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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조, 나직이 속삭이는 목소리에 라틴 음악도 술술

가수 정미조씨가 음반 발매 하루 전인 16일 서울 망원동 음악카페 벨로주에서 신곡 ‘동백’을 선보였다. 지난 37년간 화가와 교수로 살았던 그는 ’오랜 잠을 자다 다시 깨어난 기분“이라고 했다. [뉴시스]

가수 정미조씨가 음반 발매 하루 전인 16일 서울 망원동 음악카페 벨로주에서 신곡 ‘동백’을 선보였다. 지난 37년간 화가와 교수로 살았던 그는 ’오랜 잠을 자다 다시 깨어난 기분“이라고 했다. [뉴시스]

노래에는 주문 같은 효과가 있는 걸까.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개여울’)라고 노래하던 정미조(68)는 지난해 37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온 데 이어 이번엔 데뷔 45주년을 맞아 12번째 정규 앨범 ‘젊은 날의 영혼’을 내놓았다. ‘어젠 비 오더니 오늘 바람 부네 내일 난 또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는 고백처럼 마이크를 놓고 붓을 들고 파리로 떠났던 그가 ‘아직 내가 만나야 할 그 무슨 꿈’(‘한 걸음만’)을 찾아 돌아온 것이다.
 
그는 앨범 타이틀처럼 ‘젊은 날의 영혼’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16일 홍대 인디 뮤지션들이 즐겨 찾는 음악카페 벨로주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수록곡 14곡 중 절반에 달하는 7곡을 함께 부르고 감상했다. 김소월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데뷔곡 ‘개여울’처럼 서정성이 짙게 밴 목소리로 ‘동백’을 노래했고, 라틴 밴드 로스 아미고스의 연주에 맞춰 쿠바 번안곡 ‘아디오스, 미 아바나’를 들으며 리듬을 탔다. 과연 음악을 떠나 있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밀도 있는 목소리였다.
 
“오래 인생을 살아오신 분들만이 할 수 있는 깊이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이주엽 JNH뮤직 대표의 소개가 끝나기가 무섭게 정미조는 “꼭 맞는 옷을 입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972년에 데뷔해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는 그저 노래하는 게 좋아서 불렀던 것 같아요. 이장희 선배의 ‘휘파람을 부세요’나 송창식 선배가 준 ‘불꽃’처럼 정말 좋아했던 곡도 있지만 대부분 회사에서 정해준 곡이었죠. 그런데 37년 만에 다시 노래를 하니 한 구절, 한마디가 그렇게 와 닿을 수가 없더라고요. 마치 잠자고 있다 다시 태어난 것처럼요.”
 
실제 그에게 가수 생활은 ‘제3의 인생’이기도 하다. 13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수원대 조형예술학부 교수로 22년간 재직하다 2015년 정년퇴임했으니 화가·교수 등 남들은 한번 갖기도 힘든 직업을 바꿔가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 최백호가 본인의 음반을 제작했던 이주엽 대표를 소개하며 다리 역할을 했다. “저는 LP 세대잖아요. CD라는 단어조차 없을 때 떠나서 그런지 막연하게 제 이름으로 된 CD 한 장 정도는 갖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이 나이가 되어서도 재즈나 라틴 음악을 새로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죠.”
 
덕분에 앨범 프로듀싱을 맡은 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을 비롯 탱고 듀오 엘 까미니또까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참여했지만 정미조만의 감성이 오롯이 드러난다. ‘난 가야지’ 등 작사·작곡에도 처음 도전한 그는 “‘젊은 날의 영혼’을 부를 때 항상 회색빛이던 파리 하늘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던 유학생활이 떠올라 자꾸 울컥했다”며 “젊은 친구들도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팬임을 밝히며 ‘개여울’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가수 아이유는 응원 영상을 만들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그림과 음악은 어떻게 다를까. “물감이냐, 오선지냐 방법의 차이일 뿐 기본적인 감성은 같다고 생각해요. 다만 미술은 작품을 그리고, 전시를 하고, 찾아와서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음악은 발매 즉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잖아요. 엄청난 속도 차이죠. 특히 제가 활동할 땐 한 곡이 히트하려면 몇 달은 걸렸는데 지난해 ‘귀로’가 나오니 3일 만에 사람들이 알고 댓글이 달리더라고요. 너무 신기한 세상이죠. 다만 다들 음원으로만 듣는 게 아쉽죠. 14곡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만큼 함께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달 10일엔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통한 만남이 준비돼 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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