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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엔 신문화의 발견…'카세트 테이프'의 귀환

카세트 테이프 매장 '도프레코드'의 김윤중 대표가 동물원 4집 앨범을 꺼내고 있다. 조한대 기자

카세트 테이프 매장 '도프레코드'의 김윤중 대표가 동물원 4집 앨범을 꺼내고 있다. 조한대 기자

59㎡(약 18평) 매장의 벽 절반이 카세트 테이프로 차 있었다. 22일 찾은 카세트 테이프 매장 ‘도프레코드’(서울 마포구)는 김윤중(42) 대표가 두 달 전에 문을 연 곳이다. 2010년부터 전국을 돌며 모은 5만 개 중 1만5000여 개가 진열돼 있다.
미개봉 제품은 주로 6000~7000원에 판다. 산울림1집(10만원), 김광석1집(8만원), 이문세 1집(7만원) 등 희귀품도 있다.
 
김 대표는 인디음반 제작자면서 2002년부턴 온라인 음반 쇼핑몰을 운영했다. 그는 “최근 카세트테이프를 찾는 손님이 늘어나 매장까지 열게 됐다”며 “손님은 30대가 가장 많지만, 박남정 전집을 사간 10대부터 문주란을 찾는 70대 어르신도 있다”고 말했다.
컴팩트디스크(CD)나 디지털 음원에 밀려 고속도로 휴게소 정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카세트 테이프가 도심 매장으로 돌아왔다. '복고풍' 바람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관련 현상이 나타났다. ‘카세트 테이프를 듣는 사람들’(이하 카듣사)이라는 온라인 카페가 지난해 10월 생겨났는데 현재 회원이 2000명 이상이다.
사진작가 임경수씨가 모은 카세트 테이프. 임씨는 2000개 가량을 가지고 있다. 조한대 기자

사진작가 임경수씨가 모은 카세트 테이프. 임씨는 2000개 가량을 가지고 있다. 조한대 기자

카페 회원인 사진작가 임경수(38)씨는 약 2000개의 카세트 테이프를 가지고 있다. 그는 "2000년대 들어와 카세트 테이프 매장이 하나 둘 문을 닫을 때 종로 음반 가게를 찾아 다니며 한 개당 400~500원이라는 싼 값에 살 수 있어 많은 카세트 테이프를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 전집, 해외에서 구한 개봉 30주년 백투더 퓨처OST, 가위손OST, 비틀즈 전집 등을 보물단지처럼 여기고 있다. 임씨는 “카세트 테이프와 함께 들어있는 당시 유명 문화평론가의 해설집이나, 사진 작가의 촬영본 등을 보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기정(46)씨는 3년 전부터 카세트 테이프와 플레이어 모으기에 빠졌다. 지금까지 모은 플레이어가 400대에 이른다. 김씨는 “결혼하고 사회 생활하면서 중년이 되니 마음의 여유를 찾는 취미를 갖고 싶었다”며 “그 때 청년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카세트 테이프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음원은 음악이 너무나 깨끗하게 나온다. 쉽게 질린다”며 “아날로그 사운드엔 친밀감이 생기고 자꾸 들어도 편안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카페 '카세트테이프를 듣는 사람들'의 운영자 송재훈씨가 아끼는 앨범과 플레이어. [사진 송재훈씨]

온라인 카페 '카세트테이프를 듣는 사람들'의 운영자 송재훈씨가 아끼는 앨범과 플레이어. [사진 송재훈씨]

카세트 테이프는 중년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10대,20대도 찾는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이돌그룹 샤이니가 5집 앨범(1 of 1)을 발매하며 카세트 테이프 1000개를 한정판으로 제작했다. 당시 이 테이프는 하루 만에 매진됐고, 결국 5만 장을 추가 제작하기도 했다. 지난달엔 걸그룹 마마무의 멤버 솔라의 앨범(솔라감성)도 카세트 테이프로 발매됐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복고 열풍이 부는 이유는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과거로 돌아가 현재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카세트 테이프는 중년층에겐 지난 날의 향수고, 젊은층에겐 신문화의 발견이다. 이런 감성이 세대에 걸쳐 융합돼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고 덧붙였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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