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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10억으로 살 만한 집 없어? 박탈감 키운 지상파 예능

연예인 가족 예능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장신영·강경준 커플이 3주 동안 고가의 신혼집을 구하러 다니다 좌절하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은 SBS‘동상이몽2’. [SBS 화면 캡처]

연예인 가족 예능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장신영·강경준 커플이 3주 동안 고가의 신혼집을 구하러 다니다 좌절하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은 SBS‘동상이몽2’. [SBS 화면 캡처]

최근 봇물 터지듯 방송됐던 가족 예능들이 시청자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SBS 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만큼은 달랐다. 연예인 세습 논란을 비껴가며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출연하는 이들이 부유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네 사는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었다.
 
밥 많이 먹으면 살찐다고 면박 주는 아내(추자현)와 “밥 한 공기 더 먹으면 안 되느냐”고 애교를 떠는 남편(우효광), 아내를 위해 큰마음 먹고 집을 공동명의로 두려는 남편(이재명)과 생각지 못한 등기비용 때문에 이를 결국 포기한 아내(김혜경). 시청자들은 위화감 없이 그들의 일상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지난 3주간 장신영·강경준 커플(장강커플)이 신혼집을 구하러 다닌 모습을 담은 ‘동상이몽2’는 불편함 그 자체였다. 신혼집을 알아보기에 앞서 장강커플이 들른 점집에서는 “사주와 잘 맞다”며 강남(서초동과 역삼동)을 권했고 이들은 집을 구하기 위해 강남으로 갔다. “최소 8억원에서 최대 10억원까지의 집을 알아본다”는 장강커플은 바닥에 깔린 대리석만 봐도 가격을 알만한 집을 둘러보며 연신 감탄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내 좌절하는데, 매매가가 13억에서 18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차를 타고 이동하며 허탈한 표정으로 “우리 그냥 지방 가서 살래?”라고 농담을 던진다.
 
강경준은 은행에서 3억~5억원 정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지만, 마음에 두고 있던 호화 단독주택 전세금 마련이 어려워 보이자 허탈해했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김숙이 “나도 예전에 350만원밖에 대출이 안 된다고 해서 정말 슬펐다”며 강경준을 위로했지만 위로받을 사람은 오히려 김숙처럼 느껴지기도 다.
 
연예인 가족 예능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장신영·강경준 커플이 3주 동안 고가의 신혼집을 구하러 다니다 좌절하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은 SBS‘동상이몽2’. [SBS 화면 캡처]

연예인 가족 예능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장신영·강경준 커플이 3주 동안 고가의 신혼집을 구하러 다니다 좌절하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은 SBS‘동상이몽2’. [SBS 화면 캡처]

특히 방송에서는 강남 8학군에 대해 지도를 그려 넣으면서까지 설명하며 방송했다. 장신영은 학군이 좋다는 강남 아파트설명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비록 불평등한 교육 환경이 엄연히 실존하는 문제라지만 구태여 이를 강조해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강남 학군에 아이를 보내지 못하는 대부분의 부모는 이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가족 예능이 큰 비판을 받은 이유는, 연예인 세습과 같은 불공정한 기회 논란을 불러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와 달리 풍요롭고 고급스러워 공감 가지 않는 그들의 일상을 굳이 방송에서까지 봐야 하느냐는 거부감 때문이었다. KBS2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초기 아빠의 육아 참여라는 사회적 흐름을 담으면서 현실 육아의 고단함을 보여줘 의미와 재미를 한 번에 잡았지만, 최근 협찬받은 물품들로 채워진 집이나 협찬 장소에서 아이와의 억지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수준에 머물면서 위화감을 준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10억원으로 살만한 신혼집이 없다며 “지방으로 가서 살겠느냐”는 농담에 공감할 시청자가 몇이나 될까. 제작진 탓에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힘든 사랑을 일궈가며 많은 응원을 받던 장강커플이 일순 비호감 커플이 됐다. 한 시청자(way_****)는 “도대체 이 프로그램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인지 의도를 모르겠다. 한심한 프로그램”이라고 꼬집었다. 제작진은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을까.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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