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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다이버들이 추운 겨울 날씨가 반가운 이유

기자
박동훈 사진 박동훈
‘평창 롱 패딩’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시베리아 급 추위에나 껴입을 옷으로 올겨울 우리나라에서 대유행하고 있다. 롱 패딩으로 온몸을 감싸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우리나라에 매서운 추위가 닥친다는 것일까. 뒷산에만 가도 히말라야 등반대나 입는 의류를 걸친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으니 한국인이 이렇게 추위에 약한 민족인 줄은 처음 알았다. 진짜 겨울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곳은 바다다. 겨울철 다이빙은 보온에서 시작해 보온으로 끝난다. 물속이든 물 밖이든 보온이 우선이다.
 

박동훈의 노인과 바다(10)
찬바람 불면 바닷물이 맑아지고 시야도 확 트여
체온보존이 관건, 깊은 수심은 오래 있지 말아야

 
겨울철 조언에 따라 고무재질 래디알 드라이슈트와 후드를 착용한 다이버. [사진 박동훈]

겨울철 조언에 따라 고무재질 래디알 드라이슈트와 후드를 착용한 다이버. [사진 박동훈]

 
그럼에도 진정한 다이빙 매니어는 쌀쌀한 날씨를 더욱 반긴다. 겨울 찬바람이 불면 바닷물 색은 코발트색으로 변한다. 초록빛 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변하면 물은 맑아지고 시야는 확 트인다. 가끔 파도가 거세지기도 하지만 4계절 중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리조트는 난방이 잘 돼 있는 공간이다. 물에 젖은 슈트를 입고 있어도 춥지 않을 정도다. 겨울철 리조트 밖은 춥다. 보온은 필수다. 일반 체온 37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저체온증에 걸린다. 물은 공기에 비해 밀도가 높다. 그만큼 열전달률도 높아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체온을 빨리 뺏긴다.
 
다이빙은 체온을 서서히 빼앗기는 스포츠다. 바다로 나갈 때부터 그렇다. 배에 올라탈 땐 수트가 말라 있어 웬만한 바람에도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 고무 재질로 된 건식 잠수복(드라이슈트) 등을 입고 있으면 평창 롱 패딩보다 따뜻하다.
 
 
평창 롱 패딩보다 따뜻한 드라이슈트
 
 
겨울바다를 바라볼수있는 경치와 낭만. [사진 박동훈]

겨울바다를 바라볼수있는 경치와 낭만. [사진 박동훈]

 
첫 입수를 할 때는 그리 춥진 않다. 겨울철 바닷물은 봄이나 여름보다 수온이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온은 점차 떨어진다. 밀도는 수압에 비례하고 수온에 반비례한다. 수심이 깊어지면 수압에 따라 밀도가 높아지니 더 차갑게 느껴지고, 실제 수온도 더 떨어진다.
 
그래서 드라이슈트 안에 패딩을 껴입거나 보온력이 뛰어난 옷을 겹겹이 입는다. 어떤 드라이슈트 내피는 보온력이 좋고 가볍다. 다만 상당히 비싸다. 보온력에선 큰 차이가 없으니 비용을 고려해 일반 패딩을 택하는 게 좋겠다. 혹은 배터리로 발열하는 내피용 조끼가 있다. 잘 관리해서 쓰면 전기장판을 껴입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실수로 슈트 안으로 물이 들어가면 감전 위험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내피로 패딩을 입으면 부력이 늘어난다. 그만큼 입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무게추(웨이트)를 더 든든하게 차야 하는 이유다.
 
 
한겨울 보온을 위해 드라이슈트를 입은 필자. [사진 박동훈]

한겨울 보온을 위해 드라이슈트를 입은 필자. [사진 박동훈]

 
체온 보존에 꼭 필요하지만 빠뜨리기 쉬운 것이 후드다. 신체 부위 중 머리가 열 손실이 가장 크다. 후드가 헐렁하면 바닷물이 후드 속으로 들락날락하며 체온을 빼앗아 간다. 조금 팽팽하게 밀착력이 있는 후드가 체온을 보호할 수 있다. 후드는 오래 쓰면 탄력을 잃고 늘어난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으니 탄력성을 가진 것으로 자주 교체하는 게 좋다.
 
물속 호흡에서도 열 손실이 생긴다. 공기통 안에 있는 차가운 공기가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가면 20%의 열 손실이 생긴다. 차가운 물을 마시면 속이 얼얼해지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더운 공기를 넣어 들어갈 수 없으니 호흡을 길게 하고 가능한 한 빨리 출수하면 호흡 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수심에 따라 수온이 달라지는 구간이 있다. 바닷물은 수온에 따라 층을 이루는데, 그 층은 마치 수온이 일정한 덩어리처럼 움직인다. 대체로 수심이 깊을수록 수온이 떨어지지만, 특정 수심대에는 따뜻한 물이 흐르기도 한다.
 
 
운 따르면 온수대 만날 수도 
 
 
차가운 수온속의 말미잘과 비단멍게. [사진 박동훈]

차가운 수온속의 말미잘과 비단멍게. [사진 박동훈]

 
어떤 물때를 타느냐에 따라 운이 좋으면 온수대를 만날 수 있다. 차가운 바닷물 속을 다니다 온수대를 만나면 행운을 얻은 것 마냥 즐겁다. 봄철의 따뜻한 바람을 슬쩍 받는 기분이다. 물론 냉수대를 만날 수도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위쪽 얼어 있던 바닷물이 녹으면서 동해안을 타고 내려온다. 시린 맥주캔이 얼굴에 닿았을 때 느끼는 오싹함이 느껴진다. 어떤 때는 칼바람 같은 냉수대의 한기가 몸 한가운데를 가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다이빙을 마치고 나면 체온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같은 배 위지만 기세 좋게 바다로 나갈 때와 달리 돌아오면 추위를 많이 느낀다. 이미 바닷속에서 체온을 제법 뺏겼기 때문이다. 바람을 막을 윈드 파카나 비니 등이 있으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 젖은 후드를 벗겨 머리 위에 올려두는 것도 보온 효과가 있다. 뜨겁게 데운 물을 보온병에 담아가 마신다거나, 데운 물에 손을 담그면 한기가 어느 정도 가셔진다.
 
 
한겨울 맑은 시야 속의 다이버. [사진 박동훈]

한겨울 맑은 시야 속의 다이버. [사진 박동훈]

 
가장 중요한 것은 겨울철엔 깊은 수심에서 오랜 시간 머무는 걸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끔 겨울철에 물속의 맑은 시야와 아름다움에 도취돼 추위를 잊고 물속으로 뛰어드는 다이버가 적지 않다. 젊거나 강인한 체력을 가졌다면 회복이 빨라 버텨낼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노년의 다이버라면 권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겨울 다이빙은 매력이 넘친다. 어종이 풍부하고 수중 생물이 만개해 볼 것이 많기 때문이다. 직접 들어가 보면 안다. 춥다고 이불 속에만 있으면 이 한 철 경이로운 바다를 만날 수 없다.
 
박동훈 스쿠버강사·직업잠수사 http://band.us/@bestscu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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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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