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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대기 줄 마지막 손님에게는 팔지 마라

기자
김민철 사진 김민철
‘마신(마케팅의 신)’이란 필명을 사용하는 김민철입니다. 현재 ‘야나두’라는 영어 교육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의 성공을 돕는 프로 마케팅을 강연하고 있습니다. 많은 소상공인이 간단한 마케팅 상식이나 포인트를 몰라 인생의 전부를 건 승부에서 패배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잘되는 매장에는 특유의 마케팅 포인트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간단하고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마케팅 꿀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중국의 먹거리는 못 먹는 순간엔 지옥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적응하는 순간, 천국처럼 여겨진다. 필자는 중간 정도 적응했으니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중이다. 최근 중국 물가가 올라 대도시 식당에서는 한국 식당 가격과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 가격은 여전히 놀라울 만큼 저렴하다. 중국 특유 향신료와 정체불명 재료가 많아 가격이 싸도 중국 길거리 음식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실패 확률을 낮출 방법이 있다. 바로 바비큐 음식을 택하는 것이다

 
 
중국 선전 거리의 오징어 꼬치를 굽는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김민철]

중국 선전 거리의 오징어 꼬치를 굽는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김민철]

 
매콤한 냄새가 진동해 주위를 둘러보니 오징어 꼬치가 눈에 들어왔다. 점원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꼬치 60개를 양손에 들고 철판 위에서 굽고 있었다.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 오징어 꼬치를 반드시 먹으리라’고 다짐하며 줄의 끝을 찾았다. 60개 정도 되는 오징어 꼬치가 다 익어 팔기 시작한다. 대강 머릿수를 세어 보니 10명 정도가 내 앞에 서 있다. 1인당 평균 4~5개 정도를 구매하는 것을 보며 나까지는 먹을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
 
 
기다리는 동안 기대감 커져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분명 오징어 꼬치가 남아 있는데, 나에게는 그걸 팔지 않고 기다리라는 손짓을 한다. 중국어를 잘하지 못하니 뭐라 항의하지 못하고 기다렸다. 상인의 다음 행동은 더 이상했다. 나에게 팔아야 오징어가 다 익었는데도 그냥 손에 쥔 채로 새로운 오징어 꼬치 사이에 섞더니 다시 철판에 굽기 시작했다. ‘아니, 이 사람 뭐 하는 거야. 이미 익은 꼬치를 나에게 팔아’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일단 묵묵히 또 10분을 기다렸다.
 
꼬치 상인은 다시 음악에 맞추어 오징어 꼬치를 구워, 매콤한 향기를 풍기며 새로운 손님을 모았다. 내 뒤로 다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긴 줄이 다시 이어졌다. 드디어 내 차례가 돌아왔다. 원래는 3개만 사려고 했지만 20분을 기다린 게 아까워 5개를 구매했다. 그런데 이 상인은 조금 전처럼 또 손님 두어 명을 남겨두고 꼬치 판매를 중단했다. 분명 손에 다 익은 꼬치를 들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건 비단 중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홍콩 침사추이에 있는 라면집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가게에 들어가 홀 안쪽을 보았더니 테이블 2~3개가 비어 있는데도 손님을 안으로 들이지 않고 계속 줄을 세운다. 그리고 줄이 있는 벽면에 음식점 역사를 설명하는 액자가 걸려있고 장식장에는 상패가 놓여있다. 기다리는 동안 충분한 식욕과 기대감을 부풀리는 것이다.
 
 
홍콩 침사추이의 한 라멘집에는 홀 안쪽에 테이블이 3개 비어있는데도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김민철]

홍콩 침사추이의 한 라멘집에는 홀 안쪽에 테이블이 3개 비어있는데도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김민철]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상술. 바로 ‘줄 세우기’이다. 국내에서도 줄 세우기 마케팅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가장 흔한 방법이 ‘예약 푯말’이다. 밖에서 기다리다가 안을 보면 ‘예약’이라고 적혀있는 푯말이 빈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 기다린 끝에 들어가서 안내받은 곳은 푯말이 놓여있던 좌석이다.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혼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예약자가 오지 않아 일찍 들어올 수 있었나 보군.’ 물론 실제로 예약자가 취소한 경우이겠지만 가끔은 아닌 경우도 있다.
 
만약 무작정 예약 푯말을 이용해서 줄 세우기를 시도하려 한다면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줄 세우기를 마케팅적 방법만으로 이용한다면 그건 단순한 상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극단적인 사례를 소개했지만, 분명 손님과 주인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영업시간과 휴식시간을 구분해서 손님을 맞이하는 방법이다. 이는 서로 간에 유쾌한 줄서기라고 생각한다. 서비스를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고, 소비자는 보다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테이블 숫자를 줄여라 
 
 
8명 좌석의 큰 테이블 하나로 운영되는 '원 테이블 식당'. [중앙포토]

8명 좌석의 큰 테이블 하나로 운영되는 '원 테이블 식당'. [중앙포토]

 
다음으로 테이블 숫자를 줄여라. 테이블을 지나치게 많이 배치해 비어 있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테이블을 줄여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가게가 꽉 차 보이는 효과를 만들기를 권한다. 물론 테이블 회전 숫자, 일일 목표 매상 등 이유를 들며 반대하는 분도 있겠지만, 비어 있는 모습보다는 오히려 꽉 찬 상태에서 손님이 줄을 서고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본다. 그리고 손님 숫자가 적으면 그만큼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업시간과 휴식시간 구분해 손님 맞아야
 
 
레스토랑 맛집 검색 및 예약 서비스 앱. [사진 App Store 화면 캡쳐]

레스토랑 맛집 검색 및 예약 서비스 앱. [사진 App Store 화면 캡쳐]

 
마지막으로 예약을 활성화하라. 최근에는 예약을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많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예약은 점주에게도 고객에게도 좋은 결과물을 안겨 준다. 점주는 정확한 고객 숫자를 파악할 수 있어서 좋고, 고객은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좋다. 그러면 또 ‘예약부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개선한 앱도 있다. 분명 시간이 지날수록 예약문화가 더 활성화될 것이다. 이유는 그것이 서로에게 더 좋기 때문이다.
 
줄 세우기 마케팅을 소개하면서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마케팅은 양념이지 본질이 아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고객이 알아서 줄을 설 것이다. 줄을 선 고객을 위해 추가로 줄 수 있는 감동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욱 많은 사람이 줄을 설 것이다. 따라서 줄을 세우는 방법을 연구하기보다 고객이 줄을 설 수밖에 없는 서비스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철 야나두 대표 01@saengs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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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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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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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