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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중심] 사람이 사라지는 '무인(無人)시대' 현장에 가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서점. 빈티지한 인테리어로 판타지 소설 속 상점을 연상시키는 이곳에는 주인도, 점원도 없다. 대신 테이블 위에 놓인 책 세 권과 ‘돈 통’이라고 적힌 나무 상자가 입구에 들어서는 손님들을 맞이한다.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책을 자유롭게 읽고 쉬다 갈 수 있는 이곳은 무인(無人)서점 ‘열정에 기름붓기’다. 도서를 구입하고 싶으면 ‘돈 통’에 책값을 지불한 뒤 옆에 준비된 거스름돈을 집어가면 그만이다. 서점 내부에는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푹신한 소파들과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무인으로 운영되다 보니 커피 값 계산 또한 손님의 양심에 맡긴다.
 
 최저임금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서점·패스트푸드점·우체국·편의점·카페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무인화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KIOSK·터치 스크린 방식의 주문·결제 시스템)’나 우체국의 무인우편접수기가 직원들의 일손을 거드는 차원을 넘어 구매의 전 과정을 소비자 스스로 수행하는 무인점포가 늘어나는 추세다. 점원의 서비스는 없지만 인건비가 절약되는 만큼 상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도 무인점포 도입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이마트24 조선호텔점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무인으로 운영된다. 출입구에 부착된 단말기에 신용카드를 갖다 대니 유리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점원이 없어 적막한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 편의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입구 앞에 놓인 두 대의 셀프 계산대가 이 매장이 무인점포임을 실감케 할 뿐이다. 출입문 우측에 자리한 담배 자동판매기는 미성년자가 구매하지 못하도록 신용카드로만 계산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주류는 판매하지 않는다. 상점 내의 고음인식시스템은 큰소리가 나면 관리자에게 알람 메시지를 보낸다. 셀프 계산대에서 상품의 바코드를 찍은 뒤 신용카드로 결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분이었다. 이용자 김모(30)씨는 “점원이 있으면 물건을 빨리 골라야 한다는 강박감이 생기는데 이곳에선 편하게 물건을 고를 수 있어 자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주문 및 결제를 무인화한 커피전문점도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터치 카페’는 점원의 도움 없이 터치스크린으로 음료를 주문·결제하는 손님들로 붐볐다. 자동 기계에서 음료가 담긴 컵을 꺼내 얼음을 넣고 뚜껑을 씌우는 이들의 손길이 익숙하다. 이날 무인카페를 처음 이용해봤다는 유모(24)씨는 “처음엔 낯설었는데 막상 이용해보니 생각보다 기계 조작이 간편해 놀랐다”며 “주문이 밀릴 일이 없어 시간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원승환 터치 카페 대표는 “인건비를 절약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음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무인점포의 장점”이라며 “매장을 개설하기 전에는 도난과 파손의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불미스러운 사건은 발생한 적 없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무인화를 뒷받침할 기술적 여건은 이미 조성되어 있기에 이를 소비자의 요구에 접목하는 것이 무인점포 성공의 관건”이라고 전했다.
김솔·이유진 인턴기자
 
* 어제의 e글중심▷ 기생충과 싸워야 하는 북한군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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