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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수소경제 사회, 먼 미래 아니다

오인환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장·녹색기술센터 소장

오인환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장·녹색기술센터 소장

파리협정 체결로 시작된 신기후체제의 효력이 발생한 지 1년째다. 이에 따른 우리나라의 목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발생 예상치(BAU) 8.5억t의 37%인 약 3.1억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증대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생산 비율을 20%까지 달성한다는 ‘신재생 3020 이행 계획’을 수립했다.
 

신기후체제 목표 이루려면
수소에너지 기술 활용 필수
기술은 선진국 근접했으나
정책의지와 실행력이 관건

그런데 신재생에너지는 자연조건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발전량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재생 3020 이행 계획은 태양광과 풍력을 주축으로 삼는다. 그렇지만 태양광은 일사량 및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동하고 24시간 내내 발전이 어렵다. 풍력 역시 간헐성이 심하다. 양대 발전원 모두 원자력이나 석탄화력처럼 ‘기저부하’ 발전을 담당하기에는 본질에서 한계가 있다. 전력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첨두부하’ 발전으로 활용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하려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직접적인 보급 외에 간헐적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에 대한 저장기술로서 수소 에너지 활용은 필수불가결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 달성이라는 3020 계획뿐 아니라 BAU 37% 감축이라는 신기후체제 목표 달성을 위해 우리는 ‘수소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 수소 에너지를 단순한 저장 방식뿐 아니라 발전용·수송용·건물용 연료전지로 확대한다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훨씬 더 쉽게 접근할 길이 생긴다. 여기서 ‘수소 경제 사회’란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이송해 여러 가지 응용 분야에 활용하는 경제적 구조를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수소 경제 사회로 가는 데 기술적인 걸림돌은 없다고 봐도 된다. 수소 에너지 관련 기술의 성숙도는 선진국 못지않다. 문제는 정책 의지다. 이미 선진국은 수소 경제로 가는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일본·독일 등 선진국은 연료·발전과 에너지 저장 모두를 아우르는 수소 에너지의 유연성에 주목해 법·제도 정비, 수소 충전 인프라 설치 확대, 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높은 편이나 아직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산업 진흥 차원의 논의만 개별적으로 할 뿐 국가 차원의 큰 그림은 없다. 현대자동차가 수소차 개발을 일본보다 먼저 하고도 대중화하지 못했다.
 
시론 11/16

시론 11/16

이젠 우리 사회도 좀 더 적극적으로 수소 기반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선 수소 관련 제도 정비, 보급 지원의 확대, 향후 적용을 위한 실증사업 추진, 수소차·충전소·연료전지 등 기술 개발이 조화롭게 추진되어야 한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점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 제도 정비 측면에서 수소 에너지를 국가 에너지로 선정해 중장기 수급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수소 이용 및 보급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을 위해 ‘수소산업육성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 수소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가격 체계 및 안정적인 수급 방안을 강구한다. 국가적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일이다.
 
둘째, 수소 에너지 보급 지원과 관련해 수소차의 정부보조금은 내년도 예산에 고작 130대분만 반영되어 있다. 내년에 2세대 수소차가 새롭게 출시될 예정임을 고려하면 훨씬 더 늘려야 한다. 아울러 수소충전소 지원과 관련해 설치비 지원이 지자체에 한정되어 있어 민간 참여가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에도 설치비와 운영비 지원을 해야 한다. 수소 이용을 늘리려면 신재생 연료 혼합 의무화 제도(RFS)에 수소를 포함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셋째, 다양한 실증사업 추진과 관련해서는 수소 에너지 저장장치(HESS) 보급을 위한 실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일정대로 2020년대 중반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전체 발전량의 10%를 넘어서면 태양광·풍력 발전의 간헐성 등으로 송전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지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이의 보완을 위해 대규모 저장이 중장기적으로 가능한 HESS 보급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전해-수소 저장-연료전지 시스템에 대한 실증사업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대형 버스·트럭 등에 대한 실증사업이 이루어져 수소 버스·트럭의 보급을 늘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소자동차·수소충전소·연료전지 등 기술 개발에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안 되면 사업 각 단계의 채산성이 맞지 않아 사업성이 악화하고, 구매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다.
 
오인환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장·녹색기술센터 소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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