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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에서도 금연인데…‘흡연카페’ 1년새 전국 36곳으로 늘어나

서울 마포구의 한 흡연카페에서 젊은이들이 커피를 마시고 노트북 작업 등을 하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운영되는 흡연카페는 장시간 카페를 이용하며 담배를 피우고 싶은 흡연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백수진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흡연카페에서 젊은이들이 커피를 마시고 노트북 작업 등을 하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운영되는 흡연카페는 장시간 카페를 이용하며 담배를 피우고 싶은 흡연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백수진 기자

 서울 마포구 대학가 인근의 한 카페. 젊은 여성들이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한쪽에선 대학생들이 노트북으로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카페의 풍경이지만 한 가지가 달랐다. 손님들의 손에 담배가, 테이블 위에 재떨이가 있다는 점이다.
 

편법 운영 '흡연카페' 전국 36곳
2016년 처음 생겨 1년새 우후죽순
서울만 10곳, 경기 4곳, 부산 3곳 등
모든 음식점·술집 금연구역인데
커피기계 사용으로 법망 피해
'식품자동판매기업소'는 실내흡연 합법
김상훈 의원 "주무부처 대책 마련해야"

23일 오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발견한 흡연카페를 직접 찾아갔다. 처음 가보는 곳이었지만 카페 이름보다도 더 크게 걸린 ‘흡연카페’ 간판 덕분에 쉽게 알아봤다. 카페 문을 열자마자 담배 냄새가 진동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공기는 의외로 쾌적했다. 추운 날씨로 창은 거의 닫혀 있었지만 천장 전체에 수십 개의 환풍기가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카운터 뒷편 음료 메뉴판 옆에는 편의점에서나 보던 담배 진열장이 있었다. 음료를 주문하자 직원이 “재떨이는 저 쪽에 있고 나가실 때 반납하시면 된다”고 알려준다. 그야말로 흡연자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카페 천장에 달린 수십 개의 환풍기가 담배 연기를 빨아 들인다. 백수진 기자

카페 천장에 달린 수십 개의 환풍기가 담배 연기를 빨아 들인다. 백수진 기자

커피나 음료를 자리에서 마시면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흡연카페’가 1년새 전국에 30여곳 이상 늘어났다. 23일 보건복지부가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에 제출한 ’흡연카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9월 현재 서울 시내 10곳을 포함해 총 36곳의 흡연카페가 영업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전국에 흡연카페가 총 36곳 있다고 집계했다. 제주와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 있다. [자료 김상훈 의원실]

보건복지부는 전국에 흡연카페가 총 36곳 있다고 집계했다. 제주와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 있다. [자료 김상훈 의원실]

2016년 초에 처음 생겨난 이후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늘어났다. 서울이 10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 4곳, 부산·경북 3곳, 인천·광주·강원·전남 2곳 등이다. 제주·세종을 제외하고는 모든 광역시도에 흡연카페가 진출했다.
 
마포구 흡연카페가 위치한 건물. 카페 이름보다도 흡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간판이 더 크다. 입간판에는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은 전좌석 흡연카페'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백수진 기자

마포구 흡연카페가 위치한 건물. 카페 이름보다도 흡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간판이 더 크다. 입간판에는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은 전좌석 흡연카페'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백수진 기자

 
흡연카페가 등장한 계기는 2015년 모든 대중음식점과 휴게음식점에서 흡연을 금지한 국민건강증진법이다. 법 개정에 따라 기존에 운영되던 카페 내 흡연석이 모두 철거됐다. 술집도 금연구역에 포함돼 흡연자들은 술을 마시다 외부로 나와서 담배를 피워야 했다.
 
그러나 흡연카페는 법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었다. 마포구 흡연카페가 길거리에 세운 입간판에는 ‘합법적 허가를 받은 전좌석 흡연카페’라는 문구가 있다. 허가를 받은 건 아니지만 합법은 맞다. 흡연카페가 ’음식점‘이 아닌 ’식품자동판매기업소‘이기 때문이다. 직원이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손님이 기계에서 직접 뽑아 마신다. 커피값을 결제하면 직원이 빈 컵을 하나 주고 카운터 옆에 놓인 커피 기계에서 번호를 눌러 음료를 받아가라고 말한다. 1번은 아메리카노, 2번은 라떼 등이다. 국민건강증진법이 정한 금연구역은 직원이 손님에게 서비스를 하는 식당·술집·카페·제과영업점 등에만 해당된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했다.
 
흡연카페들은 직원이 서비스하지 않고 손님이 직접 음료를 뽑아먹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간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식품자동판매기업소'는 금연구역 의무지정 대상이 아니다. 백수진 기자

흡연카페들은 직원이 서비스하지 않고 손님이 직접 음료를 뽑아먹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간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식품자동판매기업소'는 금연구역 의무지정 대상이 아니다. 백수진 기자

 이에 지난 9월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이 흡연카페를 금연구역 의무지정 대상에 포함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은 23일 오전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아직도 복지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등 거쳐야 할 과정이 많다. 법안 공포 후 유예기간 등을 고려하면 현장에 적용되는 시점은 2018년 7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김상훈 의원은 “법의 맹점을 악용한 흡연카페가 ’유망 창업 아이템‘으로 여겨지며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무대응·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금연구역 의무를 성실하게 따른 자영업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하루빨리 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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