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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만나는 시인 고은의 만인보(萬人譜) 서재

21일 서울도서관에 개관할 '만인의 방'. 고은 시인이『 만인보 』를 집필할 때 머물렀던 경기 안성시의 서재를 그대로 옮겨왔다.[사진 서울시]

21일 서울도서관에 개관할 '만인의 방'. 고은 시인이『 만인보 』를 집필할 때 머물렀던 경기 안성시의 서재를 그대로 옮겨왔다.[사진 서울시]

 
원로시인 고은(83)이 연작시 『만인보(萬人譜)』를 집필하던 경기도 안성시 서재가 서울도서관(옛 서울시청사)에 재현된다. 서울시는 서울도서관 3층 서울기록문화관에 고은 시인의 서재를 재구성한 ‘만인의 방’(60㎡)을 조성했다고 20일 밝혔다. 일반에는 21일 공개된다.   
 
고은 시인이 경기 안성시 자신의 집 서재에 있는 모습. 그의 바로 앞 책상이 『 만인보 』를 집필한 '만인보 책상' 이다. [중앙포토]

고은 시인이 경기 안성시 자신의 집 서재에 있는 모습. 그의 바로 앞 책상이 『 만인보 』를 집필한 '만인보 책상' 이다. [중앙포토]

 
『만인보』는 1986년부터 2010년까지 고은 시인이 25년간 쓴 4001편의 인물시(詩)를 총 30권으로 엮은 연작시집으로 ‘시로 쓴 한국인의 호적’이라고 불린다. 시집에 등장하는 인물만 5600여명이다.  
 
‘만인의 방’은 『만인보』 집필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고은이 집필 당시 사용한 서가와 책상(일명 ‘만인보 책상’), 『만인보』 육필원고를 만날 수 있다. 인물 연구자료와 도서 3000여 권, 메모지 등도 전시한다. 고은이 평소 사용하던 안경·모자·옷 등도 만날 수 있다.    
 
'만인의 방'에는 고은 시인이 기증한 안경과 펜, 육필원고 등이 전시된다. [사진 서울시]

'만인의 방'에는 고은 시인이 기증한 안경과 펜, 육필원고 등이 전시된다. [사진 서울시]

 
‘만인의 방’은 고은 시인이 이름 붙였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고은 시인은 '만인보 대신 만인의 방이라 정하면 시민과 내가 느끼는 소속감이 더 강해질 거라 생각했다'는 의미를 밝혔다”고 전했다.      
  
개관을 기념한 전시 주제는 ‘민(民)의 탄생’이다. 『만인보』 중에서 한용운·김구 등 항일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시들의 육필원고 원본이 전시된다. 원본은 주로 이면지나 광고전단으로 돼 있다. 고은은 평소 “종이는 나무를 죽이는 문명이다. 술은 아끼지 않아도, 종이는 아낀다”고 말해왔다. 향후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시들의 육필원고 원본도 잇따라 전시된다.  
 
‘만인의 방’ 조성 사업은 서울시가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추진하는 기념사업 중 하나다. 『만인보』 30권에 해당하는 육필원고 1만여장은 PDF 형식으로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정보 전달 기기)에 담겨 전시된다.  
 
시민 누구나 참여해 시를 쓸 수 있는 ‘만인보 이어쓰기’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정수 관장은 “시민이 『만인보』 4002편을 제작하는 셈이다. 작품이 쌓이면 책자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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