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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1억 + 4000억 + α… 국정원 ‘깜깜이 예산’ 1조 육박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검찰이 들여다보며 정국이 예측불허다. 검찰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여의도엔 팽배해 있다. 이는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그간 외부엔 비밀인 돈이었기 때문이다.
 
국정원 관련 예산은 크게 보면 세 종류다. 우선 국정원의 공식 예산으로 전액 특수활동비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와 같은 4931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여기엔 인건비·기관운영비 등 경상비도 포함한다. 그렇더라도 상세 내역은 비공개다.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 알 수도 없고 알아도 기밀이라 누설할 수 없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국정원 특수활동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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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국정원법에 ‘예산을 요구할 때 총액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출하며 첨부 서류는 제출하지 않는다’(12조)고 못 박아놨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원은 특수활동비라는 이름 대신 ‘안보비’로 바꿔 예산을 제출했지만 ‘총액만 공개’ 원칙은 바뀌지 않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실이 기재부에 개략적인 국정원 안보비 항목을 알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총액만 알 뿐 우리도 전혀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사정기관 고위 관계자는 “서훈 국정원장이 국정감사 때 국정원이 업무 특성상 특정업무경비(특수활동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 것은 샘물교회 인질 석방 같은 경우”라고 했다.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됐던 샘물교회 교인 등 23명이 풀려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몸값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에게 용돈으로 줬다면 그건 안 된다”면서도 “특수활동비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짐바브웨 독재자 무가베를 예로 들며 "접근을 하려면 뇌물을 줘야 하는데 어떻게 일일이 사용처를 적느냐. 특수활동비를 없애면 정보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각 부처의 특수활동비 중 국정원이 편성한 것도 있다. 국정원을 제외하고 특수활동비가 배정되는 정부 부처는 19개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국회 관계자는 "국정원 외 정부 부처에 배정된 특수활동비 중 70%가량은 실제로는 국정원이 편성한 특수활동비”라고 전했다.
 
경찰의 2016년 특수활동비는 1298억원이었다. 여기엔 정보예산(882억원)이 포함됐다고 한다. 이 정보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의 편성 지침은 2급 비밀이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이런 예산은 집행은 해당 기관에서 하지만 국정원이 간여한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도 "국방부 특수활동비에도 예컨대 국정원이 대북 정보 수집에 필요한 장비 구입 등 사실상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숨어 있다”고 귀띔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보를 다루는 전문성이 있는 국정원에서 편성을 해줄 뿐 우리가 가져다 쓰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국정원을 제외한 부처의 내년도 특수활동비도 국정원이 70% 정도 편성했다면 2200억원가량이다.
 
마지막으로 예비비다. 국가안전보장 업무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예산회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있는 돈으로 국정원장이 기재부 장관에게 경비 청구를 하도록 돼 있다. 역시 총액만 표시한다. 본예산 격인 특수활동비와 비슷한 규모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그간 정부 예비비(3조원대) 중 4000억원가량은 국정원 몫이었다”고 전했다.
 
세 종류를 모두 종합하면 국정원이 쓰거나 관할하는 돈은 1조원대라는 추정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국정원이 실제로 쓰는 돈은 국정원 바깥에선 누구도 정확한 액수를 알지 못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국정원의 숨은 돈을 대폭 줄였다는 얘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정원 내에선 "특수활동비라도 (내부적으론) 칼같이 보고한다”는 말도 나온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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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