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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늙은 기업이 어린기업 성장 막아" 재계 비판한 까닭

"자수성가형 기업가 키우기 위해 규제 개선해야"
 
경제계가 한국 경제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자수성가형 기업가를 키우기 위해서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노동시장의 보호막을 걷어내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김동연 부총리 간담회
4차 산업혁명, 경제 양극화, 노동 개혁 등 주제
박 회장, 전문가 50여명 조언 담은 제언집 전달
김 부총리 “기업인은 경제 발전의 파트너”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제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집’을 전달했다. 학계ㆍ컨설팅사ㆍ기업ㆍ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50여 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기존의 소원수리형 건의에서 벗어나 전문가의 분석과 대안을 마련했다는 게 대한상의의 평가다. 
[자료: 대한상의]

[자료: 대한상의]

 
제언집에는 우선 ‘산업의 미래’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세계 100대 사업모델이 한국에서 창업했다면 절반 이상(57개)이 꽃피울 수 없거나 시작할 수 없다”, “서비스 산업은 일자리를 제조업의 2배나 만들지만 자격증과 기득권에 막혀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제언집에서 “김대중 정부 때부터 국정 주요과제로 규제개혁이 추진됐지만 혁신적인 기업의 창업은 아직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양극화 문제도 짚었다. 10대 그룹의 영업이익이 83.7% 늘 때 10대 그룹 외 상장사는 되레 2.2% 감소하는 등 실적 편중이 심하다. 또 한국의 자수성가형 기업가는 25.9%에 그쳤고 74.1%는 상속형 기업가였다. 자수성가형 기업가의 비중은 조사 대상 78개국 중 최저 수준으로 전체 평균(69.6%)에도 크게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다수 정책이 늙은 기업의 연명을 돕도록 설계됐다”는 점은 원인으로 꼽으면서 “잠재력이 큰 어린 기업이 성장궤도에 들어가도록 정책구조를 바꾸고 재도전 가능한 사회안전망을 갖출 것”을 조언했다.
 
노동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입체적인 분석을 내렸다. 한국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의 98.5%, 근로시간 단축 대상자의 85.7%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내년 최저임금이 오르고, 근로시간을 줄이면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다. 하지만 한국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6.8%)보다 높고, 비정규직 비율은 OECD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여기에 저임금 근로자 배려가 고임금 근로자의 최저임금 수혜로 돌아가는 ‘형평성 문제’, 청년들은 구직난을 겪고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는 '일자리 미스매치'도 풀어야 할 과제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우리는 저임금, 장시간 근로에 의존하는 현 상태 유지에 급급하다"며 "기업이 혁신에 나설 수 있도록 구시대적인 노동시장 보호막을 걷어내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안전망 구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노동개혁도 가능해진다"면서 "숙련된 고용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국민을 지원하고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대한상의

제언집에는 “그간 경제계가 미래 성장을 얘기하기보다는 ‘기업 애로가 많으니 해결해주세요’ 식으로 기업의 연명을 위한 호소만 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한다”는 경제계의 자성도 담았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을 우려하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시장 자율성과 사회 공공성을 대립적 관계로 규정하고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하면 자율성과 공공성을 모두 잃고 그에 따른 사회경제 비용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기업도 시장경제 질서를 준수하고 공정한 분배를 해왔는지 돌아보면서 기업 친화적인 문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계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부는 기업인을 경제 발전을 위해 함께 가는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줄탁동기’라는 말처럼 안에서 쪼고 밖에서 같이 쪼아야 알이 깨지듯, 정부ㆍ기업ㆍ상의가 함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에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지는 같아 다행이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갈 길이 멀다"며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저항에 부딪혀서 못 하는 것도 있는데, 그것들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한번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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