다. 팬들은 댓글로 선수를 지원한다. 뉴욕 양키스에서 뛰던 데릭 지터는 기존 미디어를 거치지 않고 선수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내겠다며 플레이어스 트리뷴이라는 뉴스 사이트도 만들었다.
 
선수 권력화의 부작용도 있다. 2009년 우즈는 섹스 스캔들로 낭패를 봤다. 우즈가 높이 쌓아 놓은 벽 때문에 미디어는 내부 사정을 몰랐고, 미리 경고할 수 없었다. 타블로이드의 선정적인 추측성 기사가 넘쳐나 우즈가 코너에 몰렸을 때 담당 기자들의 도움을 받지도 못했다. 그러나 옳든 그르든 엘리트 선수들의 귀족화는 막을 수 없는 트렌드다. 안 해 보면 모른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그들을 구분한다. 
 
성호준 골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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