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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빅데이터·모바일 활용 간호서비스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시스템 강화”

‘환자 중심’은 세계 의료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이를 위해 많은 병원이 간호서비스 개선과 간호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의료서비스의 질이 결국 환자 최접점에 있는 간호에 의해 좌우될 수 있어서다. 첨단 통합시스템으로 환자 정보를 교류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간호 업무를 개선한다. 지난 14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간호 역량 강화를 주제로 열린 ‘한림-UCLA 국제학술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한 미국 UCLA 메디컬센터 캐런 그림리 간호부장과 한림대성심병원 김종란 간호부장을 만나 미래 간호 역량의 핵심에 대해 들었다.
 
캐런 그림리 UCLA 메디컬센터 간호부장                       김종란 한림대성심병원 간호부장

캐런 그림리 UCLA 메디컬센터 간호부장 김종란 한림대성심병원 간호부장

최근 주목 받는 ‘환자 중심 의료’의 핵심은 무엇인가.
김종란(이하 김)= 환자 중심 의료의 근거이자 바탕으로 ‘환자경험 관리’를 꼽을 수 있다. 환자경험 관리란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 받을 때 모든 과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이에 참여하며 어떤 치료 결과를 얻는지 기획·평가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간호사들이 조율한다. 가장 환자 가까이에서 일하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다. 캐런 그림리(이하 그림리)=최근 세계의 많은 병원이 ‘환자 중심’에 가치를 두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3년 전 부터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서의 경험에 대해 조사·평가하기 시작했다. 이를 순위로 매겨 미 전역의 병원 중 50% 이하로 떨어지면 보험급여에 불이익을 준다.
 
의료에서 간호 역량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그림리=미 간호사협회는 최고의 간호 역량을 가진 병원을 평가·인증하는 ‘마그넷(Magnet)’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병원 경영자가 변화의 의지가 있는지, 새로운 지식을 간호 행위에 적용하는지 등을 평가한다. 1500쪽 분량의 서류를 제출하고 직접 현장 평가를 받는다. 미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대돼 현재 400여 개 병원이 마그넷 인증을 받았다. UCLA 메디컬센터도 그중 하나다. 안전하게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는 증거다. 김=간호에서 현장 업무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림대의료원은 올여름 경기도 안양시에 350㎡ 규모의 한림시뮬레이션센터를 설립했다. 국내 최초로 병원 의료진만을 위해 만든 시뮬레이션 시설이다. 의사·간호사가 임상에 투입되기 전 실전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인체 모형과 고기능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시술·수술을 반복 연습하고 각종 응급 상황에서 대처 능력을 향상시킨다.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간호 업무의 변화도 궁금하다.
김=임상 빅데이터를 분석해 간호 업무에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어 5년간 모은 낙상 환자의 기록을 통해 사고의 특징과 발생 요인, 환자가 복용 중인 약물 등을 추려냈다. 자정부터 새벽 3시 사이의 낙상은 배뇨를 위해 잠에서 깬 뒤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수면 전에 배뇨할 것을 권장하고, 낙상을 유발한 주요 약물을 찾아내 이를 복용 중인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검사실 이용자 수를 시간대별로 분석해 오전에 환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는 등 병원 운영에도 적용한다. 그림리=얼마 전 빅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의 통증 요인을 분석하니 수술보다 정맥주사에 고통스러워하는 환자가 더 많았다. 그래서 환자에게 통증 크림을 바른 뒤 약 20분간 마취되기를 기다렸다가 주사를 놓는 등 세심하게 서비스를 개선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한 뒤 요양원으로 갈 때 그동안의 데이터를 전달해 끊김 없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돕기도 한다.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한다.
 
현재 적용 중인 환자 중심 서비스가 있다면.
그림리=UCLA 메디컬센터는 약 5년 전 환자와 소통하는 서비스 ‘CICARE’를 개발했다. 병원의 모든 직원이 환자와 가족에게 해야 할 행동을 적은 것으로 접촉(Connect), 소개(Introduce), 소통(Communication), 묻기(Ask), 답하기(Respond), 만족스러운 퇴원(Exit) 등을 포함한다. 처음에는 직원 평가를 하는 등 서비스 도입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았다. 김=환자가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하도록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담당 의사가 회진 시작 전 입원 환자에게 ‘곧 방문한다’는 문자를 전송하고 입원 환자에게 입원 식단 및 중간진료비 조회 같은 편의 정보를 주는 애플리케이션도 만들었다.
 
미래의 간호 교육에서 강조해야 할 부분은.
그림리=표준화된 간호 서비스를 하려면 간호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UCLA 메디컬센터는 간호사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간호대와 손잡고 콘퍼런스를 많이 열면서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석사 이상 학위를 가진 간호사는 학교에서 가르칠 기회도 준다. 학생들 또한 이론과 함께 현장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미래의 환자 중심 의료에서는 간호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모든 이의 중간에 서 있는 간호사의 조율이 환자 안전의 핵심이 될 것이다. 김=환자 중심 의료에 있어 간호사는 의사가 하기 어려운 역할을 한 가지 더 맡는다. 환자 가까이에서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이다. 간호 업무가 쉽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는 이도 많다. 이직률이 높은 신입 간호사들이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서에 신입 간호사가 배치되면 부서별 매뉴얼에 따라 한두 달 동안 선배 담당자와 동행하며 교육을 받는다. 실무 기술뿐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의 대처법을 배우고 개인적인 상담도 받는다. 경력·관리자 간호사를 대상으로 ‘스위칭 드라마’라는 역할 연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병원 내 여러 직군을 간접적으로 체험함으로써 서로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을 준다. 간호사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변화도 필요하다. 간호 인력의 적절한 수급과 처우 개선 등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돼야 한다. 
  
한림-UCLA 컨퍼런스는-
국내 유수 의료기관인 한림대의료원과 병원 경영 및 환자 경험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 UCLA 메디컬센터가 간호 역량 강화를 위한 임상 교류 차원에서 마련한 콘퍼런스다. 2015년 국제교류 협약 체결 이후 매년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의료기관 중 하나인 UCLA 메디컬센터는 첨단 의학뿐 아니라 혁신적인 경영과 환자 서비스 부문에서 앞선 기관으로 평가 받는다. 올해 콘퍼런스에서는 ‘간호 역량 강화’라는 주제 아래 각 의료기관의 간호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 기술, 환자 서비스 사례 등을 공유했다.
 
글=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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