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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통령 지시, 서면으로 남겨야” 국정원법 손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원 개혁을 위해 대폭적인 국가정보원법 개정에 나선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이 이번 주 내 국정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로 했다. 대통령이나 국정원장의 지시는 반드시 서면으로 기록을 남기고 독립적인 정보감찰관을 신설하는 내용이 골자다.
 
김 의원은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국정기획자문위 외교안보분과 위원 시절부터 청와대와 국정원 개혁의 큰 그림에 대해 교감을 나눠 왔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13일 국정원 개혁위가 발표한 국정원 개혁 방안을 뒷받침하는 법적 토대인 동시에 정부가 구상하는 개혁 방향까지 반영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19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국정원법 개정안은 ▶명칭 변경(국정원→해외안보정보원) ▶범죄수사권 폐지 ▶국정원 직원 일탈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등 국정원 개혁위 등에서 제기된 개혁안을 총망라했다.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요지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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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정안 중 새롭게 추진되는 방안은 국정원 업무를 독립적으로 감찰할 수 있도록 국정원 외부 출신의 정보감찰관 3명을 두도록 한 제도다. 개정안은 차관급 정보감찰관 1명과 2명의 1급 감찰관을 두도록 했고 임기는 3년으로 했다. 국정원장이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안이다.
 
개정안은 또 대통령과 원장이 업무를 지시하거나 특정 보안업무 수행을 요구할 때 서면으로 기록을 남기도록 의무화했다. 긴급성이 요구되는 경우 예외가 적용되지만 이 경우에도 48시간 이내에 서면으로 작성해 보관해야 한다. 국정원이 최고권력자의 사설기관으로 전락하는 걸 막자는 취지다.
 
국정원 직원의 정치관여 금지 조항도 세부안을 확대하고 처벌은 대폭 강화했다. 우선 불법감청 금지 조항을 신설해 법에 규정되지 않은 감청이나 타인 간 대화의 녹음·청취를 금지했다. 또 국정원 정치댓글 사건의 재발 방지 차원에서 특정 정당·이념을 위해 정치적 의견 개진을 하거나 관제 집회 사주·유도 등을 못하도록 했다. 정치관여죄·직권남용죄에 대해서는 처벌 강도를 기존 7년 이하 징역과 7년 이하 자격정지에서 3년 이상 징역으로 높였다.
 
개정안의 또 다른 핵심 축은 국정원 돈 흐름에 대한 ‘현미경 통제’를 강화한 부분이다. 국정원 예산은 편성 단계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총액으로만 제출하도록 돼 있어 베일에 싸여 있고 쌈짓돈처럼 쓰인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수공작비 사용 시 건별로 국회 정보위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며, 특수공작비 외 항목은 국회 정보위에 공개해야 한다. 결산보고서도 원장이 매년 6월까지 국회 정보위에 제출하도록 했다.
 
다만 여당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더라도 실제 국회 처리 과정에선 난항이 예상된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대북 역량 약화 등을 들어 법 개정에 소극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주당이 마련한 일부 방안에 대해선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대통령이나 원장 지시를 문서화하도록 강제한 조항은 업무 속성상 기밀이 생명인 정보기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는 문제 제기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또 국정원의 예산을 상세히 들여다본다는 점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법안 처리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에서 개혁안의 큰 방향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국정원법 개정안 관철에 집중하겠다”며 “특히 형사처벌 조항을 강화해 부당한 상부 지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면 상당한 일탈행위 방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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