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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딱'이 노인 혐오 부추겨…연금 확충해 빈곤 줄이고, 능력 위주 채용해야"

고령사회 진입 계기 노인 차별 기획 <상편>  
중앙일보는 노인차별의 문제점과 대안을 찾기 위해 3명의 전문가를 인터뷰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석 교수는 " '틀딱'이 노인혐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최근의 노인 차별을 걱정했다. '틀딱'은 노인 틀니가 딱딱거리는 소리를 빗댄 온라인 용어다. 

<상편> 노인 전문가 3인이 본 노인차별 해법

석재은 한림대 교수
"공문서·표지판이 노인에 맞지 않아
고령 운전 막지만 말고 표지판 키워야
연령을 중요 변수로 삼지 않고
필요와 능력에 따라서 판단해야"

허준수 숭실대 교수
"노인의 다양한 욕구를 젊은이에게
이해시킬 시간 부족하고
고령 근로자 능력 과소평가"

정순둘 이대 교수
"연령 때문에 배제돼선 안 돼
인식 개선이 굉장히 중요"

 
노인 차별의 원인은.
연령 차별 문제는 여러 측면에서 나타난다. 사회보장 시스템을 정비한다고 다 해결되지 않는다. 일상생활 속에서 노인들이 경험하는 ‘고령 친화적’이지 않은 환경과 서비스가 모두 노인 차별의 원인이다. 예를 들어 관공서 서류나 표지판 등이 대부분 노인 시력에 맞지 않는다. 고령 운전자는 운전하면 안 된다고만 할 게 아니라 표지판을 더 잘 보이게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사회에서 어떤 부분을 고령 친화적으로 바꿔 나가야 할 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앞서 고령화를 겪은 선진국과 한국의 차이는.
연금제도가 잘 돼 있는 선진국에선 노인들이 빨리 은퇴하려고 한다. 그들이 은퇴하지 않고 좀 더 사회적 자본으로, 노동력으로 남아 있도록 유인하는 데에 정책적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는 연금이 잘 안 되어있다 보니 노인들이 매력적인 소비자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푸대접을 받는 경향이 있다. 아니라면 서비스 산업에서 대접이 굉장히 달라졌을 것이다.  
 
선진국 사례에서 배워야 할 부분은.
연령 통합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연령 자체를 중요한 변수로 삼지 않고 필요와 능력에 따라서만 판단하는 게 연령 통합 사회다. 현재 우리는 뭘 하든 연령을 따져서 구분 잣대로 쓴다. 법으로는 연령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민간 영역에선 ‘젊은 사람이 어떻게 노인을 모시고 일하냐’는 식의 정서가 있다. 연령을 기준으로 배제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뭐가 필요한가에 따라서 쓸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노인이 많아지고 그중에서 경험 많은 유능한 인력도 많아지면서 이런 부분은 향후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노인차별 해결책은.
문화적·경험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제도적으로 규제나 기준을 세워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저출산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여기지만 고령화는 그에 따른 비용만 걱정한다. 사회 디자인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우리 사회에서 많이 비어있다. 연금 등 큰 차원의 논의뿐 아니라 사회의 문화, 인식, 운영 규율, 가치를 바꿔나가기 위한 캠페인이 필요하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허 교수는 “앞으로 노인 차별 문제는 더 커질 것”이라고 봤다. 이를 해결하려면 정부뿐 아니라 기업, 지역사회 등이 다 같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 차별의 이유는 뭔가.
노인들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가 부족한 측면이 크다. 어르신들을 접해보지 않고,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압축적인 고령화로 여러 문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다 보니 노인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고 젊은 사람에게 이해시킬 시간이 부족하다. 고령 근로자들의 능력에 대해서도 과소평가하는 부분이 있다. 노인들은 퇴직하면 ‘뒷방 어르신’ ‘삼식이’라는 표현처럼 의존의 대상이 된다.
  
외국에서도 노인 차별이 심한가.
우리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보니 문화적ㆍ사회적으로 준비가 덜 됐다. 반면 외국은 오랜 기간을 두고 사회통합으로 갔다. 스웨덴, 덴마크 등을 보면 주택도 연령별로 분리하기보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주택 1인 가구가 많다. 노인도 있고, 청년도 있는 연령 통합과 세대 통합이 이뤄졌다.
 
베이비부머가 노인으로 대거 편입되면 어떻게 될까.
노인 차별이 더 심각해질 것이다. 65세 언저리에 있는 베이비부머들은 스스로 많은 준비가 됐다. 하지만 기업과 사회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현재 베이비부머를 위한 재교육만 봐도 바리스타 등 진부한 거 일색이다. 교사, 의사, 경영인이었던 사람들의 능력ㆍ경험 등을 살려서 사회에 기여하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근본적인 대안은 뭔가.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고령 인구, 고령 근로자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들이 독립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연금 확충 등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업에서도 연령보다는 능력 위주의 고용이 필요하다. 정부 내 노인 관련 부서는 지금보다 확충되고, 정책 거버넌스도 많이 개선돼야 한다.
 
여전한 노인 차별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노인 차별이 생기는 근본적 원인은.
아무래도 생산성 위주로 사람을 평가하기 때문에 거기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다 보니 노인 세대가 짐이 된다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에 역할을 못 하는 게 차별의 가장 큰 이유다. 한국경제의 압축 성장도 영향이 있긴 하다.
 
외국에도 연령 차별이 있나.
식당 차별 같은 것은 별로 없다. 북유럽의 펍(선술집) 같은 데는 다양한 연령층이 섞여 있다. 우리는 젊은이가 가는 펍에 노인이 가면 차별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게 굉장히 심하다. 극장이나 식당도 심하다. 
 
60, 65세 같은 연령 구별이 문제가 있나.
연령을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 경로당 같은 곳의 이용 연령을 제한하지 말자는 거다(지금은 65세이다). 다양한 세대가 교류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노인 중심의 인프라 확충이 문제 있다는 건가.
그렇다. 유니버설 디자인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노인만을 위한 고령 은퇴 마을이 아니라 모두가 어울려서 자연스레 살아가는 곳이 돼야 한다. 노인의 복지 혜택은 좀 더 늘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이 연령 차별을 염두에 두나.
이제 그런 것들을 많이 담으려 하는 것 같다. 서울시도 어르신 종합계획에 고령 친화 도시를 넣었다. 요즘 와서 인식은 하는 것 같은데 아직까진 전체적 방향이 그렇게 가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베이비부머가 노인이 되면 달라질까.
베이비부머 세대도 노후 준비가 그렇게 잘 안 돼 있다. 경제적으로 역시 부담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청년 세대가 줄어드는데 그 일부분을 노인 세대가 일부 감당할 수는 있다. 
 
노인 차별을 줄이기 위해 나아갈 방향은.
연령 통합, 세대 통합이다. 노인이 연령 때문에 배제되어선 안 된다. 연령 중심으로 진입이나 출입을 막는 게 없어져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정책이 가야 한다. 지금은 인식을 개선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노인 차별은 인권과 직결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설 필요가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민영ㆍ정종훈ㆍ박정렬ㆍ백수진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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