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수능] 올해도 불수능…"국어 지문 난해, 로스쿨 입시 연상"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 시행됐다. 시험장인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장진영 기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 시행됐다. 시험장인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장진영 기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불수능이라 불렸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도로 출제돼 수험생들이 풀기에 상당히 어려웠을 것으로 평가됐다. 문제를 검토한 교사들은 “국어·수학·영어 모두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거나 비슷한 수준”이라 입을 모았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대체로 인문계열 학생은 국어와 수학이, 자연계열 학생은 수학과 과학탐구가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험지 한 면 4분의 3 차지 지문도
환율·금리·통화량 등 내용도 생소
수학은 추론 관련 문제 나와 고전
첫 절대평가 영어 예상 밖 고난도

1교시 국어영역부터 길고 생소한 지문이 다수 등장해 수험생들을 긴장하게 했다. 지문 한 개가 시험지 한 면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길었다. 내용도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 ‘환율과 금리, 통화량의 관계’ ‘디지털통신 시스템에서의 부호화’ 등 생소하고 난해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최근 몇 년간 출제 경향을 보면 ‘독서’ 파트가 특히 어려웠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통신 시스템에서 부호화를 다룬 지문이 특히 어려웠고, ‘채널 부호화’ ‘선 부호화’ 같은 낯선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도 출제돼 학생들이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이라 말했다.
 
환율에 관한 경제 지문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제시문 길이도 가장 길고 내용도 어려운데, 문제 역시 로스쿨 입학시험인 리트(LEET)를 연상시킬 정도로 까다롭게 출제됐다”고 평했다.
 
신유형도 등장했다. 문법 파트에서 국어사전의 개정을 통한 어휘 풀이 내용 변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가 등장했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그간 수능이나 모의평가에서는 사전 자료를 제시하고 단어의 의미와 문법에 관해 묻는 유형이 대표적이었다. 사전 개정을 통한 내용 변화 과정을 물어 학생들에게 생소했을 것”이라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EBS 연계도 높지 않아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더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문학 파트에 이육사의 ‘강 건너간 노래’가 출제됐는데 이는 EBS와 연계되지 않은 작품인 데다 상징이 많아 독해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EBS에 등장했던 지문이라도 새로운 정보를 대폭 추가해 난도를 높인 경우가 많아 수험생 체감 연계율은 낮았을 것”이라 평했다.
 
수험생들도 “국어영역이 너무 어려워 첫 시간부터 당황했다”고 말했다. 허건(18·서울 오산고)군은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도 훨씬 어려웠다. 점수가 잘 나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학은 이과가 선택하는 가형과 문과가 선택하는 나형 모두 매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이번 수능에 처음 등장한 신유형 문항이 고난도로 출제돼 상위권 변별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올해 수능에는 추론과 관련된 문제가 고난도로 출제돼 개념에 대한 이해가 정확하지 않은 학생들은 고전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수학 가형에서는 20번, 21번, 30번 문항이 신유형이었다. 이 중 21번과 30번이 고난도 문항이다. 손태진 풍문고 교사는 “21번은 로그 함수의 미분을 활용하고 역함수의 미분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해결할 수 있고, 30번은 정적분을 활용해 함수 그래프의 모양을 추론해야 한다”며 “예년 수능의 기출 유형인 함수의 일반항을 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면 답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 설명했다. 또 “20번 문항 역시 좌표 공간에서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게 하는 평면에 대해 추론해야 하는 생소한 유형으로 중하위권엔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수학 나형은 20·21·29·30번이 고난도 문항으로 출제됐다. 이 중 21번과 30번이 신유형에 속했다. 조만기 교사는 “21번은 함수의 합성 개념을 파악하고 정의역을 추론해야 하고, 30번은 그래프 추론과 정적분 계산, 수열의 일반화 등 여러 개념을 이해해야 해결할 수 있는 변별력 있는 문항”이라고 분석했다.
 
우연철 진학사 수석연구원은 “수학 가형과 나형 모두 고난도로 출제되는 21·29·30번 이외의 문항에서도 생소한 문제가 많아, 모의평가보다 시간에 쫓긴 학생이 많았을 것”이라 말했다. 임준녕(18·서울 불암고3)군은 "기출문제나 모의평가 문제와 접근법이 다른 게 많아 진땀을 뺐다. 고난도 문제의 경우 직관적으로 풀 수 있는 문항이 거의 없고 여러 개념이 얽혀 있어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데 집중력이 요구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능 대비 2018학년도 수능 난이도

지난해 수능 대비 2018학년도 수능 난이도

영어 역시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도 지난 3년간 수능 중에서는 가장 어려운 시험이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수능 영어도 변별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지난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새로운 유형은 없었지만 변별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엿보였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9월 모의평가가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에 9월 평가 이후 영어 공부에 집중한 학생이라면 무난하게 풀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올해 수능 영어는 처음으로 절대평가가 도입돼 원점수 90점(100점 만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난이도가 비슷해도 1등급 학생 비율은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상대평가였던 지난해의 경우 영어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4만2867명으로 7.8%에 달한다. 비슷한 난이도라면 이번 수능에서도 90점 이상인 학생이 8% 가까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유 교사는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라고 해서 1등급(90점 이상) 학생이 7.8%가 나올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교사들이 분석한 난이도는 비슷하지만 수험생들에겐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은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고난도 문제의 출제 방식이 무난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종한 양정고 교사는 “수험생들은 생소하고 전문적인 개념이 나오면 어려워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장 어려운 34번 빈칸 추론 문제가 비교적 친숙한 AI(인공지능)에 대한 내용으로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험생들이 대부분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 문제 4문항 중 3문항이 EBS 교재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라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김민지(18·서울 덕성여고)양은 "절대평가라 마음 편히 보자고 생각했는데 과학 지문에 생소한 주제가 많아 독해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2018학년도 수능이후 대입 일정

2018학년도 수능이후 대입 일정

 
사회탐구 영역은 전반적으로 전년도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세계사가 지난해보다 매우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법과 정치는 전년 대비 조금 어려운 수준이었다는 게 입시업체의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필수 응시 영역이 된 한국사도 전년도 수능보다 어려웠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작년에는 문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지만, 올해는 세부적인 정보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며 “1등급을 포함해 상위등급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탐구 영역은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다만 지구과학Ⅱ는 전년 대비 아주 어려웠고, 생명과학Ⅰ은 전년 대비 조금 어렵게 나왔다.
 
전문가의 예상대로 국·수·영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올 수능 역시 '불수능'으로 볼 수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수능도 지난해처럼 전 영역이 변별력을 갖춘 고난도 문항으로 출제됐다"며 "하지만 영어 절대평가 도입 등으로 대학 진학에 불확실성이 높아져 어느 때보다 면밀한 입시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형수·이태윤·홍지유 기자 hspark97@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