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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정수장 수돗물에서 미세플라스틱 소량 검출

화장품이나 치약 등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이 하천이나 해양에 들어가면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에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화장품이나 치약 등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이 하천이나 해양에 들어가면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에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국내 일부 정수장의 수돗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소량 검출됐으나 환경부는 건강 피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환경부는 국내 24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수돗물의 미세플라스틱 함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정수장 3곳(12.5%)의 수돗물과 수돗물을 플라스틱병에 담은 병입수 2종에서 L당 0.2~0.6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23일 밝혔다.

환경부 9월부터 전국 정수장 24곳 등 조사
서울 영등포, 인천 수산, 경기 용인 수지 등
2차 조사에서는 수지정수장 1곳만 검출돼
"외국에 비해 숫자 적고 검출 빈도도 낮아"
하지만 분석 방법 달라 직접 비교는 곤란

국내에서 수돗물 내 미세플라스틱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인터넷 매체인 '오르브 미디어(Orb Media)'가 세계 14개국 159개 수돗물 중 132개 수돗물 시료(83%)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도하면서 국내에서도 수돗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환경부가 지난 9월부터 조사를 진행했다.
서울시의 한 정수장(아리수 정수센터). 영등포정수장 수돗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중앙포토]

서울시의 한 정수장(아리수 정수센터). 영등포정수장 수돗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중앙포토]

이번에 수돗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곳은 서울 영등포정수장과 인천 수산정수장, 경기도 용인 수지정수장 등 3곳이다.
각각 1차 조사에서 L당 0.4개, 0.6개, 0.2개씩 검출됐고, 2차 조사에서는 수지정수장에서만 0.2개가 검출됐다.
또 수산정수장에서는 원수에서도 L당 1개가 나왔고, 영등포정수장의 원수에는 나오지 않았다.
수돗물을 플라스틱병에 담은 병입수의 경우 영등포정수장에서 생산한 것에서 1차에서 0.2개, 밀양정수장에서 생산한 것에서 0.4개 검출됐다. 2차 검사에서는 두 제품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먹는샘물 조사에서는 6개 제품 중 1개 제품에서 L당 0.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나, 2차 분석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를 담은 병입수. 가뭄이나 재해 때 먹는물로 제공된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를 담은 병입수. 가뭄이나 재해 때 먹는물로 제공된다. [사진 서울시]

이번 분석은 수돗물 5L를 걸러낸 여과지 위의 크기 1.2㎛(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에서 5㎜까지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뒤 적외선 분광계로 입자 재질이 플라스틱임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결과, 외국보다 미세플라스틱 검출 빈도가 낮아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부 조사와 지난 9월 오르브 미디어가 발표한 조사는 조사 방법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먹는샘물 한 개 제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중앙포토]

먹는샘물 한 개 제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중앙포토]

당시 오르브 조사에서는 132개 시료에서 L당 평균 4.3개(0~57개)가 검출됐다.
또, 미국에서는 검출률이 94%였고, 유럽 72%,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76%, 인도 뉴델리 82% 등 전 세계 평균 검출률이 83%로 한국보다 훨씬 높았다.
이와 관련 오르브 미디어 조사의 자문역할을 맡았던 미국 뉴욕주립대(프레도니아 캠퍼스) 지질환경과학과의 화학 전공 쉐리 메이슨 교수는 중앙일보에 보내온 이메일에서 "수돗물 0.5L를 걸러 현미경으로 조사했는데, 주로 가는 실(fiber) 모양의 플라스틱이 관찰됐고 길이는 모두 100㎛ 이상"이라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이원석 상하수도연구과장은 "국내 조사에서는 실 모양의 플라스틱은 관찰되지 않았고 플라스틱 조각들이 관찰됐다"며 "외국에서 해양 미세플라스틱 조사 때 사용하는 방법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 들어오더라도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는 아직 별로 없는 상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굴·홍합을 통해 사람들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숫자는 연간 1만1000개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해산물을 통해 섭취하는 개수가 하루 최대 30개 정도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음식을 통해 장내로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관 내벽의 상피세포를 통과하기는 어렵지만, 림프계로 이동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림프계에서도 0.2㎛보다 큰 입자는 비장에서 여과 작용으로 제거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에 들어있는 첨가제나 미세플라스틱에 묻어있는 오염물질로 인한 건강 피해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 오염물질 노출량은 매우 작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산물 속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더라도 이로 인한 오염물질 섭취량은 전체 오염물질 섭취량의 0.1% 미만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환경부가 주요 국가에 문의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을 수돗물 수질 기준으로 설정한 나라는 아직 없었고,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를 진행한 사례도 없었다는 것이다.

환경부 조희송 수도정책과장은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이번 조사를 계기로 국민 건강 관리 차원에서 사람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다양한 경로와 인체 위해성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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