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정상회의 전 기념촬영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넷째)이 양쪽의 정상들과 교차 악수를 하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이 'B컷'은 뉴욕타임스(NYT) 소속 더그 밀스 기자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사진 더그 밀스 트위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1/14/71792a26-6e33-4c6f-83bc-831f93655163.jpg)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정상회의 전 기념촬영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넷째)이 양쪽의 정상들과 교차 악수를 하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이 'B컷'은 뉴욕타임스(NYT) 소속 더그 밀스 기자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사진 더그 밀스 트위터]
아세안 관습적인 악수에 적응 못하는 트럼프
백악관의 언론 통제 속 NYT 기자 '민낯' 폭로
사진은 13일(현지시간) 더그 밀스 뉴욕타임스(NYT) 사진기자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것이다. 백악관을 출입하며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회의 참석에 동행 취재한 밀스 기자는 이날 정상들이 찍은 기념사진 중 공식사진이 아닌 ‘B컷’을 이렇게 공개했다.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매체가 인터넷판에서 관련 기사를 싣는 등 화제가 됐다. AP·로이터·AFP통신 등 외신도 이에 편승해 비슷한 사진을 발행했다.
![13일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문화센터(CCP)에서 열린 제31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 국정상들과 기념촬영에서 교차악수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1/14/d00c6abf-1ccc-4bd5-ae14-2a17cf9259cd.jpg)
13일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문화센터(CCP)에서 열린 제31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 국정상들과 기념촬영에서 교차악수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밀스 기자는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베트남 다낭에서 공동취재단이 찍을 수 있었던 사진”이라면서 아무 것도 없는 검은 네모 프레임을 올렸다. 언론과 불화를 겪는 트럼프의 백악관 측이 공식 촬영시간 외에 사진기자들의 접근을 차단한 것을 풍자한 것이다.
![11일 더그 밀스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백악관의 언론 통제에 항의하는 뜻에서 '검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1/14/d2b4abd9-6ae7-41aa-baed-671dde4644d8.jpg)
11일 더그 밀스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백악관의 언론 통제에 항의하는 뜻에서 '검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캡처]
밀스 기자는 문제의 ‘트럼프 악수 사진’을 올릴 땐 “트럼프가 아세안 정상회의 개막 기념촬영에 다른 정상들과 합류했다”고 썼다.
짧은 문장이지만 의미심장하다. 트럼프는 그 동안 다른 정상들과 만났을 때 강압적인 악수로 ‘기선 제압’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반면 이번 사진에선 그 자신이 아세안의 기념사진 관습에 적응 못하고 악수의 ‘희생양’이 된 듯 보인다.
나아가 이 사진이 공식사진에선 보이지 않는 글로벌 정치의 ‘민낯’을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사진 속에서 쩔쩔 매는 트럼프와 달리 주최국 정상으로서 흰색 전통의상을 입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러한 사진찍기에 익숙한 듯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다.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정상회의 전 기념촬영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넷째)이 양쪽의 정상들과 교차 악수를 하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동그라미 속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관습의 악수를 거부한 채 양팔을 활짝 벌려서 양측 정상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더그 밀스 트위터,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1/14/6620a0af-8f2f-4611-af40-51ee9ddbc68d.jpg)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정상회의 전 기념촬영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넷째)이 양쪽의 정상들과 교차 악수를 하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동그라미 속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관습의 악수를 거부한 채 양팔을 활짝 벌려서 양측 정상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더그 밀스 트위터, 중앙포토]
WP의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는 “이러한 사진들은 국제 무대 뒤편에 다양한 동기와 층위의 편안함이 있다는 걸 일깨워준다”고 썼다. 사진기자에게 ‘공식 사진’만 허용했을 때 이런 ‘진실’이 묻히고 만다는 점 또한 명백하다. 그리고 사실 트럼프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이 중심에 있지 않은 악수에 적응하지 못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