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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를 사수하라" 수능 문제지 '철통보안' 현장 가보니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6일 오전 수능 문제지가 보관된 전북 전주시 진북동 전주교육지원청 한 부속 건물 앞에서 경찰과 교육청 관계자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6일 오전 수능 문제지가 보관된 전북 전주시 진북동 전주교육지원청 한 부속 건물 앞에서 경찰과 교육청 관계자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6일 오전 8시20분 전북 전주시 진북동 전주교육지원청.    
전주와 무주 지역 23개 고사장에 보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가 보관된 곳이다. 전주에서 수능을 치르는 완주 지역 학생까지 포함해 수험생 1만780명의 대입 진로를 좌우할 시험지다.  

전북, 교육부·교육청·경찰 6명 24시간 지켜
외부인 출입 통제…보관 장소 CCTV 녹화
인천·경기 "교육부 매뉴얼대로 보안 유지"
강원, 7개 거점 교육지원청서 모아 보관

 
원래대로라면 이 문제지들은 이날 오전 5시부터 각 고사장에 반출돼야 하지만 하루 먼저 무주에 보낸 171명분의 문제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교육지원청 내 한 부속 건물 1층에 봉인돼 있었다. 전날 오후 2시29분쯤 경북 포항에서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수능 디데이가 16일에서 23일로 일주일간 연기돼서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6일 오전 전주지구 제8시험장인 전주 영생고 교사들이 칠판에 붙은 안내문을 뜯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6일 오전 전주지구 제8시험장인 전주 영생고 교사들이 칠판에 붙은 안내문을 뜯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천재지변으로 수능일이 미뤄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이날 시험지를 보관하는 전주교육지원청 주위는 평온해 보였다. 교육지원청 직원들도 평소와 다름 없이 출근하고, 인근 전일초 학생들도 삼삼오오 등교했다. 하지만 수능 문제지가 있는 부속 건물은 외부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였다.  
 
취재 협조를 얻어 건물 안에 들어가니 남녀 '운용요원' 6명이 문제지가 있는 방 앞을 지키고 있었다. 교육부와 전북도교육청에서 나온 중앙협력관 2명과 전주교육지원청 소속 장학사 2명, 전주 덕진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이 '시험지 사수대'였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6일 오전 전주지구 제8시험장인 전주 영생고에서 이 학교 3학년 담임인 이은상 교사가 책상에 붙은 수험표를 떼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6일 오전 전주지구 제8시험장인 전주 영생고에서 이 학교 3학년 담임인 이은상 교사가 책상에 붙은 수험표를 떼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벽에 붙은 커다란 모니터에는 종이상자 수백 개가 쌓인 모습이 4개 분할 화면으로 비쳤다. 수능 문제지가 있는 방에 달린 4개의 폐쇄회로TV(CCTV)가 각기 다른 방향에서 찍고 있는 영상이었다. 이 비밀스러운 방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사진 촬영도 금지됐다.    
 
중앙협력관으로 파견 나온 전북도교육청 장학관 A씨(여)는 "지난 14일부터 밤낮없이 수능 문제지를 지켰다"며 "밤에는 수능 문제지가 있는 옆 사무실에서 접이식 침대(일명 야전 침대)에서 번갈아 가며 쪽잠을 잤다"고 말했다. 그는 "첫날 전국 모처에 있는 인쇄소에서 시험지를 받는 일부터 수능이 끝난 뒤 답안지를 모아 이튿날(17일) 서울에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넘기는 것까지 3박4일간 문답지를 지키는 게 우리 역할이었다"며 "갑작스럽게 수능일이 연기돼 몸은 고되지만 국가의 중차대한 일인 만큼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철통보안'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6일 오전 전주지구 제8시험장인 전주 영생고에서 교직원들이 고사장 안내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6일 오전 전주지구 제8시험장인 전주 영생고에서 교직원들이 고사장 안내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교육부 소속 중앙협력관(여) B씨는 "그동안 교육부에서는 밤에 (문제지가 보관된 장소에) 불시 점검을 나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며 "문제지 보안 업무와 관련해서는 원래 있던 인원으로 계속 갈지 교체 인력이 올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전주 덕진경찰서 소속 C경위는 "오전 8시에 야근 근무조와 바꿨다. 경찰은 10시간씩 교대 근무를 선다"고 했다.  
 
전주교육지원청 D장학사(여)는 "보안 문제 때문에 시험지가 보관된 건물에서 열릴 예정이던 모든 회의는 수능일 이후로 미뤘다"고 말했다. 앞서 이항근 전주교육장도 오전 4시30분과 8시에 두 차례 이 건물에 들러 문제지 보안 상황을 점검했다.
 
인천시교육청 내 시험지가 보관된 출입문 앞에 경찰관이 지키고 있다. 임명수 기자

인천시교육청 내 시험지가 보관된 출입문 앞에 경찰관이 지키고 있다. 임명수 기자

수능 시험지 보안 때문에 비상이 걸린 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날 인천시교육청의 수능 시험지 보관 장소는 경찰관 2명과 교육청 직원 2명이 지켰다. 바로 옆 비상상황실에 상주하는 직원들까지 최소 10명 이상이 하루 24시간 시험지 보안을 유지했다. 시험지가 보관된 장소의 출입문과 손잡이 등은 흰색 테이프로 봉인됐다. 테이프가 붙은 곳은 곳곳에 도장도 찍혀 있었다. 외부 침입자가 테이프를 뜯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인천 지역의 경우 수능 시험지를 일선 교육지원청이 아닌 시교육청이 보관하는 게 특징이다. 지역이 좁아 전체 50개 고사장에 시험 당일 시험지 배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해 5도 등 섬 지역도 학생들이 인천시내로 나와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별도로 보관할 필요가 없다.  
 

춘천교육지원청으로 회송되고 있는 수능 시험지. 박진호 기자

춘천교육지원청으로 회송되고 있는 수능 시험지. 박진호 기자
경기도의 경우에는 수원·성남·용인·의정부 등 19개 시험지구로 분산돼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내 별도의 장소에서 수능 시험지를 보관 중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시험지 관리는 보안도 중요하지만 투명하게 관리돼야 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인원을 배치하는 것도 문제"라며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교육부의 보안 매뉴얼대로 시험지를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산간 오지가 많은 강원도 지역은 시험지 유출을 막기 위해 전날 17개 교육지원청으로 나간 수능 시험지를 7개 교육지원청에 모아서 보관하기로 결정했다. 철원과 화천·양구·홍천으로 나간 시험지는 춘천교육지원청에서, 영월·정선·평창·횡성은 원주교육지원청, 인제는 속초·양양교육지원청, 강릉과 동해·삼척·태백은 각 교육지원청에서 수능 때까지 시험지를 보관한다.
 
시험지를 보관하는 교육청에서는 2명의 경찰관이 6개 조로 나눠 4시간씩 하루 24시간 경비 업무를 맡는다. 강삼영 강원도교육청 대변인은 "시험지 유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지역에 흩어진 시험지를 거점 교육지원청에서 보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주·인천·춘천=김준희·임명수·박진호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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