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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기자의 心스틸러]온정과 냉정 사이…'평정선'은 안되나요

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 5년 만에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배우 서현진과 양세종. [사진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 5년 만에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배우 서현진과 양세종. [사진 SBS]

올 연말 방송사 연기대상 신인상을 차지하게 될 루키는 누구일까. KBS와 MBC는 장기 파업으로 인해 시상식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SBS만큼은 수상자가 확실해 보인다. 지난해 11월 ‘낭만닥터 김사부’부터 최근 종영한 ‘사랑의 온도’까지 한 해의 시작과 끝을 여닫은 양세종(25)이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김사부’는 그의 첫 작품이었다. 사전제작한 ‘사임당 빛의 일기’까지 방영이 늦어지면서 올해 선보이게 됐으니 그야말로 한국예술종합학교가 키우고 SBS가 발굴해 1년 만에 승승장구하고 있는 블루칩인 셈이다.  
 

'사랑의 온도'로 차세대 멜로남 굳힌 양세종
'김사부'부터 '사임당'까지 신인상 유력 후보
홀로 골방 틀어박혀 캐릭터 몰입하는 학구파
1인 다역도 곧잘 소화…본인 매력 발산해야

데뷔 1년 만에 멜로 드라마 남주인공 자리를 꿰찬 양세종은 ‘생활 멜로’의 달인으로 떠오른 서현진과 호흡을 맞췄다. ‘김사부’에서 주인공 여의사와 병원장 아들 사이로 만난 이들의 관계가 한층 가까워진 것이다. 극 중 이들의 사이도 만날 때마다 미묘하게 변했다. 온라인 채팅으로 처음 만난 드라마 작가 지망생 이현수와 프랑스 요리 유학을 준비 중인 온정선일 때는 부딪히기만 해도 스파크가 튀었지만 각자 꿈을 이루고 5년 만에 다시 만났을 때는 좀처럼 발화가 되지 않았다. 이미 예전과 달리 손에 쥔 게 많아진 이들이기에 서로에게 있어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이 계속 엇갈리는 날들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앞서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도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로 호흡을 맞췄다. [사진 SBS]

두 사람은 앞서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도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로 호흡을 맞췄다. [사진 SBS]

자연히 시청률도 지지부진했다. 사랑이 불타올라야 할 타이밍에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답답한 전개가 이어졌고, 극 중 두 사람이 몸담고 있는 식당과 제작사 대표로 있는 김재욱이 나서 흔들 때마다 관계는 조금씩 어긋났다. 10%를 웃돌았던 시청률이 반 토막이 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양세종은 중심을 지켰다. 한참 선배인 두 사람에게 밀리지 않고 자신이 ‘백마 탄 왕자’가 아닌 ‘매일 매일 성장하는 성장캐’임을 증명해 냈다. 불 앞에선 냉정한 요섹남의 자태를 뽐냈고, 내 여자 앞에선 다정한 연하남의 면모를 보였다. OCN 장르물 ‘듀얼’에서 보여준 강인한 모습 외에도 여전히 보여줄 얼굴이 많음을 암시라도 하듯 말이다.  
 
어쩌면 그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을지도 모른다. 조선 시대 이겸(송승헌 분)의 아역을 맡은 첫 작품 ‘사임당’에서부터 연기력에 감탄한 제작진이 현대 한상현 역을 추가로 맡기며 1인 2역을 하고, 그 인연이 ‘김사부’ 오디션으로 이어지는 등 ‘괴물 신인’으로 떠오르면서 그 기대와 관심을 저버리면 안 된다 여겼을 테니 말이다. ‘듀얼’에서는 복제 인간을 다루는 이야기 특성상 과거 인물까지 1인 3역을 소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괴물 신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그저 주어진 것을 잘하자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양세종은 복제인간을 그린 드라마 '듀얼'에서 성준 역할과 악마가 된 성훈에 이들의 탄생의 비밀에 얽힌 이용섭 박사까지 1인 3역을 소화했다. 선과 악의 대비되는 연기로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 OCN]

양세종은 복제인간을 그린 드라마 '듀얼'에서 성준 역할과 악마가 된 성훈에 이들의 탄생의 비밀에 얽힌 이용섭 박사까지 1인 3역을 소화했다. 선과 악의 대비되는 연기로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 OCN]

실제 그는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는 괴롭히는 성격에 가까웠다. 작품에 들어가면 본가를 나와 원룸을 잡아두고 골방에 처박혀 캐릭터에 몰입하고, 쓰는 향수까지 바꿔가며 오롯이 그 사람이 되기 위해 집착하는 스타일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태권도를 한 만큼 운동선수 출신 특유의 끈기와 집중력이 발현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나머지 스스로 지니고 있는 매력을 발산할 기회는 놓쳐버린 게 아닐까. 전통적인 문법을 중시하는 사극이나 꽉 짜인 장르물과 달리 멜로는 조금 튀더라도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더 중요한 데 말이다. 극 중 확실한 상황에 놓인 ‘온정선’과 ‘냉정선’은 두드러졌지만 일상을 연결하는 신에 등장하는 ‘평정선’은 다소 밋밋했던 것 역시 과도한 자기통제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번 드라마를 위해 요리 학원을 다니며 머랭 치기 등을 배웠다는 배우 양세종. [사진 SBS]

이번 드라마를 위해 요리 학원을 다니며 머랭 치기 등을 배웠다는 배우 양세종. [사진 SBS]

“뇌에서 맛을 인식할 때 짠맛이 있음 다른 맛도 잘 느끼게 해줘.”  
“짠맛은 되게 좋은 애구나. 자기만 사는 게 아니라 다른 맛도 살려준.”
극 중 두 사람이 소금을 두고 나눈 대화야말로 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말일 듯하다. 자연스러운 연기로 상대 배우를 보다 돋보이게 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낸 서현진이 소금 같은 역할을 했다면, 자신이 가진 수많은 재료 중 어떤 맛을 살릴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2017년 양세종이 시청자들의 눈을 훔치는 신스틸러였다면, 차기작은 빼앗긴 마음을 붙잡아둘 수 있는 심스틸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민 기자의 心스틸러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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