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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동업, 일단 결정하고 나면 한눈만 뜨고 보라

기자
김진상 사진 김진상
동업. [중앙포토]

동업. [중앙포토]

 
‘동업하지 말아라’를 불문율로 여기는 사업가가 많다. 혼자 사업해야 빠르고 명확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동업은 결혼과 같다고 한다. 그러나 그 결혼은 이혼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혼의 아픔은 크다. 동업이 금전적 이해관계까지 얽힌 비극적 종말이라면 더 아프다. 이미 창업의 불확실한 리스크로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거기에 동업 리스크까지 짊어져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
 
혼자 수년간 투입할 사업자금이 넉넉하고 사업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갖고 있어 나머지는 사람을 고용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면 굳이 동업할 필요는 없다. 몇 번의 성공적 창업을 통해 경영노하우를 잘 터득해 시장의 빠른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고 대응하면서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혼자 살아도 부족함이 없어 결혼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있듯이, 동업이 창업 성공의 열쇠는 아니다. 본인에게 맞는 길을 선택하면 된다.


 
외롭고 고통스러운 창업
 
창업 과정은 외롭고 고통스럽다. 분명한 비전이 있고 사업이 아무리 잘 되더라도 수시로 두려움이 밀려온다. 방금 외근 나간 핵심 영업인력이 교통사고를 당하면 어쩌지 하며 쓸데없는 걱정에 일이 손에 잘 안 잡힌다. 워크숍에서 조금 전까지 팀 빌딩 과제를 놓고 토론하면서 임직원들과 속내를 털어놓으며 유대감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자기 방에 돌아와 덩그러니 앉아 있으려니 왠지 모를 소외감이 엄습한다. 
 
아내조차 창업가의 고뇌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쉽지 않다. 이런 고민과 두려움을 투자자나 임직원들에게 섣불리 털어놓았다간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에 십상이다. 창업가가 외로움과 고통, 두려움을 술에 의존하는 등 일시적 스트레스 해소수단으로 해결하려는 순간 성공은 저 멀리 도망간다.
 
 
창업가의 고뇌. [중앙포토]

창업가의 고뇌. [중앙포토]

 
전략적 방향, 자원의 분배, 사소한 비용처리 등의 의사결정에서 두려움과 중압감에 시달리는 것이 사업이다. 철저한 분석과 디테일에 집중할 때면 두려움과 중압감은 훨씬 커진다. 이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의 하나가 주변에 좋은 외부 자문가를 두는 것이나 그런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바로 이런 경우 동업자가 있다는 것은 큰 용기와 위로가 된다. 각자가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참고 노력한다면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주변의 친한 지인이 공감하고 감동하지 않는 아이디어에 고객이 반응할 리 만무하다. 내 사업아이디어에 열정과 비전을 갖고 직접 참여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창업 초기에 이보다 더한 우군은 없다.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확신시키는 능력은 창업가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 능력은 원하는 동업자를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연마할 수도 있다. 내 아이디어에 전적으로 지지를 보내는 동업자가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신호다. 동업자는 나의 최초 고객이자, 내 제품을 적극적으로 테스트하고 널리 알릴 얼리어답터다.


 
동업자는 최초의 고객
 
완벽한 사람은 없다. 부족한 사람끼리 모여서 완벽을 추구할 수는 있다. 마케터는 기술자를, 기술자는 마케터를, 전략기획자는 실행자를, 실행자는 전략기획자를, 이성은 감성을, 감성은 이성을, 트랜드 팔로워는 본질추구자를, 본질추구자는 트랜드 팔로워를, 스페인시장 전문가는 미국시장전문가를, 미국시장 전문가는 스페인시장 전문가를…. 다름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강화할 수 있다. 다름에서 기인하는 상호 간의 의견충돌은 발전과 혁신을 위한 통과의례다.
 
결혼하게 되면 다름이 극명하게 드러나 수많은 다툼을 유발하지만, 이를 통해 장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해 성숙한 인생을 살게 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극소수의 인원으로 수많은 돌출 변수를 감당해야 하는 스타트업 업무는 역할 분담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설령 동업자가 나와 역량이 비슷해도 서로의 역할을 번갈아 가며 맡아가며 창의적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


 
동업자의 7가지 조건
 
 
4차산업혁명 전진기지. 버려진 항구였던 핀란드 헬싱키의 ‘칼라사타마’가 스마트시티로 거듭난다. 2013년 공사에 착수해 2030년까지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스마트그리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총동원한다. 공사 중인 신도시 전경. [사진제공=헬싱키시]

4차산업혁명 전진기지. 버려진 항구였던 핀란드 헬싱키의 ‘칼라사타마’가 스마트시티로 거듭난다. 2013년 공사에 착수해 2030년까지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스마트그리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총동원한다. 공사 중인 신도시 전경. [사진제공=헬싱키시]

 
인공지능, IoT, 자율주행, 카 쉐어링, O2O,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이 소용돌이치는 ‘초연결시대’다. 초연결시대는 개방형 문화다. 개방형 문화는 공유, 협력, 투명, 권한위임, 공정, 수평, 신뢰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 특징을 얼마나 회사와 제품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시대 흐름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동업관계가 지속 가능하고 발전적 성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위 7개의 특징을 갖춰야 한다.
 
결혼관계에선 배우자를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동업은 서로를 배려하고 공감하며 존중해야 성공한다. 당연히 이 능력은 사업 성공의 크기도 좌우한다. 나의 배려·공감·존중 능력은 얼마나 되는지, 동시에 동업자도 이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알아보자. 
 
결혼을 통해 얻는 기쁨과 열매는 무조건 똑같이 반반 나누는 산술적 분배가 아닌, 신뢰를 기반으로 공평·공정한 나눔의 행위에서 나온다. 배우자를 고를 때처럼 동업자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성공한 결혼이 인생을 풍족하게 하듯이, 성공한 동업은 사업의 미래를 살찌게 한다. 결혼과 마찬가지로 동업도 상대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인생관을 가졌는지를 이해해야 상대의 의견과 행동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결혼이 이혼으로 끝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동업을 통해 이룬 성공은 투자지분만큼 과실이 나뉘지만 실패하면 온전히 개개인의 몫이 된다. 실패한 동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법대로 해!’라며 핏대를 세우고 다투는 모습이다. 사실 법대로 하기는 동업을 하기로 결정하기 이전에 계약 과정에서 끝냈어야 했다. 사람들은 동업 실패 사례를 여간해서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성공 사례만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동업이 가진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많다. 경험이 부족한 창업 희망자와 동업을 하는 것은 마치 청소년기를 막 넘긴 남녀끼리 소개팅하고 다음 날 결혼하는 것과 같다. 상대가 완벽해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결혼 이전까지는 두 눈을 부릅뜨고 상대를 봐야 하지만 결혼 후엔 한눈을 감고 살라는 말이 있다. 동업의 장점을 온전히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음 호에서 함께 살펴보자.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jkim@amplus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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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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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