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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뉴스 보고 깜짝 놀랐다" 지진에 꿈쩍도 안한 건물 어디?

진앙 가까이서 지진에 견딘 '지진 안전성 인증 건물'
 
1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에 있는 장애인종합복지관 입구 주변 바닥은 곳곳이 뒤틀려 있었다. 이 복지관은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의 진앙에서 약 6.6㎞ 떨어진 곳에 있다.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컸던 한동대와는 직선거리로 3.4㎞다.  

 
포항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입구 근처 바닥이 지진으로 뒤틀려 있다. 피해를 입은 부분은 내진 설계에 포함되지 않는 곳이고, 왼쪽의 멀쩡한 부분은 내진 설계가 적용된 곳이다. 송우영 기자

포항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입구 근처 바닥이 지진으로 뒤틀려 있다. 피해를 입은 부분은 내진 설계에 포함되지 않는 곳이고, 왼쪽의 멀쩡한 부분은 내진 설계가 적용된 곳이다. 송우영 기자

 
입구에 피해를 입었지만 복지관 내부에선 지진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3층 건물 전체에서 두 곳에 세로로 실금이 가 있을 뿐이었다. 지진 발생 때 복지관 안에 있었던 간병인 김모씨는 “몸이 흔들리길래 지진이 났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책장의 책도 떨어지지 않아 그렇게 큰 지진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뉴스에 나온 피해 장면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포항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입구에 붙어 있는 ‘내진 설계 건축물’ 인증 마크. 송우영 기자

포항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입구에 붙어 있는 ‘내진 설계 건축물’ 인증 마크. 송우영 기자

 
이 복지관 외벽에는 ‘내진 설계 건축물’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노란색 마크가 있다. 건물 전체에 내진 설계가 돼 있어 정부가 ‘공공 건축물 지진 안정성 인증’을 했다는 의미다.  

 
이 복지관의 김영국 사무국장은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진 설계 건물이라 확실히 피해가 작았던 것 같다. 내가 사는 근처 원룸의 벽 곳곳이 금이 간 것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관 입구 근처의 바닥이 뒤틀린 곳이 내진 설계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다. 경계선 바깥에 있는 타일들은 깨졌고, 안에 있는 것들은 깨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복지관 근처의 다른 건물들에서는 큰 피해가 났다. 아파트 외벽에 금이 갔고, 원룸 1층 기둥이 기울었다. 그 앞을 지나던 주민은 “원룸에 물탱크가 터져 난리가 났다. 지금 사람이 살기 매우 어려운 상태다”고 말했다.
  
 '내진 설계 건축물' 인증을 받은 포항시 포은중앙도서관. 송우영 기자

'내진 설계 건축물' 인증을 받은 포항시 포은중앙도서관. 송우영 기자

 
포항시 북구에 있는 포은중앙도서관도 ‘공공 건축물 지진 안정성 인증’을 받은 건물 중 하나다. 이번 지진의 진앙에서 직선거리로 7.6㎞ 떨어져 있는 이 도서관 역시 피해를 입기는 했다. 화장실 바닥 타일이 깨졌고, 여러 곳의 벽에 금이 갔다.  

 
하지만 담벼락이 통째로 무너진 근처 주택들에 비하면 피해는 경미했다. 이 도서관으로부터 190m 떨어진 포항북부경찰서 문화센터는 지붕이 무너져 경찰관들이 근처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포은중앙도서관 옆의 주택 담장이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송우영 기자

포은중앙도서관 옆의 주택 담장이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송우영 기자

포은중앙도서관 옆의 또다른 주택 담장에 금이 가 있다. 송우영 기자

포은중앙도서관 옆의 또다른 주택 담장에 금이 가 있다. 송우영 기자

지붕이 무너진 포항북부경찰서 문화센터 주변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송우영 기자

지붕이 무너진 포항북부경찰서 문화센터 주변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송우영 기자

 
이 도서관 바로 옆 주택에 사는 황용준(75)씨는 “집이 엄청 흔들리더니 담벼락이 부서졌다. 전깃줄에 걸려 있던 담벼락을 119 소방대원들이 위험하다며 땅에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그 옆 집에 사는 전금순(62)씨는 “안방 문이 비틀어져 닫히지 않고 대문 천장에도 금이 갔다”고 말했다.  

 
‘공공 건축물 지진 안정성 인증’ 제도는 정부가 2013년 11월에 도입했다.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행정안전부(당시 국민안전처)가 국민에게 지진에 안전한 공공건물들을 지정해 알리겠다는 목적에서였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공공건물에 내진설계가 잘 돼 있다는 성능확인서를 제출하면, 정부가 내진 관련 기준을 적용해 인증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 인증에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기준들은 업계가 최근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 권장하는 내진 설계 기준의 평균 정도다. 내진 설계도 중요하지만 그대로 시공이 잘 되었는지를 꼼꼼히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 인증을 받은 건물은 전국에 1600여 개다. 그중 8개가 포항시에 있다. 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은 이 8개 건물 중에서 이번에 발생한 지진의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정부는 내년 10월부터 이 인증을 민간 건축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지자체 등이 신청하는 방식이다 보니 인증 제도에 대해 모르는 시민이 많다. 내년 10월부터 민간 건축물도 이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되면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항=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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