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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투사된 대니얼 대 김 "내가 보고픈 세상 만들고파"

'더 굿닥터'에 등장하는 소아과 수술실을 방문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이자 제작자 대니얼 대 김. [사진 3AD]

'더 굿닥터'에 등장하는 소아과 수술실을 방문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이자 제작자 대니얼 대 김. [사진 3AD]

“이 주제를 다루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때는 없다.” 미국 일간 뉴스데이는 ABC 드라마 ‘더 굿닥터’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외과 의사가 미국 최고의 소아과 병동에 채용되면서 그를 둘러싼 온갖 편견과 고정관념을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최고 화두로 떠오른 ‘다양성’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KBS2 ‘굿닥터’(2013) 원작으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방송 시작 이후 2%대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월요일의 드라마’ ‘올 시즌 최고 히트작’ 등 기대를 한몸에 받기까지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김(49)의 공이 컸다. 2014년 제작사 3AD를 설립해 ‘더 굿닥터’로 출사표를 던진 그의 역할은 프로듀서 이상이다. 2010년부터 시즌7까지 주연을 맡았던 CBS ‘하와이 파이브 오’에서 동료 백인 배우와 출연료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자진 하차하고, ‘화이트워싱’ 논란이 일었던 영화 ‘헬보이’에서 영국 배우 에드 스크레인 후임으로 일본계 미국인 벤 다이미오 역을 맡는 등 작품 안팎으로 다양성을 확장해나가는 투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영화 '헬보이'에서 일본계 미국인 벤 다이미오 역할을 맡은 대니얼은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헬보이'에서 일본계 미국인 벤 다이미오 역할을 맡은 대니얼은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를 모았다.

불가리아에서 영화 촬영이 한창인 대니얼 대 김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부정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에서 희망을 말하는 드라마의 메시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여기에 데이비드 쇼어의 빼어난 각본과 훌륭한 배우들을 만난 게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숀 역의 프레디 하이모어는 한국에서 시온 역을 맡았던 주원과 이름도 비슷하고 외모와 성격도 닮아서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태어나 2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로스트’ ‘24’ ‘CSI 과학수사대’ 등 굵직굵직한 인기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점차 제작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다. “배우는 작품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캐릭터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전부는 아니죠. 그 작품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인물 간 관계나 대사, 배경 등 여러 요소가 잘 어우러져야 하잖아요. 무엇보다 제가 보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실생활에서 만나고 싶은 세상을 TV와 스크린을 통해 먼저 구현하는 거죠.”
 
대니얼 대 김은 2010년부터 '하와이 파이브 오'에 출연했으나 백인 배우와 출연료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즌7을 끝으로 하차했다.[사진 CBS]

대니얼 대 김은 2010년부터 '하와이 파이브 오'에 출연했으나 백인 배우와 출연료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즌7을 끝으로 하차했다.[사진 CBS]

그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만 9개에 달한다. 그중에는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016) 같은 한국 드라마 원작도 있고, 패트리샤 박이 쓴 『리 제인(Re Jane) 』(2015)처럼 이민 2세대로서 느낀 경험담을 담은 성장소설도 있다. 마이클 김이 북중 국경지대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 경험을 모티브로 쓴 소설『북한 탈출(Escaping North Korea)』(2008)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는 직접 출연 예정이다. 최대 포맷 제작사인 ITV 스튜디오는 해당 작품들에 관심을 보이며 최근 3AD와 2년간 우선 검토 및 지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정체성은 제게 무척 중요한 부분이에요. 인종 문제뿐 아니라 성별ㆍ종교 등 과소대표된 모든 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권리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어떤 작품을 먼저 보여드릴 수 있을진 아직 모르겠지만 우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아시안 배철러레트' 의 한 장면. 데이트 쇼에 출연한 여성 출연자는 상대 남성이 모두 아시안인 것을 알고 처음에는 몹시 당황했으나 하나씩 고정관념을 깨면서 마음을 여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진 웡푸 프로덕션]

'아시안 배철러레트' 의 한 장면. 데이트 쇼에 출연한 여성 출연자는 상대 남성이 모두 아시안인 것을 알고 처음에는 몹시 당황했으나 하나씩 고정관념을 깨면서 마음을 여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진 웡푸 프로덕션]

이는 아시안 출신 제작자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새로운 트렌드이기도 하다. 13일 방송된 7회 에피소드 대본을 집필한 조한나 리는 “1살 때 미국에 왔지만 스스로 한국계라고 여기기 때문에 정형화된 스테레오타입을 부수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는 비단 한국인뿐만 아니라 모든 민족에게 해당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16일 오후 10시 AXN에서 볼 수 있다.
 
중국계 미국인 웨슬리 찬ㆍ테드 푸ㆍ필립 왕이 주축이 되어 만든 웡푸 프로덕션 역시 아시안 남성을 멜로 주인공으로 내세운 웹드라마 ‘싱글 바이 30(Single By 30)’나 데이트 쇼 ‘배철러레트(Bachelorette)’ 패러디 등을 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3시즌 동안 출연한 남성 출연자 325명 중 아시안은 3명밖에 안 된다는 것에 착안해 백인이 소수자가 되는 버전으로 제작해 역지사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대니얼 대 김은 “3AD가 전통적인 미디어를 상대로 노력하고 있다면, 웡푸는 뉴미디어에서 선전하고 있다”며 “유튜브는 젊은 층에 소구하는 채널이기 때문에 더 빨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가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콘텐트는 뭘까. “최근엔 영화 ‘부산행’을 재밌게 봤어요. 제 고향이자 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하지만 모든 한국 콘텐트가 세계화에 적합한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 삶은 언어를 초월해 모든 국가에서 가치 있는 것이니 보다 수월했죠. 시즌2 역시 노려볼 만하고요.” 그는 “예전엔 저 같은 사람이 설 자리가 없었는데 한국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며 “배우로서 한국에서도 좋은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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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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