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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능까지 연기시킨 포항 강진 … 총체적 대책 시급하다

1년여 만에 급습한 규모 5.4의 경북 포항 강진이 오늘 치를 예정이던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1주일 연기시켰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어젯밤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학생 안전과 형평성을 감안해 수능을 23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수능이 미뤄진 건 1994학년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교육부는 포항 지역에 여진이 계속되고 14개 고사장 중 상당수에서 건물 균열이 발생해 연기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능 채점과 성적표 고지 등 대입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교육부는 시험지 유출 방지와 수험생 혼란 최소화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경주 5.8, 어제 포항 5.4 강진
전국 모든 곳에서 감지, 피해도 속출
수능 1주일 전격 연기, 23일 치르기로

어제 오후 2시29분쯤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은 지난해 9월 12일 경주 5.8 강진에 이은 역대 둘째 규모다. 경주 때보다 규모는 약했으나 진원지가 얕아 수도권과 강원·제주 지역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 거의 모든 국민이 직간접으로 지진 공포에 휩싸였던 하루였다. 전국에서 119 신고가 쇄도했고 운동장이 갈라지고 도로·주택·건물이 무너지거나 파손되고 한때 인터넷이 끊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수십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지만 그나마 대형 인명피해가 없었던 게 다행이다. 경주 지진 때 무용지물이었던 국민 재난문자가 신속히 전달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국민의 회초리를 맞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을 기상청으로 일원화한 결과다. 행정안전부가 즉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 것도 바람직하다.
 
이번 지진이 주는 메시지는 선명하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경주 강진 이후 630여 차례나 여진이 이어지다 포항 지진이 발생한 것을 주시해야 한다. 포항은 경주~부산~양산으로 이어지는 활성단층인 양산단층과 이어져 있다. 경주·울산을 잇는 울산단층 역시 활성단층이다. 정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도 두 단층 부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활성단층의 심술 여하에 우리가 언제, 어떤 위험에 처할지 모르는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정부의 지진 대책은 여전히 굼뜨다. 철도·교량·학교 등 전국 공공시설물의 내진율은 40.9%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그 비율이 25.3%, 지진 취약 지역인 경북은 18.7%다. 경주 사태 이후 정부는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입해 내진율을 54%로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속도가 ‘굼벵이’다. 학교의 경우 2034년 이후에나 100% 달성이 가능하다니 그때까지 불안에 떨란 말인가.
 
더구나 연면적 500㎡ 이상의 민간 건축물 내진설계 비율은 19%에 그치는 데다 기존 건물은 아예 무방비 상태다. 총체적인 안전 점검과 지원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돈이 들더라도 활성단층대 부근 원전과 국가기간망도 촘촘히 정비하고 국가 재난대응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 국민 생명 보호에 세금을 쓴다는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지진은 이제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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