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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인공지능과 오디오 콘텐트가 뉴스 소비 패턴 바꿀 것”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게리 리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최고경영자(오른쪽)가 중앙일보 기자들과 기조 대담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게리 리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최고경영자(오른쪽)가 중앙일보 기자들과 기조 대담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검색 한 번으로 손쉽게 정보 획득이 가능하고 페이스북 같은 SNS의 확장력이 정보의 격차를 무너뜨리고 있는 미디어 격변의 시대, ‘저널리즘’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방법은 무엇일까. 이 무거운 주제를 두고 세계 미디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9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중앙일보·JTBC 공동주최로 열린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에서다. ‘미디어, 내일을 묻다’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이날 콘퍼런스에는 게리 리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최고경영자(CEO), 케빈 딜레이니 쿼츠 편집장 등 미디어 업계의 선두주자들이 참여했다.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케빈 딜레이니 쿼츠 편집장. [김경록 기자]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케빈 딜레이니 쿼츠 편집장.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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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 대담을 한 게리 리우의 일성은 “뉴스를 ‘상품’으로 보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었다. 리우는 “그동안 언론사들은 뉴스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수직적으로 관리해왔지만 이제는 SNS와 포털 등으로 뉴스의 배포·전달·소비 중 그 어떤 것도 절대적으로 소유하지 못하게 됐다”며 “이것이 언론사가 기사를 디지털 상품으로 봐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던 뉴스 콘텐트지만 ‘정보의 홍수’ 시대를 맞아 이제는 상품으로서 고도의 관리를 거쳐 소비자에게 선택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114년 역사를 가진 홍콩 언론사인 SCMP는 2015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에 인수되며 화제가 됐다. 커뮤니티 기반의 뉴스 서비스업체 디그(Digg)를 이끌며 주목받았던 34세의 IT 전문가 리우는 지난 1월 SCMP의 CEO로 취임한 뒤 디지털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우는 “2017년 뉴스 산업을 한다는 것은 생존을 위해 민첩하게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를 위해 뉴스 제작 프로세스를 변화시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CMP의 경우 300여 명의 뉴스룸 인원 중 단 20여 명만 종이신문을 만들고 나머지는 디지털 콘텐트 생산에 집중한다. 리우는 “다른 일을 해 생각이 다 달랐던 부서에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6~7개 가치를 뽑아 회사 문화를 바꾸는 데 가장 많은 에너지와 예산을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조시 슈왈츠 차트비트 데이터 총괄. [김경록 기자]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조시 슈왈츠 차트비트 데이터 총괄. [김경록 기자]

‘데이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리우는 “우리는 우리 뉴스 콘텐트가 홈페이지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관심이 없다”며 “우리의 뉴스가 어떻게 독자들에게 발견되는지, 그걸 읽은 독자가 다음에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등 뉴스 발견 이후의 여정이 더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40~50명 정도인 IT팀에 내년엔 150명 정도를 더 확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 분석과 접근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리우는 미래 뉴스의 소비 패턴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인공지능(AI)과 오디오 콘텐트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뉴스 소비에서는 AI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뉴스를 제작할때 AI의 자연어 처리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저널리스트들은 단순 기사가 아닌 제대로된 언론인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유봉석 네이버 전무. [김경록 기자]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유봉석 네이버 전무. [김경록 기자]

케빈 딜레이니 쿼츠 편집장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콘텐트를 생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흥미로움과 중요성의 교차점 찾기 ▶기사를 짧게 쓰거나 반대로 길게 쓰기 ▶이야깃거리 던져주기 등이다. 애틀랜틱 미디어의 국제경제 사이트인 쿼츠는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현재 2000만 명 이상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는 “우리 뉴스룸의 첫 번째 원칙은 흥미로우면서도 중요한 내용의 교차점을 찾는 것”이라며 “기자들이 할 일은 재미없는 뉴스 속에서 흥미로움을 포착해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글랜 멀카이 RTE 테크놀로지 혁신담당. [김경록 기자]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글랜 멀카이 RTE 테크놀로지 혁신담당. [김경록 기자]

그는 또 “꼭 긴 기사를 쓰거나 헤드라인을 달 필요가 없다”며 스티브 잡스와 루퍼트 머독 간 오갔던 메일을 사례로 들었다. 딜레이니는 “e북의 가격 흥정을 두고 둘 사이에 e메일이 오갔는데, 그걸 보니 잡스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간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며 “우리는 메일들을 보여주면서 그저 ‘협상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얘깃거리를 던져줬는데 많은 이가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쿼츠는 독자와 생산자가 직접 메신저로 소통하고 e메일 편지를 많이 보내는 한편, 이모티콘 등을 이용해 콘텐트 자체를 편안하게 쓰려고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윌 리플리 CNN 특파원. [김경록 기자]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윌 리플리 CNN 특파원. [김경록 기자]

차트비트의 데이터 총괄 조시 슈왈츠는 핵심 고객을 만들기 위한 힌트를 제시했다. 차트비트는 전 세계 1005만 개 뉴스 사이트의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미디어 관련 데이터 업체다. 슈왈츠는 “검색과 소셜은 명확히 다르다”며 “특정 사실을 알고 싶을 때는 포털의 콘텐트를, 특정 사안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을 때는 페이스북 등을 찾기 때문에 이를 뉴스 콘텐트 공급에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23만 개 뉴스 헤드라인을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이러한’과 같은 지시대명사와 ‘최악의’ 같은 부정 최상급을 넣거나 ‘언제’ ‘어디서’ 등이 포함된 질문형 헤드라인이 선호도가 높았다. 반대로 극도로 짧거나 물음표를 직접 쓴 헤드라인은 선호도가 낮았다.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임선영 카카오 부사장. [김경록 기자]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임선영 카카오 부사장. [김경록 기자]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부문 전무는 네이버 기사를 유료화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무는 “기사를 보기 위해 돈을 내라면 저항감이 크지만 잘 만들어진 콘텐트를 후원하라고 하면 저항감이 덜하다”며 “일러스트 콘텐트 등에 적용하고 있는 모델인데 내년께 언론사 뉴스도 비슷한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홍정도 중앙일보·JTBC 사장. [김경록 기자]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 참가 연사들. 홍정도 중앙일보·JTBC 사장. [김경록 기자]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디지털 전환으로) 살아남는다면 그만큼 창대한 미래를 누릴 수 있을 것이지만, 가만히 있으면 서서히 죽을 확률이 100%”라며 “종이든 디지털이든 우리를 찾아와 우리의 콘텐트를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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