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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TF, "2008년 태광실업 세무조사 중대한 조사권 남용"

‘세무조사 적폐’를 조사한 국세행정 개혁 태스크포스(TF)가 지난 2008년 태광실업 특별 세무조사에 대해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국세청장에게 적법 조치 및 재발방치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특히 태광실업 세무조사 과정에서 비판이 제기된 ‘교차 세무조사’에 대해 개선방안을 즉시 마련하고, 이행 여부에 대해 감사원 등 외부기관의 객관적인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광실업 조사 건 이외에 정치적 세무조사가 의심된 여러 조사에 대해선 이렇다 할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아 ‘반쪽 조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행정 개혁 TF가 2008년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해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2008년 조세포탈과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 오른쪽에서 둘째 ) 이 서울구치소로 가기 위해 서울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중앙포토]

국세행정 개혁 TF가 2008년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해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2008년 조세포탈과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 오른쪽에서 둘째 ) 이 서울구치소로 가기 위해 서울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중앙포토]

국세 행정 개혁 TF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과거 세무조사 점검결과’를 내놨다. 지난 8월 출범한 민관합동 TF는 그간 여러 정치적ㆍ공정성 논란을 빚어온 세무조사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ㆍ언론 등을 통해 문제가 제기된 과거 세무조사 62건에 대해 점검을 했다.
 
점검결과 태광실업 및 정산개발 등 박연차 전 회장이 소유한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해 TF는 “조사 과정 전반에서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2008년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였던 박연차 전 회장이 경영하던 태광실업에 대한 전격 세무조사에 나섰다. 부산에 근거지를 둔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로는 이례적으로 국세청의 중앙수사부 격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부가 투입됐다. 교차조사 제도를 활용했다. 교차조사는 특정 지역에서 장기간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에 대해 공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납세지 관할이 아닌 조사관서에서 조사하는 제도다. 또 당시 국세청은 정산개발 등 태광실업 관련 수십 개를 추가로 조사했다. 그리고 세무조사가 종료되기 전인 2008년 11월 국세청은 검찰에 태광실업과 정산개발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즉각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가 박연차 회장 측으로부터 640만 달러가량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는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TF는 ^명확하지 않은 교차조사 선정사유 ^교차조사 과정에서 과도한 관련인 추가 선정 및 조사범위 확대, ^이례적으로 단기간의 교차조사 신청ㆍ승인 기간 ^중복조사 실시 ^특정인의 과도한 개별 조사관여 정황 등이 조사권을 남용해 세무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위배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TF는 국세청장에게 ”공소시효의 도과 여부 등 법적 요건을 검토해 적법 조치하고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 또 조사권 남용 수단으로 지적받아온 교차 세무조사에 대해선 근본적인 개선 방안 마련을 즉시 시행하고, 적정 이행 여부에 대해선 감사원 등 외부기관의 객관적인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TF는 또 2011년 6월 박근혜 정부에서 촛불집회를 주동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김제동ㆍ윤도현 씨가 소속된 다음 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해 “서류상으로는 조사권 남용을 확인할 수 없었으나, 조사 대상 선정과 관련해 언론 보도 문건으로 볼 때 조사권 남용 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최순실 씨의 단골 성형의인 김영재 의원 원장의 중동 사업 진출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2015년 4월부터 이현주 대원어드바이저리 대표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서류상으로 조사 진행 과정에서 조사권 남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라며 “특검수사 과정의 관련인 진술 기록 등으로 볼 때 조사권 남용 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안들은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TF는 국세청장에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TF는 정치적 중립성 및 외압 논란이 있었던 다른 세무조사에 대해선 별다른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TF 활동의 적절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기본법상 TF 외부위원들이 세무조사자료를 열람할 수 없는 등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외부위원의 자료접근권 등을 들어 “실효성이 없고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TF에 참여한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최선을 다했지만 내부 문서 접근 불가 등의 한계가 있었다”라며 “세무조사 외압 의심 규명하려면 당시 해당 실무자를 인터뷰해야 규명이 가능한데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것도 아쉬웠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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