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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입 혼란 최소화하고 생활시설 내진 강화해야

경북 포항의 강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로 연기된 데 이어 수시 논술·면접과 정시 일정이 모두 1주일씩 연기됐다. 당장 이번 토요일(18일) 예정됐던 10여 개 대학의 논술시험은 25일로, 19일 시험은 26일로 순연된다. 교육부는 어제 “모든 대입 일정을 일괄적으로 1주일씩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수시·정시 대입 일정 변경을 신속히 결정한 것은 바람직하다.
 

수능 이어 수시·정시도 1주일씩 연기
수험생 혼란, 정확한 정보 제공해야
학교·주택·상가 지진 취약, 대책 시급

하지만 후유증이 문제다. 당장 전국의 59만 수험생들이 갈팡질팡하며 불안해한다. 특히 지진을 직접 체험한 포항 지역 6000여 명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수능 고사장이 바뀔 가능성이 큰 데다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심리 치료를 비롯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 중요한 건 대학의 적극적인 협조다. 수시·정시 일정이 몽땅 미뤄짐에 따라 학사일정 전면 조정이 불가피하다. 일부 대학은 재학생 기말고사나 학내 일정이 겹쳐 수시 논술·면접 날짜를 바꾸기 어렵다고도 한다. 정시 최종 모집이 개강 턱밑으로 미뤄진 것도 부담이다. 대학들은 수시·정시 일정을 신속하게 공개해 단 한 명의 수험생도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실 대입 연기까지 부른 포항 지진의 가장 큰 피해자도 학교였다. 수능 시험장으로 쓰려던 포항 14개 학교 중 10곳의 외벽이 금 가고 창문이 부서졌다. 본관과 식당 외벽이 무너져 아수라장이 된 곳도 있었다. 포항을 비롯한 전국 초·중·고의 내진율이 20%대에 불과해 속수무책이었다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노후주택과 소규모 상가 같은 근린생활시설도 참담했다. 지붕과 담장이 주저앉고 바닥이 갈라지는 피해가 속출했다. 1층에 기둥을 세우고 빈 곳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필로티 건물 상당수도 부서졌다. 전국 건축물의 20.6%(56만3316동)만이 내진설계로 지어졌다 보니 지진 때마다 곡예를 하는 셈이다. 경주·포항 지진의 영향권인 부산·대구의 건물 내진율이 13~15%로 전국 꼴찌인 것도 놀랍다. 정부는 어제 내진 설계 의무화 대상을 2층 또는 연면적 200㎡ 이상(현재는 500㎡)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기존 건물에 대한 대책을 더 단단히 해야 한다. 국세·지방세 감면만으론 건물주가 큰돈을 들여 보강할 리 만무다. 전국 민간 건물의 80%가 무방비 상태인 만큼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지진 대피소도 정비해야 한다. 1000만 시민이 사는 서울도 지진 대피소가 턱없이 부족해 수용률이 40%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전국적인 지진 대피소 현황은 파악조차 안 돼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언젠가는 6.0 규모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어떤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 지진 대비 선진국인 일본의 노하우와 경험을 배우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나 지진·태풍 같은 대형 재난이 정권 운명을 좌우해 왔다는 뼈아픈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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