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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미르·K스포츠 출연금에 ‘직접 뇌물’ 혐의 추가

 
삼성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204억원을 낸 것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제3자 뇌물죄 뿐 아니라 단순 뇌물죄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 공소장 변경 신청 허가
제3자뇌물·단순 뇌물 택일 가능
"재단을 만들어서 朴에 준 것"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16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에서 특검이 이같은 내용을 담아 공소장(검사가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 때 혐의 등을 적어 작성하는 문서)을 변경하겠다며 낸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특검팀은 “출연금이 단순 뇌물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앙포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앙포토]

제3자뇌물죄는 공무원 등이 직무에 관련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주도록 요구하거나 약속할 때 성립하는 범죄다(형법 130조). 당초 특검팀은 1심 재판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청탁을 받고, 제3자인 재단에 대한 후원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8월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세 가지 뇌물 혐의(정유라 승마지원, 재단 출연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중 재단 관련 부분은 무죄로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이 재단 출연금 액수를 정했고, 청와대가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특검팀은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차 단독 면담에서 뇌물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단순 뇌물죄를 범죄 혐의에 추가했다. 원래 존재하던 재단에 돈을 낸 것이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을 위한 재단을 만들어줬다는 취지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대신에 재단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을 납부했다는 구조로 볼 경우 재단 자체를 뇌물로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3월 한국형사법학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논의한 점 등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의 성격을 둘러싼 법리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이 선택한 ‘공소장 택일적 변경’은 공소장에 여러 범죄사실를 기재하고 그중 어느 하나만 유죄로 인정해도 좋다는 취지다. 제3자 뇌물죄는 부정 청탁 여부가 입증돼야 하지만 단순 뇌물죄는 금품을 받은 공무원과의 직무연관성과 대가성만 인정되면 된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인정할 수 없다는 말 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부회장과 공범 관계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소장 변경 가능성도 있다. 원칙적으론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이 부회장은 특검팀이 기소했기 때문에 적용 혐의를 반드시 일치시킬 필요는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이 뇌물 수수·공여자로 연관돼 있어 검찰에서도 공소장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특검팀과 반드시 같은 구조로 재판을 진행할 필요는 없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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