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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전극을 꼽을까, 꽂을까

인간의 뇌 구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한다. 교통사고로 15년간 식물인간 상태였던 환자의 신경섬유에 전극을 심어 지속적으로 전기 자극을 줬더니 눈동자와 머리를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깨어났다고 한다.
 
이를 소개한 기사를 보면 “뇌의 바깥쪽에 위치한 뇌 줄기에서 뻗어 나온 신경섬유에 전극을 꼽았다” “척추마비 원숭이의 뇌·척추 신경계에 탐침을 꽂아 사상 최초로 원숭이가 스스로 다리를 움직이게 했다” 등의 내용이 나온다.
 
이처럼 무엇을 박아 세우는 동작을 나타낼 때 ‘꼽다’와 ‘꽂다’ 중 어느 것을 써야 할까.
 
“머리핀을 꼽았다” “책장에 책을 꼽았다” 등처럼 ‘꼽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꼽다’는 수를 세려고 손가락을 하나씩 헤아리는 일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손가락을 꼽아 가며 방학을 기다렸다”가 그런 예다. ‘꼽다’는 ‘골라서 지목하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이곳은 단풍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처럼 사용된다.
 
전극 ·머리핀·책 등 무엇을 쓰러지거나 빠지지 않게 박아 세우는 동작을 나타낼 때는 ‘꼽다’가 아니라 ‘꽂다’가 바른말이다. 따라서 “전극을 꽂았다” “책장에 책을 꽂았다”고 해야 한다. ‘꽂다’는 시선 등을 한곳에 고정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차가운 눈길을 상대에게 꽂았다”가 이런 경우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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