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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는 학생의 통신 자유 침해"

수업 시작 전 조례시간에 휴대전화를 제출하고 있는 학생들. [중앙포토]

수업 시작 전 조례시간에 휴대전화를 제출하고 있는 학생들. [중앙포토]

 
경기도에 사는 중학생 A(14)양은 오전 9시 조례시간 때면 교탁 앞에 놓인 가방에 휴대전화를 제출해야 한다. 학생 누구나 예외 없다. 담임 교사는 일괄 수거한 휴대전화를 교무실 보관함에 둔다. 학생들은 오후 4시 종례 때 다시 돌려받는다. 학교 일과 중에는 학생들의 휴대전화 휴대나 사용을 금지한 것이다.
 
A양은 학교의 조치가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즉각 조사에 들어갔다. 학교 측의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이 학교 교장은 "일과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하면 수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어떻게 판단했을까. 인권위는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조회시간에 수거했다가 종례시간에 돌려주는 이 중학교의 '학교생활인권규정'이 헌법이 보호하는 통신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학교장에게는 학교생활인권규정 개정을, 경기도교육감에게는 도내 학교들의 휴대전화 사용 전면 제한 규정을 점검·개선하도록 권고했다.
 
인권위는 "현대 사회에서 휴대전화는 개인 간의 상호작용을 증대시키고 사회적 관계를 생성·유지·발전시키는 도구다. 각종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생활필수품의 의미도 있다"며 "학교는 휴대전화 소지를 전면 금지하기보다 공동체 내 토론으로 규율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본인의 욕구와 행동을 통제·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게끔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전에 수거한 휴대전화를 종례시간에 돌려주는 규정은 A양 학교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학생인권실태조사'를 통해 도내 초·중·고 총 700개교의 학생 1만5702명에게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관리 방법을 물었다. 그 결과 중학생 응답자 88.3%, 고등학교 응답자 53.7%가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한다고 답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에서도 서울·경기 지역 내 중·고등학교 대다수는 A양의 학교처럼 교내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을 금지하고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는 이미 지난해에도 일부 학교의 휴대전화 전면금지가 개인 자유의 침해라며 학생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쓰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진정이 매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권위의 권고는 법적 효력이 없고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학교와 학부모 측 반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서울의 중학교 교사인 김모(30)씨는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하는 지금도 몇몇 학생들은 휴대전화를 몰래 사용하고 있어 교사와 갈등이 빚어지곤 한다. 규제를 아예 풀어버리면 학교 내 혼란은 불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한울중·방화중·영등포여고 등 일부 학교에서는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대부분 소지는 허용하되,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방화중의 경우 원래 일괄 수거 규정이 있었지만 지난 6월 개정했다. 현재 개정안에는 '휴대전화는 수업시간에 사용하지 않는다. 이를 어길시에는 담당 교사의 지도를 받는다' 두 줄만 적혀 있다고 한다.
 
방화중 관계자는 "학생들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구성원 간 소모적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학생·교원·학부모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 생활규정을 개정했다"며 "실제로 개정 후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학생·교사 간 갈등이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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