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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목줄은 조여오는데…전병헌의 딜레마, 청와대의 딜레마

한국e스포츠협회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향한 수사망을 좁혀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수사 진전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전 수석의 직접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말한 건 사실상 소환 조사 방침을 공개한 것이었다. 2015년 7월 재승인 인가를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 정도의 후원금을 보냈고, 이 돈을 둘러싼 의혹에 관한 검찰발 기사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4일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예산안 관련 업무보고를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4일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예산안 관련 업무보고를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이런 상황에서 전병헌 수석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전날 기자단에 배포한 ‘전병헌 정무수석의 입장’에서도 “그동안 여러 억측 보도로 참담한 심정이었다”며 “언제라도 (검찰에) 내 발로 가서 소명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16일 오전에 청와대로 출근해 현안점검회의 등 자신이 참석해야 하는 청와대 회의에 정상적으로 참석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상황은 전병헌 수석과 청와대 모두에게 딜레마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수석 입장에선 자신이 청와대 수석직을 던지는 순간 검찰의 고강도 수사를 받을 게 뻔한 상황이다.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에 대해 야권에서 “청와대 하명(下命)을 받은 정치 보복”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만큼 검찰이 검찰 스스로를 위해서도 현재 권력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 수석이 계속 현직을 유지한 채 검찰에 소환된다면 피의자 신분이든 참고인 신분이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다. 전 수석이 전날 입장문에 “대통령께 누를 끼치게 되어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밝힌 것에서도 이런 고뇌가 읽힌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달 10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달 10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전 수석이 자진 사퇴를 안 하고 검찰에 출두하면 현직 청와대 수석의 검찰 조사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고, 적폐청산을 주도하는 청와대의 선명성(鮮明性)이 훼손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 수석 본인이 완강하게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제로 사퇴를 시키는 것도 부하이자 동료에게 인간적 예의가 아닐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이자 청와대와 여권은 우회적으로 전병헌 수석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일 검찰이 전병헌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하게 될 경우’란 전제를 달곤 “이전 정부에서 그동안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현직 신분으로 검찰청에 갔던 전례가 없다. (전 수석이) 명한 정치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결국은 전 수석이 결단을 하지 않겠느냐”며 “기다려 보자”는 취지의 말을 하고 있다.
 
또한 전 수석이 전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거취 문제에 관한 논의를 했다는 것도 외부에 알렸다. 두 사람이 논의를 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는 말에는 서로의 입장이 달랐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 수석이 임 실장과 논의한 이후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사실 규명도 없이 사퇴부터 해야 하는 풍토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전 수석의 입장문에 대해서도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 관계자가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와 ‘전병헌 정무수석의 입장’을 기자단에 일일이 돌리고 난 뒤에 청와대는 “전병헌 수석 입장문은 전병헌 수석 개인이 개별적으로 접촉하여 배포한 것으로 춘추관과는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는 전병헌 수석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멘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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