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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발 마사지조차 한국 압도하는 중국

김동호 논설위원

김동호 논설위원

중국의 경제 굴기는 이제 질적 변화를 하고 있다. 마치 거대한 용 한 마리가 꿈틀대는 형상을 연상해도 좋을 만큼 역동성이 넘친다. 경제 발전은 사람의 표정과 행태까지 바꾸고 있다. 얼굴엔 여유가 넘치고 매너도 부드러워지고 있다. 삶이 윤택해지면서 나타난 변화다. 최근 둘러본 푸젠성 샤먼, 거기서 받은 ‘2017년 중국’의 느낌이다. 시장통의 간판은 자로 잰 듯 정돈돼 있었고, 문화의 척도인 화장실도 깨끗했다. 도심의 마천루는 선진국과 다를 바 없고 도로도 죽죽 뻗어 나갔다. 거리 뒤편 먹자골목의 즉석 음식조차 깔끔한 상태를 보란 듯 과시했다.
 
이런 변화가 어디 샤먼뿐일까. 샤먼은 오히려 경제 개발이 다소 지체됐던 곳으로 꼽힌다. 덩샤오핑이 1978년 개혁·개방에 나서면서 선전·주하이·산터우와 함께 지정한 4대 경제특구였지만 대만령 진먼다오를 지척에 두어 언제 전쟁 피해를 볼지 모른다는 우려로 개발이 지연됐다. 이 같은 경제와 안보 특수성을 지닌 샤먼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그가 85년 샤먼 부시장을 시작으로 푸젠성에서 저장성과 상하이를 거쳐 권력의 정점에 오르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을 갈고닦은 곳이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최근 19차 당 대표대회를 통해 샤먼에서 그리기 시작했을 중국몽(中國夢)을 더욱 구체화했다. 2020년까지 국민 모두 중산층이 되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하고 205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최강국이 된다는 비전을 담았다. 샤먼 지역만 봐도 그런 꿈이 이미 많이 영글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과거와 사뭇 달라진 중국의 경제력과 사회적 활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 차원을 넘어섰다. 제조업과 내수는 물론이고 서비스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한 미래 4차 산업혁명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당장 제조업 굴기는 한국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 밀려 존재감을 찾기 어려워졌다. 현대·기아자동차 역시 50개에 달하는 중국 토종 차 군단의 집단 추격에 쫓겨 더는 물러설 곳 없는 사투를 벌이는 처지다.
 
한국의 유일한 우위 전략산업인 반도체 역시 중국과의 결전은 시간문제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연결하는 교통 요지 우한에 들어서는 국가 메모리 기지 1기가 빠르면 내년부터 반도체 양산에 나선다. 중국은 2025년까지 무려 1조 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중국산 상품 목록에 반도체를 포함할 날을 꿈꾸고 있다. 10년 전 미국·독일을 제친 세계 1위 중국산 제품은 1762개(한국은 68개)에 달한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은 중국에 날개를 달아 주고 있다. 드론·핀테크·전기차·2차전지에선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세계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 경제가 위력적이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독신자의 날)’가 보여준 것처럼 유선전화와 인터넷 웹을 건너뛰고 주요 상거래가 모바일로 이뤄진다. 시진핑이 당 대회에서 중국몽을 32차례나 언급한 것은 이런 자신감의 발로다.
 
서비스산업조차 한국이 대적하기 어려워졌다. 한국에선 밤문화로 치부되는 발 마사지조차 엄연한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류 호텔 뺨치는 시설에 100명 안팎의 마사지사가 일하지만 30분 기다려야 마사지 받는 것이 예사일 정도로 호황이다. 반듯한 일자리이다 보니 젊은 세대에도 좋은 직장이 된다. 한국은 어떤가. 우물 안 개구리를 자처하며 서비스업을 경시해 일자리도 놓치고 경제 구조도 노쇠해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 굴기 대처법은 우회로가 없다. 개방경제를 유지하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격차 확대와 제품 고도화만이 살길이다. 이러려면 정부는 30년 전 낡은 규제로 가로막고 있는 산업 혁신의 길을 열어 줘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간 냄비 속 개구리로 전락하게 될 뿐이다.
 
김동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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