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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군 정치개입, 종지부 찍고자”… 법조계 “검찰 오만한 태도”

국군 사이버사령부 정치 개입 의혹 관련자들에 대해 법원이 잇따라 구속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검찰이 공개자료를 내면서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27일 오전 예정에 없던 티타임을 요청했다. 이어 오후 2시 기자들을 만나 ‘최근 중앙지검 수사팀의 수사 방향과 구속 문제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A4 용지 1장짜리 자료를 배포하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청사.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청사. [연합뉴스]

우선 검찰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된 이후 ‘정치보복 수사’ 논란이 커진 것을 두고 "정치적인 사건에 대한 편향 수사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입장문 서두에서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 중인 국정원과 군의 선거 개입 정치 관여 수사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의 원칙을 훼손한 중대한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현대 정치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정보 공작정치와 군의 정치 개입에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는 정치적 입장을 불문하고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과제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에 비춰 특히 군의 정치 개입은 훨씬 중대하고 가벌성이 높은 범행이다”고 썼다.   
구속적부심에서 석방이 결정된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25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차에 올라타고 있다. [연합뉴스]

구속적부심에서 석방이 결정된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25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차에 올라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입장문 중 ‘군의 정치 개입에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는 부분은 법조인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정 사안에 대해 '종지부를 찍겠다'는 식의 언급은 검찰이 스스로 전지전능하다고 믿는, 오만한 존재로 보이게 한다. 검찰은 드러난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는 게 옳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입장문을 통해 ‘구속 중심 수사’ 논란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지난 22일 김 전 장관 석방에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던 검찰은 24일 밤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의 석방 이후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날 검찰은 “우리가 취하고 있는 대륙법계 구속제도에서 중대범죄가 인정돼 무거운 처벌이 예상되면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가 있다고 일응 간주되는 것”이라며 “다시 피의자 개인별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지, 도주 우려가 있는지 따지는 것은 구속이라는 인권제한조치의 기준을 애매하게 만들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특히 수사단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그 뒤에 “이런 개별적 검토는 본안 재판과정에서 실체 심리를 하는 재판부의 광범위한 재량 하에 다뤄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국기문란 중대범죄에 관해 혐의가 명확히 소명되고 무거운 처벌이 예상되며 처벌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에는 객관적인 기준을 더욱 철저하게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엄정하게 수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검찰청사 앞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청사 앞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법원은 검찰에 맞대응하진 않았다. 하지만 내부에선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영장은 처벌이 아니고 수사 편의를 위한 것인데도 검찰은 구속이 안 되면 수사를 못한다는 식으로 법원을 압박하고 있다”며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되는 일이 발생하면 수사에 미흡했던 부분이 없었는지 등을 따져야지 법원을 공격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무거운 처벌이 예상되는 피의자는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구속해야 한다는 검찰 논리에 대한 반박도 있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죄의 경중이 아니라 도망 및 증거인멸 염려를 기준으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 주장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법원 관계자는 ‘피의자 개인별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등을 따지는 것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 있다’는 검찰 주장을 언급하며 “개개인 별로 판단하라고 판사가 있고 재판이 있는 것이다. 같은 범죄를 지질렀으면 다 잡아놓고 시작하자는 식의 검찰 인식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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