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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재판 42일만에 재개…불출석 시 '궐석재판' 진행

변호인단 총사퇴로 중단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이 27일 재개된다. 42일 만에 열리는 재판에는 지난달 새로 선임된 국선변호인 5명이 참석한다. 하지만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아직까지 변호인 접견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상적인 재판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7 오전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7 오전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은 20일 “27일 오전 10시에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손경식 CJ 회장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증인으로 나온다. 2013년 7월 박 전 대통령이 손 회장에게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혐의(강요미수)와 관련해서다.

 
이날 재판에선 새 변호인들이 직접 증인신문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6일 검찰로부터 12만쪽에 달하는 기록을 넘겨 받은 변호인들은 기존에 심리되지 않은 혐의들을 위주로 먼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의 전 변호인은 “전체 사건 중 30~40%에 대한 심리가 남았다고 보면 된다”며 “이미경 부회장 관련 강요미수 공소사실은 그중에서도 비교적 검토할 내용이 적은 혐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달 16일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의 추가 구속 결정에 대해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고 말한 박 전 대통령은 다음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재판은 잠정 중단됐다.
 
박 전 대통령은 새 변호인들을 만나지도 않았다. 국선 변호인들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서울구치소를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접견 의사를 물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두 차례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혀 변호인들이 정식 접견 청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전경. [사진 서울구치소 홈페이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전경. [사진 서울구치소 홈페이지]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해 인치할 수 없다고 인정되면 국선변호인만 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궐석 재판은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향후 1심 판결에 대한 흠을 남길 수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 결과의 정당성을 깎아내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친박 정치권 인사들이 이를 문제삼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울구치소 앞에 모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울구치소 앞에 모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재판 받을 권리를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선고 결과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재판 외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나 재판부 입장에선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변호인단은 전 변호인단이 낸 변론요지서와 증인신청 목록 등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피고인의 이익을 추정해 변론할 수밖에 없다. 국선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변호인들이 최대한 합리적으로 추측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17·18일 전 변호인이었던 유영하 변호사와 일반 접견을 한 뒤로 아무와도 만나지 않고 있다. 유 변호사는 접견 이후에 책 여러 권을 영치품으로 넣었다고 한다. 지난 16일엔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서울성모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진료를 받았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전 변호인들이 사퇴한 뒤론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는다”며 “지지자 등으로부터 편지가 수십통 와있지만 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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