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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로힝야족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얀마 방문을 환영하는 포스터 앞을 지나가는 한 남성.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얀마 방문을 환영하는 포스터 앞을 지나가는 한 남성.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힝야족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까.    
 

NYT, 교황 미얀마 방문 앞두고 조명
의석 4분의 1 지명하는 미얀마 실세
별명은 '고양이똥'...2020년 대권 노려

미얀마가 소수 무슬림 로힝야족 '인종 청소'로 국제적 비난 여론에 휩싸인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에 세계인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교황은 27일부터 3박 4일간 미얀마·방글라데시 등을 방문한다. 
 
교황이 '인종 청소'를 주도한 군부 실세 민 아웅 흘라잉(61) 최고사령관을 만나 어떤 이야기를 전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교황은 수치 국가자문역은 물론 흘라잉 최고사령관도 만난다. 이어 방글라데시에서는 로힝야 난민 대표들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방글라데시의 난민 캠프에서 관을 나르는 로힝야족 남성들. [AP=연합뉴스]

방글라데시의 난민 캠프에서 관을 나르는 로힝야족 남성들. [AP=연합뉴스]

 
미얀마 라카인주에 거주하는 무슬림 소수 민족 로힝야족은 군부의 무차별적 탄압으로 지난 8월 이후 62만여 명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등으로 도피했다.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족 반군 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를 소탕한다는 명분 아래 집에 불을 지르고 국경에 지뢰를 설치했다. 로힝야족을 향한 무차별적인 강간과 살인도 벌어졌다. 유엔을 비롯해 미국 정부도 로힝야족 사태를 '인종 청소'라고 공식 규정하는 등 국제 사회는 반인도적 범죄로 보고 규탄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탄압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교황을 초청한 미얀마 양곤 대주교도 "교황께서 로힝야라는 말을 쓰실 때 매우 조심하셔야 한다. 상당히 정치적이고 논란이 있는 용어이기 때문"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인구 90%가 불교 신자인 미얀마 내 65만 명에 불과한 가톨릭 신자들이 위험해질 수 있어서다. 
십자 성호를 그리는 미얀마의 가톨릭 신도들. [AFP=연합뉴스]

십자 성호를 그리는 미얀마의 가톨릭 신도들. [AFP=연합뉴스]

 
교황의 한마디 한미다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인종 청소'로 국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힝야 사태를 두고 노벨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에게 국제적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번 사태의 주역은 흘라잉 장군이라면서다. 
 
수치 여사는 2015년 11월 총선에서 자신이 속한 민족민주연합(NLD)을 승리로 이끌어 미얀마 군부 독재를 끝냈다. 외국인을 배우자로 둔 자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법 조항 탓에 측근 틴 초를 대통령에 앉히고 자신은 국가자문역이라는 이름으로 실질적인 지도자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수치 국가자문역에겐 군 통수권이 없다. NYT에 따르면 흘라잉 장군이 주도한 인종 청소가 오히려 그의 인지도를 높이고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 국민들의 지지 기반을 다지는 효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미얀마의 최고사령관은 국방부·내무부·국방경비대장 등 주요 부처 장관 3명의 임명권, 경찰과 국경수비대 감독권 등을 갖고 있다. 상하원 의석 4분의 1을 지명할 수 있어서 군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어떤 시도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또 수치 여사와는 달리 정보 기구를 감독하는 권한도 있다. 
미얀마의 정치 실세이자 로힝야족 사태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EPA=연합뉴스]

미얀마의 정치 실세이자 로힝야족 사태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EPA=연합뉴스]

 
흘라잉은 2009년 미얀마 북동부 접경 담당 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 샨주 '반역자' 수만 명을 몰아낸 전력이 있다. 그 과정에서 군인들은 살인과 강간, 조직적인 방화를 저질렀다. 반군 단체를 강경 진압한 결과 군부 내 신임을 얻으며 2013년 미얀마 군대의 정점에 섰다. 이 전략은 올해 로힝야족을 탄압하는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확대·재현됐다. 
 
그는 로힝야 사태에 대해서는 외국 언론들이 진실을 가리고 있다며 SNS를 통해 비난해왔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지난주 로힝야족 송환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그 절차나 세부 사항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소셜 미디어에 회의 장면 등을 올리기도 하지만 조용히 권력을 행사하는 편이라고 한다. NYT가 전현직 군 장성, 활동가와 분석가, 외교관, 법 전문가 등 30여 명을 인터뷰한 결과 나타난 흘라잉의 초상은 '민족주의를 내세워  권력을 키우는 신중한 전략가'였다.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서 아이를 돌보는 로힝야족 여성. [AF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서 아이를 돌보는 로힝야족 여성. [AFP=연합뉴스]

흘라잉의 야심은 2020년 차기 대선을 향하고 있다. 미얀마는 상원과 하원, 군부에서 각 1명씩 3명의 대통령 후보를 낸 뒤 국회 표결을 통해 선출하는 간선제다. 그에겐 군부 몫의 대통령 후보를 지명할 권한도 있다. 
 
흘라잉은 지난 대선에서 출마를 시도했으나 아웅산 수치 여사의 압도적인 인기에 밀렸다. 그는 지난 선거 이후 60세 정년을 5년 늘리는 명령을 통과시켜 최고사령관 자리를 지키는 꼼수를 부렸다. 
 
흘라잉은 군사학교에 삼수 끝에 합격했다. 남들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경향 때문에 친구는 별로 없었다고 한다. 냉혹한 그에게 동료들이 붙인 별명은 미얀마에서 유달리 저속한 의미로 통하는 '고양이 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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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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