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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가구 코 앞에 있는 포항 야산, 5.4 지진으로 6.5㎝ 땅밀림

지진 여파로 땅밀림 현상이 발생한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한 야산. [사진 포항시]

지진 여파로 땅밀림 현상이 발생한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한 야산. [사진 포항시]

 
15일 경북 포항 지진으로 진앙지에서 9.1㎞ 떨어진 한 야산에서 땅밀림 현상이 일어났다. 땅밀림 현상은 산의 토층 전체가 천천히 아래로 밀려 내려가는 현상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나는 산사태인 셈이다.
 
17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 용흥동 산109-2에 위치한 한 야산에서 규모 5.4 지진 전후 1시간(오후 2시22분~3시22분) 동안 토층이 6.5㎝ 밀려 내려갔다. 이는 일본 국토교통성이 정한 기준치에서 가장 높은 '출입금지' 수치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땅밀림 현상이 하루에 1㎜ 이상 일어나면 '주의', 하루에 10㎜ 이상은 '경계', 1시간에 4㎜ 이상은 '피난', 1시간에 10㎜ 이상은 '출입금지'로 정하고 있다.
 
야산 아래 지하수도 지진 전후 1시간 동안 81㎝나 수위가 낮아졌다. 지하수의 수위가 낮아지는 데 대해선 따로 경보 기준이 없지만 통상적으로 땅밀림 현상이 일어나면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는 현상도 함께 일어난다.
땅밀림 개념도.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땅밀림 개념도.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국립산림과학원은 이 야산에서 1980년대 땅밀림 현상이 일어난 것을 확인한 후 억지말뚝공법으로 땅밀림 현상을 막아 왔다. 하지만 2013년 이 산에 불이 나면서 땅밀림 현상이 가속화됐고 2015년 땅밀림 방지 복구 사업을 시행했다. 이후부터 땅밀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복구 사업 이후 땅밀림 현상 여부를 관찰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이곳에 무인원격 감시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땅밀림 현상과 지하수 수위 강하 현상이 일어났다고 확인된 것도 이 시스템이 있어서였다. 
 
경북도 산림과학연구원 관계자는 "지진 이후 지반이 약해졌을 것으로 보고 레이저 스캐너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복구 공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정밀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며 "계측 정보를 포항시와 공유해 문제가 생기면 주민 대피를 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17일 김재현 산림청장 일행이 규모 5.4의 강진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에 의해 땅밀림 현상이 감지된 야산에 올라 지진 발생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7일 김재현 산림청장 일행이 규모 5.4의 강진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에 의해 땅밀림 현상이 감지된 야산에 올라 지진 발생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이날 현장을 찾은 김재현 산림청장은 "주민들에게 현재 상황을 솔직하게 알려주고 경보기 등을 설치해 미리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용흥동 야산뿐만 아니라 위험성이 높은 지역도 파악해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관련 기관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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