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뉴스 속으로] 대게·왕전복·홍해삼·찰가자미 … 독도 바다의 보물이죠

트럼프 만찬 도화새우로 본 독도의 해산물
지난 14일 오전 9시쯤 경북 포항시 구룡포수협 위판장 대게 경매장에서 선원들이 울릉도·독도 인근 해역에서 잡은 대게를 쏟아붓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4일 오전 9시쯤 경북 포항시 구룡포수협 위판장 대게 경매장에서 선원들이 울릉도·독도 인근 해역에서 잡은 대게를 쏟아붓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5일 오전 9시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항. 포구에 정박한 근해채낚기어선 107광평호(58t급)와 근해자망어선 103성포호(43t급)가 갑판 아래 저장고에 쌓아 뒀던 대게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선원들은 대게 80~90마리씩 담은 노란 바구니를 끊임없이 갑판 위로 끌어올렸다. 바닷물을 튀기며 포구로 옮겨진 대게들은 구룡포수협 경매장 바닥에 가지런히 깔렸다. 이날 두 어선에서 나온 노란 바구니는 약 200개. 대게 1600~1800마리 분량이다.
 
어느 정도 경매장에 대게가 깔리고 나니 구룡포수협 소속 경매사들이 나섰다. 경매사 중 한 명이 경매 시작을 알리는 종을 울리자 번호 적힌 붉은 모자를 쓴 중매인들이 입찰 경쟁을 벌였다. 상의 옷자락 뒤에 숨겨진 중매인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나 싶더니 순식간에 경매가 끝났다. 곧장 다음 경매가 이어졌다. 크기가 작고 다리가 몇 개 잘린 대게는 2000~3000원대에 그쳤지만, 잘생기고 덩치 큰 대게는 3만원 가까운 가격이 매겨졌다.
 
한바탕 전투를 치르듯 2시간 이상 이어진 경매. 이날 경매에 오른 대게는 모두 울릉도·독도 근해에서 잡은 것들이다. 대게잡이 어선들은 울릉도·독도 인근 해상에 5~10일씩 머무르며 조업한다. 107광평호 선원 김모(61)씨는 “이맘때 울릉도·독도 해역의 수온과 수심이 대게와 붉은대게(홍게)가 서식하기 가장 적당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구룡포항에서 경매된 후 전국으로 유통되는 까닭에 ‘구룡포 대게’라고 불리지만 사실 이 대게는 구룡포 앞바다에서는 잡히지 않는다. 동해 먼바다, 그중에서도 울릉도·독도까지 나가야 잡을 수 있다. 영덕대게도 마찬가지로 울릉도·독도 인근 해역에서 잡히지만 강구항 등 영덕 지역에서 유통되면 영덕대게라 불린다.
 
최근 청와대 만찬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식탁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던 ‘독도새우’도 구룡포 대게처럼 울릉도·독도 인근 해역에서만 잡히는 먹거리다.
 
홍해삼은 울릉도·독도 고유 수산물이다. [프리랜서 공정식]

홍해삼은 울릉도·독도 고유 수산물이다. [프리랜서 공정식]

왕전복과 홍해삼도 울릉도·독도 연안에서 많이 잡혀 이 지역 고유 수산물로 꼽힌다. 제주도와 일부 남해안 지역에서도 잡히지만 울릉도·독도만큼 양이 많지 않다. 다른 지역에서 잡힌 것과 구별 짓기 위해 각각 ‘독도 왕전복’ ‘독도 홍해삼’이라 부르기도 한다.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소 유동재 박사는 “울릉도·독도 연안의 수중 환경이 왕전복과 홍해삼이 서식하기 적합한 환경”이라며 “펄이 형성돼 있지 않은 암반·자갈 지형에 청정 수역이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선 생산량이 적다”고 설명했다.
 
울릉도·독도 바다가 다른 동해 바다와 무엇이 다르기에 이곳에서만 많이 잡히는 수산물이 있는 걸까. 그리고 울릉도·독도 해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바닷속 먹거리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왕전복·홍해삼 … “독도서 많이 잡혀요”=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에만 잠시 맛볼 수 있는 ‘반짝 먹거리’ 대게의 경우 울릉도·독도 해역에서 나는 먹거리치고는 그나마 구하기가 쉬운 편이다. 이른바 ‘독도새우’로 통칭되는 도화새우와 닭새우(가시배새우), 꽃새우(물렁가시붉은새우)는 경매에 부칠 만큼 많은 양이 잡히지 않고, 울릉도·독도 연안에 잠수해서 잡는 왕전복과 홍해삼, 찰가자미 등은 울릉도를 직접 찾아가지 않는 이상 맛보기 힘들다.
 
이 중 독도새우는 최근 몸값이 뛰었다. 독도새우는 지난 7일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환영하는 국빈 만찬에 올린 음식이다. 독도새우라는 이름처럼 울릉도·독도 해역에서 잡은 새우다. 특히 일본 정부가 청와대 만찬장에 이 새우를 올렸다고 ‘발끈’하면서 양국 간 외교 문제로까지 떠오르기도 했다.
 
당시 만찬에 오른 독도새우의 정식 명칭은 도화새우다. 성체의 크기가 15~20㎝에 이르고 수심 30m 정도에 서식하는 대하와 달리 300m 심해에 산다. 양식이 불가능한 데다 어획량이 적어 마리당 가격이 1만5000원을 오르내린다. 도화새우와 비슷하게 생긴 닭새우와 꽃새우도 독도새우라고 불린다. 울릉도·독도 인근에서 주로 잡혀서다.
 
왕전복은 울릉도·독도 고유 수산물이다. [프리랜서 공정식]

왕전복은 울릉도·독도 고유 수산물이다. [프리랜서 공정식]

왕전복과 홍해삼은 독도새우보다도 귀한 해산물이다. 주로 울릉도에서 소규모로 잠수 조업을 하는 어민들이 잡는다. 특히 왕전복은 멸종 위기에 몰려 이틀에 한 마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독도 왕전복은 완전히 자라면 크기가 20㎝에 달해 6~7㎝인 일반 전복의 3배에 이른다. 가격도 ㎏당 12만원 정도에 경매되는 일반 전복보다 30% 이상 비싸다. 매우 귀해 독도 왕전복의 맛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고 한다.
 
홍해삼도 울릉도·독도 연안에서 주로 잡힌다. 흔히 볼 수 있는 암청록색의 청해삼과 구별된다. 홍해삼은 청해삼과 달리 색깔이 붉은색 또는 황갈색으로 다르고 크기도 더 크다. 가격도 청해삼보다 30% 이상 비싸다. 수심 20m 안팎의 청정 해역에서 서식한다. 청해삼의 인공 종묘 생산이 비교적 수월한 반면 홍해삼은 종묘 생산 기술이 아직까지 개발되지 못했다.
 
울릉도·독도 인근 해역에서 잘 잡힌다 해서 ‘울릉도 가자미’라고 불리는 찰가자미도 별미다. 찰가자미는 다 자라면 최대 60㎝까지 성장하는 대형 가자미류다. 수심 50~450m의 동해안 깊은 바다에 서식한다. 자연산이 많지 않아 다른 가자미에 비해 생소한 종류다. 특유의 식감으로 구이와 조림용으로 쓰이며 특히 미역과 함께 국을 끓이면 맛이 일품이라 ‘미역초’라고도 불린다.
 
◆점차 사라지는 울릉도·독도 수산물들=울릉도·독도 인근 해역에서 잡히는 수산물들은 최근 온난화 등 기후 변화와 무분별한 포획으로 점차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경북도는 울릉도·독도 고유의 어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독도 고유 수산자원 회복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산자원 회복은 물론 어민 소득 증대, 독도의 실효적 지배력 강화 목적도 포함돼 있다.
 
경북도는 경북 영덕군 병곡면에 수산자원연구소를 설립하고 독도 왕전복·홍해삼·독도새우·찰가자미를 어릴 때부터 키워 울릉도·독도 근해에 방류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전복 치패 40만 마리를 방류했고 해삼은 60만 마리를 12월 중 방류할 예정이다. 독도새우는 지난 5월까지 5만 마리를 울릉도 해역에 방류했다.
 
수산자원연구소 박무억 과장은 “수산자원연구소 사육동 6곳에서 울릉도·독도 고유의 수산물뿐만 아니라 동해안 전역에서 사라져 가는 수산물을 키워 방류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울릉도·독도 연안은 머지않아 전복과 소라, 홍해삼 목장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독도연구센터에서도 2004년부터 독도 주변의 어자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있다. 독도 주변 해역의 수산자원 특성과 환경을 조사해 지속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 센터 윤상철 박사는 “동해안 연안과 달리 울릉도·독도 해역은 고유의 어자원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며 “독도 주변 해역 수산자원 연구가 향후 국내 어자원 활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 BOX] 윤기 나는 도화새우, 배에 가시 닭새우, 붉은 무늬 꽃새우
‘독도새우’는 세 종류의 새우를 함께 묶어 부르는 말이다. 왼쪽부터 도화새우, 가시배새우(닭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꽃새우). [사진 국립수산과학원]

‘독도새우’는 세 종류의 새우를 함께 묶어 부르는 말이다. 왼쪽부터 도화새우, 가시배새우(닭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꽃새우). [사진 국립수산과학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국빈 방문했을 때 청와대 만찬장에서 마주한 음식 중엔 ‘독도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돌솥밥’이 있었다. 일본 정부가 만찬장에 올렸다며 ‘발끈’한 바로 그 독도새우가 들어간 음식이다.
 
독도새우가 이날 만찬장에 오르기 전까진 독도새우를 잘 모르던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과연 이 새우가 무엇이기에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됐을까 하는 궁금증에 주요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권에 ‘독도새우’가 오르기도 했다.
 
독도새우는 울릉도·독도 인근 해역에서 잡히는 도화새우와 닭새우(가시배새우), 꽃새우(물렁가시붉은새우) 등 3종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다. 서로 생김새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생김새가 비슷해 양심 없는 식당에선 꽃새우를 닭새우로, 닭새우를 도화새우로 속여 파는 경우도 있다.
 
독도새우가 관심을 모으면서 각 새우를 구별하는 법도 알려졌다. 독도새우 중 으뜸이라는 도화새우는 크기가 가장 크고 특유의 윤기가 흐른다. 가격도 마리당 1만5000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싸다. 가시배새우는 ‘닭새우’라는 별명처럼 머리에 닭 볏 같은 가시가 솟아 있다. 배에 가시가 여럿 돋아 있는 점도 특징이다.
 
물렁가시붉은새우는 ‘꽃새우’라는 이름처럼 크기가 작고 예쁘다. 작은 도화새우로 착각할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겉에 붉은 빛깔 가로무늬가 선명하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