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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배틀그라운드’ … 반년 만에 기업가치 25배

장병규. [연합뉴스]

장병규. [연합뉴스]

지난 9월 문재인 정부의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벤처 1세대’ 장병규(44) 위원장의 성공 신화가 산업계에서 화제다. 그가 2007년 창업한 블루홀이 만든 PC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 흥행을 기록하면서 회사 가치가 5조원대에 달했기 때문이다. 장 위원장의 보유 주식 가치도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15일 부산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7’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포함, 게임비즈니스혁신상과 기술창작상(사운드 분야) 등을 받아 6관왕에 올랐다. 이날 트로피를 든 김창한(43) 펍지주식회사 대표는 “배틀그라운드 패키지가 한 주에 100만 장씩 팔리고 있다”고 자랑했다. 펍지는 블루홀의 개발 부문 자회사다. 김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박사 출신으로, 이번 개발을 총괄 지휘해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시작부터 특이했다. 한국 기업에서 투자해 개발한 게임인데도 국내보다 북미와 유럽 등 해외에서 먼저 출시됐다. 지난 3월 출시 직후 해외 게이머들 사이에서 “재밌다”는 입소문이 나더니 과거 ‘스타크래프트(미국 블리자드)’ 때처럼 급속도로 유행했다. 8개월 만에 해외에서 2000만 장의 패키지 판매량을 기록했다. 연내 3000만 장 돌파가 유력하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액은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다 보니 한국 게임이 글로벌 인기를 등에 업고 지난 14일 국내로 ‘역수출’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연출됐다.
 
애초에 외국인 개발자를 대거 참여시키는 등 좁은 내수 시장보다 세계 시장부터 노린 전략이 통했다. 물론 더 직접적인 흥행 비결은 게임 자체의 높은 완성도에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게이머 시점에서 총기류를 써서 전투를 벌이는 1인칭 슈팅(FPS) 게임이다. FPS 자체는 새롭지 않은 게임 장르이지만 이 게임은 여기에 ‘무인도’라는 공간 배경 요소를 접목해 차별화했다. 무인도에 살아남은 100명이 최후 생존자 1인을 가리는 콘셉트다. 게이머는 운신의 폭이 제한된 무인도에서 가진 무기와 주변 지형을 참고해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긴장감과 몰입감이 그만큼 커진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게임 속 캐릭터(등장인물)의 역할을 여러 게이머가 수행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변도의 게임 트렌드에 식상함을 느끼던 게임 마니아들이 고전 장르인 FPS를 재해석한 배틀그라운드의 신선함에 매료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매출 약 372억원, 직원 수 300여 명의 중소기업이었던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아직 비상장사이지만 몸값도 그만큼 뛰고 있다. 장외시장 정보업체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올 초 3만원이던 블루홀의 장외주식 가격은 지난 15일 71만5000원으로 액면가(500원)의 1430배에 달했다. 블루홀이 장외주식으로 발행한 전체 주식 수(약 708만 주)와 거래 가격을 감안하면 시가총액 추정치는 5조600억원에 이른다. 올 초 2074억의 25배에 달한다. 대기업인 삼성중공업·한화케미칼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과거와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진 게임 산업의 위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기업가치에 창업자인 장 위원장의 자산 규모도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 위원장의 지분율은 20.7%(9월 30일 기준). 시가총액 추정치와 지분율로 환산하면 그가 보유한 지분 가치만 약 1조485억원에 달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과감한 인수합병(M&A) 투자가 배틀그라운드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펍지는 블루홀이 2015년 인수한 ‘지노게임즈’의 바뀐 사명이다. 블루홀은 같은 해 블루홀피닉스와 블루홀스콜도 인수해 자회사로 뒀다. 이들 회사는 배틀그라운드 외에 다른 게임 개발을 맡았다. 장 위원장은 블루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런 사업 결단을 내리는 한편 카카오게임즈와 넵튠 같은 국내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 배틀그라운드를 흥행작으로 만드는 기반을 다졌다.
 
블루홀은 이처럼 동종업계의 부러움을 살 만큼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과제도 많다. 최근 중국 게임 업체들이 무더기로 배틀그라운드를 베낀 ‘짝퉁’ 게임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 있어서다. 중국 국내법에 따라 법적 대응을 해야 하지만 판결에만 수년이 걸려 그사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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