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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손님에게 꼭 손편지 쓰라” 직원 독려

’서울은 르 메르디앙이 지향하는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고 한 조지 플렉 부사장. [최정동 기자]

’서울은 르 메르디앙이 지향하는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고 한 조지 플렉 부사장. [최정동 기자]

독일에서 태어난 한인 2세는 어릴 적 여름이면 어머니의 고향 ‘코리아’를 찾았다. 이른 새벽 어머니 손을 잡고 간 서울 종로 광장시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만두를 먹은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낯선 제주 여행 기념품인 돌하루방 조각은 아직 간직하고 있다. 아늑했던 경험으로 가득한 ‘코리아’에서의 기억은 어느새 그를 호텔업으로 이끌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부사장 조지 플렉(42·한국명 영민 플렉). 독일인 아버지와 한인 어머니를 둔 그는 메리어트 계열사인 ‘르 메르디앙 서울’ 오프닝 참석을 위해 최근 방한했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르 메르디앙 서울은 이전에 있던 리츠 칼튼 호텔을 1000억원 이상 들여 개보수한 뒤 새로 이름을 붙인 호텔이다.
 
오프닝 기자회견 전 중앙일보와 만난 그는 “30가지 메리어트 호텔 브랜드 가운데 르 메르디앙은 문화와 예술을 특히 중시하는 브랜드”라며 “세계적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인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가 호텔의 336개 객실을 다양한 패턴의 천연 소재 인테리어로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내 최대 규모의 호텔 문화공간인 호텔 1층의 M 컨템포러리 센터에 들러볼 만하다”며 “한국 미술가 전준호의 ‘그랑드 블루’(Grand Blue), 미국 미니멀리즘 아티스트 프랭크 스텔라의 ‘모비딕’(Moby Dick) 등 현대 미학을 반영한 국내외 예술품이 다수 전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르 메르디앙 서울의 콘셉트를 ‘여행지의 발견’(Destination Unlocked)이라고 정의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어릴 적 광장시장에서 먹었던 찐만두를 유별나게 좋아해서 그런지, 어머니가 독일에서도 만두 요리를 자주 해주셨어요. 고향에 대한 향수와 해외 여행에 대한 로망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호텔에서 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새로 오픈한 르 메르디앙 서울 인근(신논현역)의 맛집도 꿰차고 있지요.”(웃음)
 
1996년 독일 명문인 뮌헨 루드비히-막시밀리암대에서 창의적 글쓰기를 전공한 플렉은 재학 시절 한 메리어트 계열 호텔에서 ‘벨맨’(파트타임)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20년 뒤 ‘그룹 2인자’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부사장으로 오르기까지의 비결에 대해 그는 “모두가 기피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맡는 자세”라고 답했다.
 
“직위에 상관없이 항상 ‘야간 근무’를 도맡았다”고 한 그는 “한땐 아무도 근무를 원치 않는 허름한 공항 호텔(미국 시애틀)의 근무를 자청했다. 그때 부실한 호텔 시설을 재정비했던 경험 등이 이후 몰디브 섬의 W 호텔(메리어트 계열 브랜드)을 짓고 오픈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플렉은 현대인에 필요한 호텔 마케팅으로 ‘휴먼 터치’를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호텔에서 투숙객이 손쉽게 문을 열 수 있는 ‘키 카드’를 쓰는 등 전반적으로 시설이 디지털·기계화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휴먼 터치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 메리어트 계열사 직원들에게 ‘꼭 손님에게 손편지를 쓰라’고 독려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3박4일 일정을 마친 뒤 출국한 플렉은 “내후년쯤엔 르 메르디앙 신촌을 론칭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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