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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청탁받고 점수조작"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구속

강원랜드 채용 부정청탁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30일 강원 춘천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랜드 채용 부정청탁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30일 강원 춘천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랜드 채용 부정청탁 비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청구한 최흥집(67) 전 강원랜드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염동열 의원 지역 보좌관도 함께 구속돼
탈락자 20여 명도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

 
춘천지법 조용래 영장 담당 부장판사는 30일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어 최 전 사장의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최 전 사장은 2012∼2013년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현직 국회의원과 모 국회의원 비서관 등으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고서 청탁대상자가 합격할 수 있도록 면접점수 조작 등을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의 지역 보좌관 박모(45)씨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보좌관은 청탁 과정에서 강원랜드 실무자를 협박하는 등 압력을 행사한 혐의다.
참여연대와 청년광장, 강릉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강원랜드 부정청탁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을 형사고발하는 모습. 연합뉴스

참여연대와 청년광장, 강릉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강원랜드 부정청탁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을 형사고발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춘천지검은 지난 4월 최 전 사장과 인사팀장 등 2명만 강원랜드 교육생 부정채용과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강원시민사회연대와 강릉시민행동, 참여연대, 청년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서울중앙지검에 자유한국당 권성동·염동열 국회의원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자 재수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여기에 금품 청탁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검찰은 사실상 재수사에 나섰다. 춘천지검은 지난달 ‘금품 채용 청탁’ 의혹이 불거진 당사자 2명의 거주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폐광지역 원로인 김모(76)씨는 2012년 사업가 A씨로부터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 부탁을 받고서 차량 구매 대금 2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업가 A씨는 아들의 채용을 부탁한 B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랜드는 2015년에 최흥집(2011~2014년) 전 사장 재임 시절 교육생을 대규모로 부정 채용한 사실을 내부 감사를 통해 확인했다.
 
2015년 11월에 강원랜드 감사실에서 작성한 ‘감사결과 보고서(High1교육생 부정선발)’를 보면 2012~2013년에 선발된 신입사원 가운데 95%가 청탁자와 연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9월 춘천지검 청사 앞에서 대규모 부정청탁·채용 비리 의혹이 일고 있는 강원랜드에 대한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9월 춘천지검 청사 앞에서 대규모 부정청탁·채용 비리 의혹이 일고 있는 강원랜드에 대한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2012~2013년 1·2차에 걸쳐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일반사무와 카지노·호텔 부문 교육생 518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사장이 바뀐 뒤 실시한 내부감사에서 518명의 합격자 중 493명(95%)이 선발 과정 시작단계부터 별도 관리된 인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1차에서 320명 중 295명이, 2차에서는 198명 전원이 부정 평가를 통해 선발됐다. 당시 1·2차 하이원 교육생 채용에는 전국에서 5268명이 응시했다.
 
강원랜드 측은 필기시험인 인·적성 검사를 한 후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위권자를 탈락시키지 않았고 인성면접과 집단토론 면접을 시행하기로 한 면접 전형에서 인성면접만 진행하기도 했다.
강원랜드 호텔 전경. [사진 강원랜드]

강원랜드 호텔 전경. [사진 강원랜드]

 
강원랜드는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2월 춘천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해 관련자들을 1년 2개월여 만인 지난 4월 기소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이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긴 관련자는 최 전 사장과 인사담당자 등 2명이 전부였다. 청탁자들에 대해서는 ‘불특정 다수’로 지칭하고 기소하지도 않았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감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감사 보고서(공공기관 채용 등 조직·인력운영 실태)’때문이다.
 
감사원은 감사를 통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강원도 강릉)의 비서관이 강원랜드에 부정청탁으로 입사한 사실을 적발, 지난 8월 춘천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의 5급 비서관이던 김모(45)씨는 2013년 11~12월 강원랜드의 ‘워터월드 수질·환경분야 전문가’ 선발 과정에서 공고상 지원 자격에 미달했는데도 최종 합격했다. 당시 경력직 직원의 경쟁률은 33 대 1이었다.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모습 [사진 강원랜드]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모습 [사진 강원랜드]

 
김씨는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2014년 1월 과장으로 입사했다. 김씨가 최종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강릉 출신인 최흥집 전 사장의 지시로 사실상 맞춤형 채용 절차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당시 채용공고엔 ‘안전분야 경력’ 조건이 없었으나 서류심사 때 직무경력 평가에 추가 반영됐다. 경력 검증의 경우 ‘환경분야 경력’ 미달 사실이 드러나지만, 강원랜드는 토목시공 쪽 이력까지 환경 분야로 인정해 김씨를 채용했다.
 
또 보고서엔 최 전 사장이 2013년 11월 자신의 집무실에서 김씨로부터 “신축 예정인 워터파크 쪽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취지의 부탁과 함께 이력서를 받은 내용이 담겼다.
강원랜드 슬롯머신. [사진 강원랜드]

강원랜드 슬롯머신. [사진 강원랜드]

 
이후 최 전 사장은 기조실장에게 이력서를 건네주며 “워터월드의 수처리 분야에서 근무할 자격이 충분하니 경력직원으로 채용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강원랜드 부정채용으로 인한 탈락자들이 강원랜드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강원랜드 부정채용 피해자 23명이 원고인단으로 참여한다. 
 
공공기관 부정채용 피해자들의 집단행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송을 대리하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춘천지법 영월지원에 소장을 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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