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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날 지진으로 운동장 대피하면 '시험 무효'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시험장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시험장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수능 시험 전에 또 다시 지진이 나도 이달 23일로 예정돼 있는 수능은 그대로 치른다. 시험을 치르는 중에 가벼운 지진이 발생하면 중단없이 시험을 계속하거나 잠시 책상 밑으로 대피했다가 다시 치른다. 그러나 심한 지진으로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대피해 시험이 중단되면 그 학생들의 시험은 무효가 된다. 
 
교육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시험 범부처 지원대책 및 포항 수능 시험장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다음은 교육부 및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시험 전에 큰 지진 오면 또 연기 할 수 있나.
수능을 또 다시 연기하는 일은 없다. 시험일 전에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해도 23일 예정된 수능은 그대로 강행한다. 현재 수능을 또 연기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입시 일정이 빠듯하고 수능 출제위원과 인쇄 인력 등 730여명을 계속 격리하기도 어렵다. 수능 시행 중에 시험이 중단돼도 문제를 다시 출제하는데 60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올해 입시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 23일엔 그대로 시험을 볼 수 밖에 없다.(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
 
포항 지역 수험생은 어디에서 시험을 치르나
14개 시험장 중 포항고·포항여고·포항장성고·대동고 4곳에서 시험을 볼 예정이었던 수험생은 각각 포항제철중·포항이동중·오천고·포항포은중으로 시험장이 바뀐다. 나머지 10개 시험장은 그대로 시험을 치른다. 단, 시험 시작 전에 여진이 크게 발생하면 상황에 따라 경북 경산·영천 등에 마련한 12개 예비 시험장으로 이동해 시험을 치를 수 있다.(이진석 실장)
포항지구 수능고사장 대책

포항지구 수능고사장 대책

수험생들은 22일 예비소집일에 확정된 시험장을 알 수 있다. 22일 오후 2시에 지난주(15일) 예비소집을 했던 학교로 다시 가면 된다. 포항 외 지역 수험생들의 경우, 고사장은 바뀌지 않지만 시험을 보는 교실은 바뀔 수 있다.

 
포항 수험생들은 예비소집 전에 또 지진이 날 경우에는 포항 외 지역에 마련한 12개 예비 시험장에 배치될 수 있다. 수능 날에는 시험장에 따라 수험생 개별적으로 이동하거나 시험장에 모여 버스로 단체 이동할 수 있다.
 
예비소집 이후에는 수능 시험 시작 전까지 지진이 나더라도 자신의 시험장으로 가야한다. 만약 피해가 클 경우에는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예비 시험장으로 이동한다. 교육부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포항 전 시험장에 200~250대 버스를 준비할 계획이다. 예비 시험장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시험 종료시간을 늦춰 불이익을 최소화한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시험을 치르는 도중에 큰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 단계별 가이드라인에 따라 다르다. 가벼운 진동이 느껴지는 ‘가 단계’는 시험을 그대로 치르는 게 원칙이다. 진동이 느껴지지만 안전에 큰 위협이 없는 ‘나 단계’에서는 시험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시험을 일시 중단하고 학생들은 책상 아래로 대피한다. 시험 감독관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후에 시험을 재개한다. 진동이 크고 창문이 깨지는 등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일 때는 학교장과 시험 감독관이 위험 정도를 판단해 시험 중단 여부를 정한다. 책상 아래로 대피했다 시험을 재개할 수도 있고, 운동장 등 교실 밖으로 대피할 수도 있다.(이주희 교육부 대입제도과장)
 
운동장으로 대피한 학생들은 어떻게 되나.
교실을 벗어나서 대피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면 시험은 무효 처리된다. 위험한 상황이 지난 후에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운동장으로 대피했다 다시 시험을 재개하지는 않는다.(이주희 과장)
 
 
이에 대해 주명현 교육부 대변인은 "무엇보다 학생 안전이 우선이라 위급 시에는 학교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며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 다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장으로 대피했다가 다른 시험장으로 이동해 시험을 재개하지 않고 무효 처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시험장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시험을 보는 것은 부정행위 우려 등 공정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일선 학교의 평가는 엇갈린다. 황순홍 양서고 교감은 "지진때문에 수능이 무효가 되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시험 무효는 적절한 조치다. 운동장으로 대피할 정도 지진이 발생하면 심리 상태가 불안해져 부정행위를 떠나 시험을 치르기 어려워질 것이다"면서도 "다만 이 학생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시험이 중단된 학생들의 성적은 어떻게 되나.
아직 그에 대한 방안은 발표하기 어렵다. 국가재난사태인 만큼 추후에 논의할 수밖에 없다. 이 학생들의 수능성적이 자연재해로 무효처리 될 때 재시험을 치를지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이창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
 
실제 운동장으로 대피할만큼 학교 건물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시험이 무효가 되기 때문에 입시에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취재진이 '최악의 경우'에 대한 계획을 재차 묻자 이창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내부적으로 방안을 논의한 것은 있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최악의 경우'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한 교육 당국 관계자는 "수능 연기 발표 이후 지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정부 방침으로 발표하게 되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안정적 시험 진행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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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중단은 누가 결정하나.
수능 시험은 시험장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교장이 최고 책임자라고 볼 수 있다.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시험을 그대로 치를지, 중단할지 결정하게 된다.(이주희 과장)
 
교장은 어떤 정보를 보고 시험 중단을 결정하나.
기상청과 모든 학교장이 앱으로 핫라인이 형성돼 있다. 기상청에서 시험지구가 가단계인지, 나단계인지를 진동이 있고 나서 바로 전달할 것이다. 각 학교 교장들은 이를 보고 시험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최은옥 교육부 대학정책관)
 
학생들은 지진이 오면 본인의 판단에 따라 대피할 수 있나.
학생들은 수능 시험 도중 지진 발생시 감독관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책상 밑으로 숨을지, 운동장으로 대피할지 여부 등이다. 학생 임의로 행동하면 부정행위가 될 수 있다.(이주희 과장)
 
시험을 치르는 교실마다 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책상 밑 대피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대피한 시간만큼 시험 종료 시간이 늦춰지기 때문에 같은 시험장 안에서도 교실마다 시험 시간이 달라지게 된다. 이 경우에는 가장 늦게 시험을 마친 교실을 기준으로 종료 시간을 맞춘다. 먼저 시험을 마친 교실 수험생은 실내에서 대기한다.
 
학생들에게 이에 대한 안내를 하나.
수능 전날인 22일에 전국 모든 고사장에서 예비소집을 진행한다. 시험장에 갖고 갈 수 없는 물품과 부정행위 안내 외에 지진 대피 매뉴얼에 대해 교육하고 훈련할 계획이다.(이주희 과장)
 
남윤서·전민희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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