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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한국 조선 해외기지, 헐값에 넘겨서야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경영전략 교수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경영전략 교수

세계사를 통해 각 시대에 가장 부강했던 국가들에 대해 깊이 살펴보면, 매우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스·로마·포르투갈·스페인·네덜란드·영국·미국 그리고 일본 등은 그 이면에 해양강국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들 국가들은 모두 뛰어난 조선(造船)능력을 기반으로 다른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을 키웠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 모두 해양강국을 이룩한 것과 동시에 민주주의, 무역 등의 분야들도 발달시켰다. 반대로 이 국가들이 해양강국으로서의 경쟁력을 잃었을 때, 그 나라 역시 쇠퇴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줄곧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켜온 한국의 조선업은 비록 주요 고객인 서유럽 국가들의 경제 침체로 2012년 이후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2006년도 이후로 조선업에서 벌어 들이는 무역수지가 한국 전체의 무역수지와 비슷하거나 더 많을 정도로 수출 효자 산업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또한 근래의 조선업은 정보기술, 친환경녹색기술, 지능형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 기술의 적용이 용이한 산업으로 일명 ‘종합예술산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해운, 수산 및 레저와 같은 전방산업과 소재, 철강 및 기계와 같은 후방산업과의 연관효과가 높아 경제 및 산업 전반에 매우 큰 파급효과를 끼친다.
 
그러나 한 국가에서 번창하던 산업은 어느 정점을 넘긴 이후에는 후퇴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선업의 변천역사를 보면 40년대 조선업을 이끌었던 영국과 서유럽은 60년대부터 점차 경쟁력을 잃은 반면, 일본이 조선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쟁력은 90년대 후반에 들어 한국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점차 중국이 경쟁력을 키우면서 규모 면에서 한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중국이 조선업에서 수위를 차지하게 될 텐데 조선업이 현재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이 산업을 그냥 중국에게 쉽게 넘겨줄 수는 없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은 국제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제화 및 섬유산업의 유명 브랜드 나이키는 본국에서 디자인, 고급 기술 및 경영기법을 꾸준히 발전시키면서, 제조 부문은 가격경쟁력이 높은 개발도상국으로 옮겨 여전히 세계시장의 최고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주요 기술, 디자인 및 고급 부품은 한국에서 담당하지만,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낮은 제조 부문은 베트남과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맡고 있다. 조선업에서도 이와 같은 전략을 적용하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선박에 쓰이는 중요한 부품 및 기술에 관련된 부문은 한국에서 담당하고 조립 등 노동집약적인 부분은 인건비가 싼 중국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업의 경우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산업이기 때문에 외국기업의 해외직접투자를 받아들이는 국가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한 기업이 조선업계에서 매우 의미있는 해외직접투자를 이뤄냈다. 제조원가를 낮추면서 성장률이 엄청날 중국시장을 위해 중국 다롄(大連)에 생산기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회사가 경영난을 겪는 바람에 해외기지들이 다른 나라로 넘어갈 위기 다. 특히 최고의 시설과 장비가 구비된 다롄 조선해양기지가 한국 조선업의 최대 경쟁자인 중국에 헐값에 넘어갈 상황이다.
 
조선업은 그 중요성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들은 전략적으로 조선산업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선실무위원회 회원국 대부분은 산업 진흥 부처에서 조선업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이러한 시스템으로 전략적으로 조선업을 부흥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국에서는 이렇게 중요한 조선업이 방치되고 있어 여타 관련산업들에도 직·간접적 타격을 입힐 위기에 있다.
 
국제경쟁력과 산업연관 효과가 매우 큰 조선업에서, 특히 한국과 중국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시설들이 경쟁자들에게 넘어가게 된다면 몇 년이 지난 후 한국은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경영전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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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