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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지역에 북한군 총탄 여러발 발견…북한군 위반행위 지켜만 봤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유엔사 소속 JSA 경비대대와 북한군의 대치 장면. 이런 모습은 귀빈이나 관광객이 방문하는 날에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유엔사 소속 JSA 경비대대와 북한군의 대치 장면. 이런 모습은 귀빈이나 관광객이 방문하는 날에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지난 13일 오후 북한군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쏜 총탄 여러 발을 확보했다고 군 소식통이 17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군의 권총과 AK 자동소총 총탄을 JSA 남쪽 구역 초소 인근의 나무 등에서 여러 발을 찾아냈다. 유엔사 측이 귀순 북한군 몸에서 빼낸 총탄과 대조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시 북한군 추격조 4명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가는 귀순 북한군에게 권총과 AK 자동소총으로 40여발을 쐈다.
 
귀순 북한군이 MDL을 넘은 뒤 쓰러진 상황에서도 북한군 추격조가 계속 총을 쐈기 때문에 JSA 남쪽에서 북한군 총탄이 발견됐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북한군 추격조가 엎드려쏴 자세로 조준사격을 한 점으로 미뤄 귀순 북한군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군이 MDL을 넘어서고 총을 남쪽 지역으로 쏜 것은 정전협정 중대위반 행위다. 정전협정은 JSA를 포함한 비무장지대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군이 사격하는 데 JSA 경비대대는 대응사격은커녕 경고사격이나 경고사격이 없었다. JSA 경비대대가 귀순 과정에서 소극적이었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교전수칙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전수칙(Rule of Engagement)은 군대가 무력을 사용하거나 행동할 수 있는 조건ㆍ정도ㆍ방식 등을 정의하는 규칙이다. 
 
JSA는 유엔사가 관할하기 때문에 JSA 경비대대의 작전통제권도 유엔사가 갖고 있다. 그래서 최전방 지역에서 한국군의 교전수칙인 ‘선조치 후보고’는 JSA에선 통하지 않는다.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JSA 교전수칙은 초병에게 위해가 가해지는 상황인지, 위기가 고조될 것인지를 동시에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당시 북한군의 총격은 다 합해 15초를 넘지 않았다. 지난 13일은 관광객이 없는 날이기 때문에 최소 인원만이 초소를 지키고 있었다”면서 “JSA 경비대대가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회의에서 “유엔사는 초병이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했지만, 우리를 조준해 사격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 쪽으로 총알이 넘어왔다면 경고사격이라도 해야 한다는 게 국민이 생각하는 평균적 교전수칙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교전수칙을 논의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고 덧붙이면서 논란이 커졌다. 청와대는 다음날인 16일 “한국 정부가 JSA 교전수칙을 수정할 권한이 없다”며 “대통령의 발언은 지시가 아니라 국민 감정적 측면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군 당국은 유엔사와 협의해 JSA 교전수칙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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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에서의 총격은 지난 13일이 처음이 아니다. 1984년 11월 23일 당시 소련(러시아) 국적의 바실리 야코블레비치 마투조크가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갑자기 망명하려 하자 북한군이 사격했다. JSA 경비대대가 대응하면서 30분 넘게 남북 간 총격전이 벌어졌다.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안드레이 란코브 국민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선(MDL)을 넘자마자 총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ㆍ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이성출 예비역 육군 대장은 “교전수칙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장 지휘관은 상황에 따라 적절한 판단을 하는 게 원칙”이라며 “교전수칙을 지키고 아군 피해가 없다지만, 결과적으로 한국군이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행위를 지켜만 본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사는 지난 13일 JSA 총격 사건을 조사 중이며, 곧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유엔사는 북한군 귀순 과정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무기 연기했다. 당초 26초 분량의 편집 영상을 한국 언론에 제공하려했지만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지나치게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공개 시점을 늦췄다. 유엔사령관을 겸하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일본에 체류 중이기 때문에 의사 결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지나친 국내 여론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해 유엔사가 신중을 거듭하려 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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