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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아프다” 재판 불출석 … 재판부 “계속 거부 땐 궐석재판”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27일 재개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20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 5명의 국선 변호인 중 한 명인 조현권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27일 재개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20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 5명의 국선 변호인 중 한 명인 조현권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 달여 만에 다시 열린 27일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판을 일단 연기하고 28일 재판에서 피고인 없이 진행하는 ‘궐석재판’을 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재판은 기존 변호인단이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에 반발해 사퇴한 지 42일 만에 재개되는 것이었다. 지난달 25일 선정된 박 전 대통령의 새 국선변호인 5명은 이날 모두 출석했다. 재판부가 공개하지 않았던 변호인의 신상도 이날 공개됐다. 조현권(62·연수원 15기) 변호사와 남현우(46·34기)·강철구(47·37기)·김혜영(39·여·37기)·박승길(43·여·39기) 변호사다. 모두 국선전담 변호사로 판검사 출신은 없다. 좌장 격인 조현권 변호사는 경희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3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약 10년간 변호사로 일하다 96년 환경부 일반직 공무원으로 특채된 ‘환경 전문가’다. 환경부 법무관실 서기관, 환경부 기획관리실 법무담당관 등을 지내다 2002년 다시 변호사로 개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구치소를 통해 ‘건강 문제로 재판 출석이 어렵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법원에 냈다. 구치소 측의 보고서에는 ‘허리 통증을 호소해 경과를 보고 있고 무릎 부종으로 진통제를 먹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재판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고 있고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강제로 인치(끌어다 놓음)하는 것은 현저히 곤란하다’는 입장도 재판부에 전했다.
 
김세윤 재판장은 “피고인 없이 바로 재판을 하기보다 앞으로도 계속 출석을 거부하면 (궐석)재판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있음을 설명한 뒤 심사숙고할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한 뒤 내일 상황을 보고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접견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접견을 원한다는 취지의 서신을 구치소에 세 차례 보냈지만 ‘응하지 않겠다고 정중히 전해 달라고 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온 변호인들을 향해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목숨을 내놓고 (변호)하세요”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마세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형사소송법(제277조2)은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해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엔 피고인 없이 재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구치소 보고서 등을 보면 정당한 불출석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구치소도 인치하기 곤란한 여러 이유를 들고 있다”며 궐석재판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서보학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재판을 계속 미룰 수도 없고, 궐석재판을 하면 1심 판결의 정당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재판부가 고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궐석재판은 재판부와 박 전 대통령 양측에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98년 헌법재판소는 ‘1심 재판에서 피고인의 소재가 6개월 넘게 확인되지 않는 경우 궐석재판을 할 수 있다’고 정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을 법정형이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 등인 사건에만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궐석재판의 엄격한 요건을 더 많은 범죄에 적용해 피고인이 출석해야 하는 사건의 범위를 확대하라는 취지였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의 반론권 행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재판부도 절차에 흠집을 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명선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재판 진행을 방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불리한 양형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선미·문현경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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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