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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돈 없어도 폼 나게 스몰럭셔리 인생

 
혼자 사는 가구가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1인 가구 시장, 이른바 ‘1코노미’ 시장은 2020년 1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수는 538만 가구로 전체 1928만 가구의 28%에 달한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고 이혼율이 높아진데다 혼자 사는 노인 인구도 늘어났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1인 가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취업 후 경제력을 갖게 된 젊은이들은 자신만의 영역에서 싱글 라이프를 즐긴다. 

명품 구두·지갑·액세서리
간편한 프리미엄 식품
트랜스포머형 가구 애용

 
#3년 전 독립한 직장인 김정희(33·여·가명)씨는 퇴근 후 편의점에 들러 육개장·사골곰탕 같은 국탕류의 가정간편식(HMR)을 구입한다. 여느 식당에서 시켜 먹는 음식과 맛에서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집에서 TV를 보면서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어서다.
 
#여행 마니아 ‘솔로남’ 박영국(40·가명)씨는 얼마 전 여행사가 마련한
 
1인 에어텔 여행으로 태국의 푸껫·끄라비를 다녀왔다. 2인용 객실을 이용했지만 싱글차지를 내지 않고 여유롭게 지냈다.
14일 서울 반포동에 있는 가구 편집숍을 찾은 20대 여성이 자신의 방에 놓을 1인용 의자를 살펴보고 있다.

14일 서울 반포동에 있는 가구 편집숍을 찾은 20대 여성이 자신의 방에 놓을 1인용 의자를 살펴보고 있다.

 
전체 가구의 28%가 나 홀로족
혼자 사는 ‘나 홀로족’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1코노미』(21세기북스)의 저자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개별 1인 가구의 소비 파워는 작지만 1인 가구들이 합쳐 만들어내는 거대한 소비 트렌드 조류가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홀로족의 대표 트렌드는 ‘스몰럭셔리’다. 직장인의 경우 월급이 한정돼 있어 고가의 외제차나 명품 옷·가방에 큰돈을 지출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소비재나 명품 중에서도 비교적 ‘도전’할 수 있는 제품엔 과감하게 투자한다. 가령 평소 식사 비용은 5000원을 넘기지 않으면서 프라다·구찌 같은 명품 브랜드의 구두에는 70만원 이상 ‘쾌척’한다.
 
이 교수는 “한정된 예산(돈) 때문에 비싼 집, 외제 차, 명품 옷, 보석 같은 부유층 라이프스타일의 여러 품목 중 구두·지갑·액세서리 등 비교적 실현 가능한 물건을 구매해 소유하고자 하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이들의 소소한 럭셔리, 작은 사치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kotra는 ‘세계를 매혹시킨 78개 스몰럭셔리 상품’을 발표했다. 일본의 미소카 칫솔은 천연 미네랄 용액을 코팅해 치약 없이도 입안을 개운하게 만든다. 일반 칫솔보다 세 배 넘게 비싼데도 현재까지 300만 개 넘게 팔렸다. 이 밖에도 물 없이 요리하는 주물 냄비, 두피 건강에 효과적인 무실리콘 샴푸 등이 스몰럭셔리 상품으로 꼽혔다. 1인 가구 규모에 맞게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 하우징’ 프로젝트도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는 지난해 극소형 아파트인 ‘카멜 플레이스’가 세워졌다. 총 10개 층에 23~24㎡(약 8평)인 주거 공간이 조립식으로 55개가 설계됐다. 책상을 펼치면 12인용 식탁으로 변신하고, 벽에 내장된 침대도 접었다 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SSD아키텍처가 서울 송파구에 설계한 마이크로 하우징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12㎡의 주거 공간 14개로 구성돼 있다. 결혼을 하거나 식구가 늘어나면 주거 공간 2개를 합칠 수 있다.
 
가성비 높은 1인용 제품 다양
편리하면서 가성비 높은 제품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분야는 가정간편식 분야다. 육개장, 사골 국물, 만둣국, 스테이크 등 외식 메뉴를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오뚜기·아워홈·하림 등 식품업계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정간편식 시장은 전년보다 9.5% 성장했다. 지난해 1895만 가구 가운데 930만 가구가 가정간편식 중 밥류를, 572만 가구가 국·탕류를 구매했다. 2004년 1538만 가구 가운데 밥류(103만), 국·탕류(40만)를 구입한 가구수와 비교하면 10배 정도 성장한 셈이다.

 
1인용 가구 판매량도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지난해 1인용 소파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8% 늘었다. 가구를 고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쉽게 설치·해체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형 가구와 실용성이 높으면서 개성 있는 디자인 가구가 인기다. 큰 주머니 모양의 이동식 냉장고, 텐트처럼 언제든 펴고 접을 수 있는 베드텐트 등도 눈에 띈다.
 
나 홀로족은 집 규모와 상관없이 혼자 집안일을 하는 것이 벅찰 수 있다. 집 청소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느는 이유다. 집 청소 브랜드인 메리메이드코리아 조정희 전문 컨설턴트는 “기존엔 40~50평대 중대형 규모 거주자가 주로 청소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최근엔 1명이 사는 오피스텔이나 10평대 소형 주택 거주자의 서비스 요청이 늘고 있다”며 “특히 2030세대 미혼 1인 가구의 서비스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일명 ‘혼행족’도 크게 늘었다. 여행 전문기업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1인 항공권·여행상품을 구매한 사람은 20만6000명으로, 5년 전인 2011년 4만6000명에 비해 5배가량 많았다. 혼행족에겐 일본·홍콩·태국이 인기가 높다. 이들을 위한 여행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1인 여행상품인 ‘혼행남녀’를 선보였다.
 
삼삼오오 모여야만 가능한 줄 알았던 캠핑도 혼자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른바 ‘홈캠족’을 위한 1인용 텐트·코펠·침낭, 미니 사이즈 타프·해먹 등 캠핑용품이 속속 출시된다. 1인용 캠핑카도 진화하고 있다. 디자이너 코넬라우스는 삼륜 캠핑카 ‘버팔리노’를 설계했다. 덴마크의 와이드패스는 내년에 초경량 캠핑 캐러밴(차 뒤에 이어 끄는 짐칸) ‘호미 캠퍼’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량이 200㎏에 불과해 소형차도 캐러밴을 끌 수 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 참고 서적=『1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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