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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연정 협상' 결렬…4연임 메르켈 총리 정치 위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FP=연합뉴스]

 지난 9월 총선에서 4연임에 성공했지만 지지율 하락에 직면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 실패라는 암초를 만났다. 자칫 다시 총선을 치르게 될 경우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가 더 약진할 가능성이 있어 메르켈의 정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ㆍ기독사회당 연합은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 좌파 성향의 녹색당과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2달째 이어진 마라톤협상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정 무렵 결국 결렬됐다. 이 조합은 기독ㆍ기사연합과 자민당, 녹색당의 상징색이 검정, 노랑, 녹색으로 자메이카 국기와 비슷해 ‘자메이카 연정’으로 불렸다.  
연정 협상 결렬을 발표하는 독일 자유민주당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 [AFP=연합뉴스]

연정 협상 결렬을 발표하는 독일 자유민주당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 [AFP=연합뉴스]

연정 결렬의 원인은 이민과 기후변화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자민당과 녹색당 등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민당 대표 크리스티안 린트너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연정 협상에 참여한 4개 정당이 국가 현대화에 대한 비전이나 신뢰를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성실하게 통치하는 것보다 통치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자민당의 이탈에 대해 “상반된 견해에도 불구하고 타협에 이를 수 있었는데 유감스럽다"며 “역사에 남을 만한 날"이라고 말했다.
자민당과 녹색당은 독일에 정착한 난민의 가족을 추가로 데려오는 문제를 놓고 대치했다. 녹색당은 연간 이민자 수를 20만 명 수준으로 제한하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해외에 있는 가족들이 독일에 들어온 난민 등을 만나러 오는 것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난민이 과도하게 쏟아져 들어오던 지난해 독일 정부는 가족의 입국을 제한하며 유입 규모를 조정했는데, 자민당은 이 같은 제한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했다.
협상장을 빠져나가는 독일 자민당 대표 [EPA=연합뉴스]

협상장을 빠져나가는 독일 자민당 대표 [EPA=연합뉴스]

녹색당은석탄화력 발전소의 상당수를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자민당 등은 산업과 일자리 보호 등을 고려하면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동독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해 걷고 있는 연대세에 대해서도 자민당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갈등 요인이었다.
메르켈 총리는 자민당을 다시 설득해 협상장에 데려오거나 그렇지 않으면 녹색당과만 과반 의석에 미치지 못하는 소수 정부를 운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독일에선 2차 대전 이후 소수 정부가 꾸려진 적이 없는 데다 의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연정에 참여하지 않은 정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개별적인 지지를 받아야 가능해지기 때문에 집권당의 입지가 늘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정 협상 결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정 협상 결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두 방안이 모두 여의치 않게 되면 다시 총선을 치르는 수도 있다. 하지만 재선거가 열릴 경우 지난 총선에서 13%를 얻으며 제3당으로 급부상한 AfD가 더 많은 표를 얻을 가능성도 있어 메르켈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독일 일간 빌트는 연정 협상이 끝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메르켈의 총리직도 위태로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르켈의 소속 정당은 지난 총선에서 1위를 하긴 했지만 득표율이 33%에 불과해 연정을 통한 과반 의석 확보가 긴요한 상황이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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