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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보스니아 시골마을 성모상에서 찾은 한글

기자
장채일 사진 장채일
“한국에서 왔다고요? 설마 북한은 아니겠죠? 북한은 정상적인 나라인가요?” 이번 여행을 하면서 현지에서 만난 외국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다. 우리나라에 곧 무슨 일이 있을 것처럼 엄청나게 보도가 됐던 모양이다.

장채일의 캠핑카로 떠나는 유럽여행(8)
성모마리아가 발현했다는 보스니아의 메주고리예 방문
외국여행객들 "한국서 왔다고? 설마 북한은 아니겠지?"
돌산 위 성모상 받침대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글씨가

 
"한국은 강해 전쟁이 나면 이기긴 하겠지만, 전쟁만은 피해야 해요."  오스트리아에서 일하고 있다는 한 보스니아 청년이 긴 이야기 끝에 헤어지면서 한 말이다.
 
이번에 여행했던 유럽의 모든 나라는 한결같이 안정되고 평화로웠지만 딱 한 나라, 보스니아에서는 전쟁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딱 한 곳만 갈 수 있다면 당신은 어딜 가고 싶어?”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여행 계획을 짜다가 아내가 물어본 말이다. “글쎄, 가보고 싶은 곳은 많은데 한 곳만 고르라면 어디일까?” 나는 고민 끝에 아름다운 알프스의 호반 도시 루체른을 선택했는데,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아내는 망설임 없이 보스니아의 메주고리예를 꼽았다. 메주고리예는 조그마한 시골 마을로 프랑스의 루르드, 포르투갈의 파티마처럼 성모 발현지로 알려진 곳이다.
 
 
보스니아의 메주고리예. 늦가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성당의 종탑이 보인다. [사진 장채일]

보스니아의 메주고리예. 늦가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성당의 종탑이 보인다. [사진 장채일]

 
우리가 페리를 타고 발칸으로 건너간 것은 메쥬고리예에 가기 위해서였다. 보스니아의 국경 검문소를 통과해 주유했는데, 이탈리아나 크로아티아보다 기름값이 훨씬 싸다. 기름을 가득 채운 후 메쥬고리예를 향해 가다 보니 크로아티아와 연결된 고속도로는 금세 끝나고 산길로 접어든다. 거리의 풍경이 그동안 거쳐 온 이탈리아나 크로아티아와는 사뭇 다르다.

 
 
아직도 보스니아 내전의 상처가 
 
메주고리예로 가는 길에 기독교와 이슬람 유적이 공존한다는 유서 깊은 도시 모스타르에 들렀다.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명소가 됐지만 이곳에서 치열한 종교적 내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올드브릿지. [사진 장채일]

올드브릿지. [사진 장채일]

모스타르. [사진 장채일]

모스타르. [사진 장채일]

 
주민들은 길이 30m에 불과한 올드 브릿지를 사이에 두고 기독교와 이슬람교 구역에 나뉘어 살고 있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오랫동안 평화롭게 지내던 사이였지만 하루아침에 적이 되어 서로에게 총을 겨누었다. 동족 간의 전쟁을 겪은 우리나라가 떠올랐다.
 
모스타르 시내 한가운데 있는 공동묘지를 둘러봤다. 묘지의 주인들이 태어난 해는 제각각 달랐지만 사망한 해는 대부분 보스니아 내전이 한창이던 1993년이었다.
 
 
모스타르의 전쟁의 흔적. [사진 장채일]

모스타르의 전쟁의 흔적. [사진 장채일]

모스타르 시내의 공동묘지. 대부분이 보스니아 내전이 한창이던 1993년에 사망했다. [사진 장채일]

모스타르 시내의 공동묘지. 대부분이 보스니아 내전이 한창이던 1993년에 사망했다. [사진 장채일]

올드브릿지 주변은 전쟁의 상처를 딛고 활발한 일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진 장채일]

올드브릿지 주변은 전쟁의 상처를 딛고 활발한 일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진 장채일]

 
모스타르를 둘러본 후 드디어 메주고리예로 향했다. 메주고리예는 1981년 6월 아이들 몇몇이 마을 뒷산에서 성모 마리아를 목격하는 특별한 체험을 한 후 세계적인 관심을 끌게 된 곳이다.
 
성모는 처음에는 두 아이에게, 이후 수차례에 걸쳐 여섯 아이에게 나타나 기도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알려져 있다.
 
 
성모 마리아가 처음 발현했다는 마을 뒷산으로 가는 길. [사진 장채일]

성모 마리아가 처음 발현했다는 마을 뒷산으로 가는 길. [사진 장채일]

성모 발현지에 세워진 메주고리예 성모 상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사진 장채일]

성모 발현지에 세워진 메주고리예 성모 상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사진 장채일]

한국인들의 후원으로 건립된 성모상. [사진 장채일]

한국인들의 후원으로 건립된 성모상. [사진 장채일]

밑받침 대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라고 쓰인 한글 기원문이 있다. [사진 장채일]

밑받침 대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라고 쓰인 한글 기원문이 있다. [사진 장채일]

 
메주고리예의 성모 발현 주장을 놓고 가톨릭 교회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매년 수백만 명의 순례객이 간절한 마음을 안고 이곳을 찾는다.
 
성모 마리아가 처음 발현했다는 돌산 위에 세워진 성모상 주위에 세계 각국에서 온 수많은 사람이 기도하기 위하여 모여들었다. 그런데 성모상 받침대에 낯익은 한글이 보였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이역만리 떨어진 발칸반도의 낯선 땅, 전쟁의 상처가 아직 가시지 않은 아픔의 땅 보스니아에서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하였다.
 
장채일 스토리텔링 블로거 blog.naver.com/jangchai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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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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