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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다잡자” 휴업에도 학교 간 고3들 … 가족여행 연기 속출

16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자습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의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돼 이 학교는 휴업에 들어갔지만 고3 학생들이 속속 등교했다. 오전 10시가 되자 서른 명이 넘는 학생이 자습실을 채웠다. 학생들은 “수능이 연기돼 일주일을 더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면서도 “친구들과 ‘멘털 잡자’고 서로 다독이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인한 수능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지만 수험생들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교육부가 전국 고교에 휴업 지침을 내렸지만 일부 학교는 16일 모든 교사가 출근해 고3 학생들에게 등교를 지시해 평소처럼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휴업한 학교들도 시설을 개방해 수험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했다.
 
이날 아침 서울 노량진 입시학원가에도 재수생들이 평소처럼 학원에 왔다. 학원 앞에는 자녀를 데려다 주는 학부모들의 승용차가 잇따라 정차했다. 부모들은 “차분히 해, 괜찮아! 파이팅!”이란 말을 자녀에게 건넸다. 재수생들은 무거운 가방을 멘 채 고개로 까닥 인사하곤 묵묵히 학원으로 들어갔다.
 
수능 연기가 발표된 15일 밤만 해도 수험생들은 허탈감에 눈물을 흘리는 등 평정심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서울의 한 여고 3학년생은 “이번 주말에 아이돌 공연을 볼 계획이었다, 어렵게 구한 콘서트 티켓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생각과 일주일 더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수능 연기를 빌미로 서울 강남의 일부 학원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조장하는 상술을 보이기도 했다. 수능 연기가 발표된 15일 밤 일부 학부모는 학원들로부터 ‘수능 연기 막판 최종 정리’ ‘마지막 7일 전략 특강’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고3 수험생 학부모인 강모(47·서울 대치동)씨는 “수능 연기 소식이 발표되자 대치동 학원가 어머니 밴드에선 이미 어디 학원에서 어떤 강의가 꾸려지고 있는지 소식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은 일주일간 차분히 대처하기를 조언했다.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공부 패턴을 잃고 마음이 붕 뜨면 안 된다. 평정심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창우 강남을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상황을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겪는 ‘일반적’ 문제라 생각해야 마음이 편해지고 받아들이기 쉽다”고 조언했다.
 
지난 15일 포항 지진 당시 울산시 매곡초교 학생들이 지진 모자를 쓰고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포항 지진 당시 울산시 매곡초교 학생들이 지진 모자를 쓰고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포항 지진 여파로 ‘지진용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지진 당일인 지난 15일 ‘생존배낭’이 평소(최근 한 달 평균)보다 4배가량 더 팔렸다고 16일 밝혔다. 푹신한 재질의 지진 모자와 건설 현장에서 쓰는 안전모도 덩달아 많이 팔렸다. G마켓에 따르면 15일 하루 동안 안전모를 구매한 사람은 전일 대비 187% 늘었다.
 
지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되며 ‘수능 졸업여행’을 준비한 수험생·학부모도 예약한 여행상품의 날짜를 미루거나 취소하느라 분주했다. 항공·여행업계는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6~23일 예약한 수험생과 동반 가족이 항공편을 취소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하나투어·노랑풍선 등 패키지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여행사는 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6일을 기점으로 17~23일 여행상품 예약자가 직전 1주일에 비해 3500여 명 더 많다”며 “이 수치를 ‘수능여행’ 수요로 본다”고 말했다.
 
수능 직후가 대목인 서울 강남 성형외과에도 전화 문의가 쏟아졌다. 서울 강남의 A성형외과에는 “지진 당일에만 20여 명이 수술 일정을 미뤘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성형외과 관계자 B씨는 “이번 주 예약 중 절반 이상이 연기돼 본의 아니게 쉬게 됐다”고 말했다. 
 
박형수·홍상지·김영주·윤경희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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